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 이제훈의 원동력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스스로의 부족함을 분명히 인지하고 인정하는 건 쉽지 않다. 그 쉽지 않은 일을 끝끝내 하게 만드는 마음은 결국 하나다.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매 순간 진심을 다해 연기하고,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데 최선이다. 배우 이제훈의 이야기다.
7월 3일 개봉되는 ‘탈주’(감독 이종필)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로, 이제훈은 극 중 꿈을 위해 목숨을 건 탈주를 감행하는 북한군 병사 규남을 연기했다.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꿈을 위해 포기하지 않는 사람. 이제훈이 말하는 규남은 이런 사람이었다. 규남이 꿈을 위해 목숨을 건 것처럼, 이제훈 역시 모든 것을 다 걸고서라도 규남을 온전히 표현하고 싶었다. 고민과 생각을 멈추지 않고 규남이 남쪽을 향해 달려갔던 것처럼, 이제훈은 규남을 향해 달렸다.
규남이 처한 상황만큼은 아니더라도 이제훈은 ‘탈주’ 촬영 기간 내내 혹독하게 자신을 몰아붙였다. 탄수화물을 극단으로 제한해 가면서까지 규남을 표현하기 위해 나름 처절한 시간을 보냈다.
그렇다면 이제훈은 왜 이렇게 자신을 채찍질했던 걸까. 이제훈은 ‘탈주’의 목적성이 규남을 통해 드러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보장받지 못한 꿈이라도 도전하는 규남이 ‘탈주’가 전하려는 메시지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고. 이제훈은 “장애물이 수없이 많은데도 규남은 타협하지 않고 달려가지 않나. 인간의 도전 정신과 꿈을 꾸는 것에 대한 작품의 메시지가 규남과 동일시되는 것 같다”라고 했다.
‘보장되지 않은 꿈’은 이제훈도 매 순간 실감하는 부분이었다. 이제순은 “제가 배우로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보장된 것은 없다. 누군가가 저를 선택해 줘야지 제가 연기를 할 수 있고, 누군가 저를 사랑해 줘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미지수가 가득한 배우의 삶이라도 저는 20대 때 그 꿈을 향해 도전하며 살았다.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그렇게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훈은 “꿈을 이루기까지 험난하지만 계속 도전하는 규남의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했다”면서 “그것이 관객들에게 직선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렇지만 규남이 되는 건 쉽지 않았다. 우선 북한 사투리가 문제였다. 같은 언어지만 구사하는 억양이나 톤은 전혀 달랐다. 이에 이제훈은 북한 함흥에서 태어나 군 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선생님에게 철저하게 레슨을 받았다. 이제훈은 “저는 북한 언어를 작품으로 학습한 사람이다. 물론 북한말을 하라고 하면 따라 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표현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대사들을 선생님에게 다 검수를 받았고, 녹음본을 들으면서 계속 연습했다. 감독님이 오케이를 하셔도 그 친구가 아니라고 하면 다시 했다”라고 말했다.
여러 각도로 심혈을 기울여 규남을 연기했지만 아쉬움은 있었다. 특히 소위 말하는 연기 ‘쪼’가 지나치다는 비판은 이제훈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이미 배우의 ‘쪼’에 익숙한 대중들이 배우의 연기를 어느 정도 예상한다는 건, 배우에게 엄청난 핸디캡이기 때문이다.
이제훈은 이에 대해 “좋은 연기에 대해서는 매번 여러 고민이 많다”면서 “저는 스스로 부족하지만 후회 없이 이것이 옳다고 믿고 연기하는 사람이다. 늘 최선을 다해서 연기를 하고 있지만 작품을 보는 관점이 다 다르고 평가도 다르지 않나. 저는 (제 연기를 대중이) 좋게 보게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도전하고 끊임없이 두드리는 것 같다. 계속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다.
“관객 분들이 탈주를 감행하는 규남이와 함께 뛰어든 사람처럼 응원하면서 봤으면 좋겠어요. 관객 분들이 영화관을 나설 때 ‘재밌게 잘 봤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만들었거든요. 제 개인적으로는 그게 관객 분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제훈은 현재 배우뿐만 아니라 유튜브, 소속사 대표, 영화 제작자 등 다양한 분야에 적을 두고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어떻게 보면 다 다른 직업으로 보이지만, 이제훈에게는 결국 하나의 직업이다.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들이기 때문이다. 이제훈은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있지 않았을 거다. 또 그 마음 없이 연기를 한다는 건 감히 상상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 이제훈은 “제가 특별히 재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릴 때 영화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연기하고 싶다는 열망과 꿈을 꿨다. 그 꿈을 꾸면서 도전하면서 살았고, 이 자리까지 온 게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기적의 근간은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것이 없다면 어떤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훈은 “어떤 일을 하건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중심이 돼서 움직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알고 봤더니 다른 삶이 더 재밌다’라는 마음이 들면 포기할 수도 있지만 그런 상상은 하지 않는다”면서 “영화에 대한 사랑으로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받아야 계속할 수 있는 직업인 배우를 선택했다. 만약 그 사랑을 받지 못 받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 보는데, 그렇게 된다면 눈물이 날 정도로 괴롭지만 계속 도전할 거다”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저는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해요. 저에게 주어진 작품이 늘 마지막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죠. 물론 결과는 알 수 없지만, 내가 이 작품에 참여한 부분에 대해서는 부끄러움이 없었으면 해요.”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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