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새 정부, 對韓 FTA 협상 재개 2026년 후로 미룰 가능성"
"양국 교역 상호 보완성 커…새 정부, 재생에너지 민간참여 검토할 수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오는 10월 출범하는 멕시코 새 정부는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 시점을 2026년 이후로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다.
멕시코 통상 구조상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미국 및 캐나다와의 무역 협정 검토라는 최대 현안 때문인데, 한국과 멕시코 간 교역 상호보완성이 큰 만큼 우선순위에서 다소 밀리더라도 FTA 협상 자체에 대한 진행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멕시코 산업도시' 누에보레온 몬테레이에 있는 누에보레온대학의 다니엘 플로레스 쿠리엘 경제학부 교수는 23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새 행정부는 (한국과의 FTA) 협상 재개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확신하지만, 구체적인 재개 시점이 당장은 아닐 것"이라며 "2026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쿠리엘 교수는 "2026년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이행 사항 검토를 진행해야 하는, 멕시코로선 중요한 시기"라며 "정부가 USMCA 검토 및 한·멕시코 FTA 협상안을 동시 진행할 수도 있으나, USMCA 중요성을 고려하면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주요 대학 중 하나인 누에보레온대학은 의과 계열과 경제학부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9년부터 이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쿠리엘 교수는 한국과 멕시코 간 경제 정책을 비교 분석하는 저서('한국과 멕시코의 경제 성장, 균형의 재조정')를 개정판까지 내는 등 멕시코 내 대표적 지한파 석학으로 꼽힌다.
그는 멕시코 경제에 있어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셰인바움 정부에서 USMCA 협정보다 우선순위를 둘 수 있는 사안은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 멕시코는 수출액 80% 이상을 북미 시장에서 거두고 있다.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멕시코는 지난해의 경우 4천756억 달러(약 631조3천억 원) 상당의 상품을 미국에 수출해, 중국을 제치고 미국에 가장 많은 상품을 수출한 국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쿠리엘 교수는 "앞서 멕시코 여러 행정부가 한국과의 FTA 협상에 열의를 보이다가 얼마 후에 논의를 중단하는 선택을 했다"면서도, FTA는 양국 경제에 모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두 나라 국내총생산(GDP) 구성 비율을 보면 모두 서비스업 비중이 높고, 제조업이 그 뒤를 잇고 있다"며, 그간 내수보다는 수출이 경기 회복력을 이끌었던 부분도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양국 간 경제협력 장점은 유사점보다는 차이점에 있다고 쿠리엘 교수는 진단했다.
멕시코의 경우 미국과의 지리적 이점과 무역협정 네트워크, 풍부한 노동력, 농축산물 생산에 적합한 비옥하고 광활한 땅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 입장에서 대단한 매력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쿠리엘 교수는 "반면 한국은 엄청나게 발달한 인적 자본과 기술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며, 양국 교역에서의 상호보완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셰인바움 대통령 당선인이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 에너지 개발에 방점을 두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과 관련, 향후 한국을 포함한 민간 외국 기업 참여의 문호를 더 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쿠리엘 교수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한국의 에너지 발전 용량은 멕시코보다 2.3배 이상 많다"며 "멕시코 정부에서 가용할 만한 예산 제약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일조량이 가장 풍부한 '솔라벨트'에 위치한 멕시코에서는 현재 한전이 총 294메가와트(㎿) 규모 설비용량의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2곳)하거나 시설 준공(1곳)을 앞두고 있다.
쿠리엘 교수는 다만,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현 정부의 공기업 우선 정책을 셰인바움 당선인도 큰 틀에서 지지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 새 행정부가 민간 참여에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불분명한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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