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깃든 63빌딩 아쿠아리움 폐관 소식에…“삼대가 같이 왔어요” [주말엔]
1980~1990년대 서울 시민들에게 '핫플'이었던 곳이 있습니다.
바로 63빌딩 아쿠아리움 '아쿠아플라넷63' 입니다.
개장 당시 명칭이었던 '씨월드'로 삼삼오오 현장학습을 가거나, 가족들과 나들이 다녀온 추억이 한 번쯤은 있을 텐데요.
하지만 오는 30일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영업 종료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지 KBS 취재진이 아쿠아리움에 방문해 봤습니다.
■ 한국 최초의 아쿠아리움
평일 오전에도 유치원 단체 관람객과 가족 단위의 방문객으로 아쿠아리움 내부가 붐볐습니다.
이날 친구와 함께 방문한 이민주 씨는 "여기가 63빌딩의 메인 장소라고 생각했는데 사라지는 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는데요.
아쿠아플라넷63(구 씨월드)은 한국 최초의 아쿠아리움으로서, 63빌딩과 함께 '서울 구경'에 나선 이들이 꼭 방문해야 하는 관광 명소이기도 했습니다.
1985년 개장 이후 현재까지 방문한 인원만 약 9,000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 인어공주의 추억
KBS 취재진이 방문한 날에도 인어공주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1시간마다 열리는 공연을 보기 위해 어린이 관람객들이 일찍부터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요.
공연이 시작되자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인어공주 공연을 1992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것도 이곳 아쿠아플라넷63입니다.
1992년 당시에는 국가대표 출신 싱크로나이즈드 선수들이 수족관 안을 유영하며 인어공주를 연기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최대 250여 종 3만여 마리의 해양생물을 선보이며 한때 '임금펭귄'과 해달, 바다코끼리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첫째 아이 때부터 아쿠아리움에 방문했다는 엄윤희 씨는 "첫째 아이뿐만 아니라 동생들도 인어공주 관람을 제일 좋아했다"며 "아이들이 실내에서 쾌적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어서 좋았는데 사라진다고 해서 놀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 아쉬움, 그리고 또 아쉬움
이날 아쿠아리움이 사라진다는 소식에 아쉬움을 드러낸 방문객들이 많았습니다.
엄윤희 씨는 "첫째 아이부터 넷째 아이까지 아쿠아리움에 같이 왔었는데,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막둥이라도 한 번 더 관람시켜주고 싶은 마음에 찾아왔다"고 밝혔습니다.
오랜만에 방문했다는 백경선 씨는 "94년도쯤 아들이 초등학생이었을 때 같이 왔던 추억이 있다"며 "오늘은 아들과 손주, 셋이 다 같이 와서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습니다.
약 30년 전, 초등학생이었던 아들이 이제는 훌쩍 커 손주와 다시 함께 방문한 겁니다.
이처럼 우리들의 유년 시절 추억을 담고 있는 63빌딩 아쿠아리움이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새로운 시작
63스퀘어(구 63빌딩) 60층에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미술관'이었던 '63아트'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쿠아플라넷63과 63아트의 문을 닫고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을 개관한다고 밝혔습니다.
퐁피두센터는 루브르, 오르세 미술관과 함께 프랑스 파리의 3대 미술관으로 꼽힙니다.
서울 분관은 2025년 개관 예정으로 63스퀘어 내부는 리노베이션 작업에 들어갑니다.
한편 한원민 아쿠아플라넷63 관장은 "지난 수십 년간 아쿠아플라넷63과 63아트를 찾아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곳에 있는 해양생물들은 일산, 광교, 여수, 제주 아쿠아리움으로 거처를 옮겨 생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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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다은 기자 (stande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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