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비상사태' 대응…국내 제약사, '출산·육아 복지'에 앞장
유한, 출산축하금 1000만원…한미·대웅·녹십자·동국 출산 장려 동참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정부가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범국가적 총력대응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 중에서도 이같은 위기에 맞서 발빠르게 가정 친화 기업문화 조성에 앞장서는 기업들이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난해 10월부터 구성원의 조직에 대한 자긍심과 업무 몰입도를 높이고 일과 생활의 균형이 보장되는 가족친화경영을 실현하고자 '출산 축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시범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지난해 이후 자녀를 출산하거나 출산 예정인 6명의 구성원이다. 정재훈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와 프로그램 참여 대상자 소속 부서장, HR부서 담당자가 참석해 출산과 육아를 앞둔 구성원들을 위한 다양한 가족친화제도들에 대해 안내했다. 이와 같은 제도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있어 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한 점을 강조했다.
또 다른 시범 운영 사례는 1~7세 자녀를 둔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녀 돌봄과 청소 도우미 서비스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해 월 1회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한 복지다. 양육 지원 프로그램의 일종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시범 운영됐다.
시범 운영 프로그램을 경험한 대상자들은 "일하는 부모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복지", "육아의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을 받았다", "이러한 복지제도가 활성화된다면 직원이 행복한 회사에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대상자의 피드백을 반영해 프로그램을 개선할 계획이다. 향후 확대 운영을 고려하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 후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을 제도화하는 것이 목표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8월부터 자녀 1명당 1000만 원, 쌍둥이는 자녀당 각각 1000만 원씩 총 2000만 원을 지급하는 출산 장려금 제도를 시행 중이다. 1000만 원은 업계 내 최고 수준이다. 또 지난해 1~7월 출산한 임직원에게도 500만 원씩 지급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20년 서울 대방동 본사 1층에 사내 어린이집 '유한버들새싹'을 개원해 운영 중이다.
한미약품은 해마다 자녀당 육아지원금을 120만 원씩 지급하고 있다. 또 임신 중 태아 정기 건강진단일에는 유급휴가를 제공한다. 출산 휴가 기간 중 60일 동안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하고 있다. 지난 2021년 경기 화성시 팔탄공단에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의 '한미꿈나무어린이집'을 개원해 운영 중이다. 서울 방이동에 건설 중인 제2한미타워에도 임직원 자녀를 위한 어린이집을 마련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사내 어린이집을 개원했다. 리틀베어라는 이름의 사내 어린이집은 임직원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복지 중 하나로 전해진다. 배우자 출산휴가제도를 적극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배우자 출산 휴가 사용자 비율은 61%를 나타냈다. 또 임신, 육아기 근로시간단축제도 등 유연근무제도를 적극 활용하도록 사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영유아 보육실과 사내 어린이집 등을 운영하고 있다. 자녀 장학금으로 고등학교는 전액, 대학교는 100만~350만 원을 지원한다.
동국제약은 출산·양육지원, 일·가정 양립 지원, 임금피크제도 등을 진행 중이다. '가족 사랑의 날'을 지정해 월 급여일에는 1시간 조기 퇴근할 수 있다. 출산 휴가, 출산 축하금, 자녀 입학 축하금·학자금 등을 지원한다. 육아기 단축근무·휴직, 가족돌봄휴가·휴직 사용이 필요한 경우 적극 수용하고 복직을 유도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9일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했다. 저출생 문제를 극복할 때까지 범국가적 총력대응체계를 가동할 방침이다. 6.8%에 불과한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을 50% 수준으로 대폭 높이고 2주씩 단기간 사용할 수 있는 육아휴직제도를 새로 도입할 방침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지만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경영철학이 있는 곳이 많다"면서 "임직원이 행복하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도 있고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출산과 육아를 장려할 시 인센티브 등이 있으면 기업들이 더 적극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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