[초점]뻔함과 신선함 그 사이…김태호·나영석 한판승부
10분차 편성…金 황금시간대 맞대결
가브리엘 첫회 시청률 1.6% 호불호
"나PD 좋은 상권 만들어줘…잘 활용할 것"
서진이네2 28일 첫선…체면치레할지 관심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스타 PD 김태호(49)·나영석(48)이 금요일 황금시간대 맞붙었다. 김 PD는 21일 오후 8시50분 JTBC와 손잡고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 첫 선을 보인 상태다. MBC TV '무한도전'(2006~2018) 특집 '타인의 삶'을 기반으로 해 옛 무도 팬들에게 반가움을 안겼다. 나 PD는 tvN '지락이의 뛰뛰빵빵'에 이어 28일 오후 8시40분 '서진이네2'로 인사할 예정이다. 익숙함과 신선함 그 사이에서 누가 먼저 시청자를 사로잡을까.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은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세계 80억 인구 중 한 명의 이름으로 72시간 동안 타인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관찰 리얼리티다. 김 PD 이름값에 걸맞게 출연진부터 화려하다. 개그맨 박명수를 비롯해 배우 박보검, 지창욱, 염혜란, 모델 홍진경, 댄서 가비, 크리에이터 덱스 등이다. 김 PD 스스로도 "처음 기획안에 쓴 출연진 중 거의 모든 분이 함께해줬다"고 할 정도다. 국내를 벗어나 태국 치앙마이, 아일랜드 더블린, 멕시코 데킬라 등 세계 곳곳에서 촬영해 규모부터 남달랐다.
무한도전에서 선보인 기획인 데다가, 지난달 비슷한 포맷인 ENA '눈떠보니 OOO'이 먼저 전파를 타 기시감은 지울 수 없었다. 출연진마다 재미 편차가 가 커 호불호도 갈렸다. 스타들이 해외에서 타인의 삶을 살다 보니 서로 소통이 안 돼 몰입도를 떨어트리고 재미도 반감됐다. 1회 시청률은 1.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전작인 이진주 PD의 '연애남매' 마지막 16회(1.6%)와 비슷한 수치다. 이날 막을 내린 지락이의 뛰뛰빵빵 5회(2.0%)보다는 0.5%포인트 낮았다.
첫 회에선 박보검이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아카펠라 합창단장 '루리'로 분해 버스킹에 도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제작진의 "박보검이 아닌 삶은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눈물을 보이고, 단원들과 영어로 소통하며 화음을 맞춰나가는 모습 등에서 진정성이 느껴졌지만,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았다. 물론 아일랜드 풍경과 합창단 노랫소리가 어우러져 한 편의 음악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줬다.
박명수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솜땀 장수로 변신해 웃음을 줬다. 공항에서 자신과 같은 티셔츠를 입은 여성이 "난 당신의 아내다. 기억이 안 나느냐"고 하자, 박명수는 "와이프면 어떻게 해야 하나. 큰 일 났네"라며 당황했다. 집에 도착해 6개월된 딸 '나란'을 달래고, 가장으로서 솜땀을 팔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스튜디오에서 박보검, MC인 래퍼 데프콘 등과 티격태격하며 재미를 더했다.
나 PD의 서진이네2는 첫 방송을 하지 않았지만, '이미 다 본 것 같다'는 반응이 많다. 비슷한 포맷을 거듭 선보여 '식상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서진이네는 '윤식당'(2017~2019)를 잇는 콘셉트로, 해외에서 한식당을 차리고 가게를 운영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배우 윤여정이 빠지고 이서진이 사장으로 승진했을 뿐, 박서준, 정유미까지 기존 출연진이 함께 해 차별점이 두드러지진 않았다.
지난해 시즌1에서 멕시코 바칼라르에서 분식을 판매했다면, 시즌2는 아이슬란드에서 한식당 2호점을 열고 곰탕을 파는 모습을 담는다. 사장인 이서진을 필두로 박서준, 정유미, 최우식이 시즌1에 이어 뭉친다. 그룹 '방탄소년단' 뷔가 군입대, 배우 고민시가 새 직원으로 합류한다. 이서진과 박서준은 예능 속 캐릭터가 고착화, 어떻게 활약할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첫 예능 도전인 고민시가 신선한 매력을 뽐내며 활기를 불어넣을 지가 관건이다.
그간 나 PD는 예능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톱배우를 캐스팅 해 시청자 호기심을 샀다. 여행, 요리 등을 접목해 친근한 매력을 끌어냈고, 지적재산권(IP)을 확장해 비슷한 프로그램을 쏟아냈다. '뿅뿅지구오락실'(2022) '나나투어 with 세븐틴'(2024) 등을 통해 출연진 연령대를 낮추고, 팬덤형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하는 등 실험을 이어갔다.
올해 나나투어와 지락이의 뛰뛰빵빵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나나투어는 아이돌그룹 '세븐틴'이 출연해 팬덤형 콘텐츠로 그칠 수밖에 없었다. 시청률 1.4%로 종방해 나 PD 최대 실패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팬덤 플랫폼 위버스에서 풀버전을 3만7000원에 판매해 세븐틴 콘텐츠 중 최다 판매 기록을 갱신하는 등 성과도 냈다. 뿅뿅지구오락실로 MZ세대를 사로잡았지만, 2년 만에 선보인 스핀오프 지락이의 뛰뛰빵빵도 시청률 2%대에 그쳤다. 넷플릭스 등 OTT 등장 후 TV 시청층이 이동한 영향도 있지만, 일각에선 '나 PD가 더 이상 흥행보증 수표로 통하지 않는다'고 바라봤다.
나 PD는 서진이네2를 통해 체면치레할 수 있을까. 시즌1이 최고 시청률 9.3%를 찍은 만큼, 시즌2 역시 그만큼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김 PD와 시너지 효과를 내며 금요일 오후 8~9시간대 킬러 콘텐츠를 생산, OTT로 떠난 시청자들을 다시 TV 앞으로 불러 모을 수도 있다.
김 PD 역시 나 PD와 경쟁으로 비춰지기 보다, 이 시간대 좋은 콘텐츠를 선보여 총량이 늘어나길 바랐다. 20일 가브리엘 제작발표회에서 "JTBC와 상의해 편성 시간을 정했는데 '왜 이렇게 어려운 시간대를 줄까?' 생각했다"며 "시청률 경쟁이라는 표현보다 좋은 상권에 좋은 프로그램이 모여서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나 PD님이 이 시간대를 좋은 상권으로 만들어 놓아서 감사하다.1 잘 활용해 보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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