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못해서 죄송했습니다" ERA 11점대→1.38 기적이 찾아왔다, 마침내 잠재력 만개하는 154㎞ 파이어볼러

잠실=김우종 기자 2024. 6. 23. 07:4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잠실=김우종 기자]
KT 위즈 투수 김민. /사진=KT 위즈 제공
불펜이 체질일까. 올 시즌 첫 경기는 선발 투수로 나선 그였다. 하지만 1이닝 6실점으로 악몽만 꿨다. 이후 계속해서 불펜으로 나선 뒤에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주인공. 바로 KT 위즈의 김민(25)이다.

KT는 지난 21일 잠실 LG전에서 3-2로 승리했다. KT 선발 투수는 벤자민이었다. 벤자민은 비록 1회와 2회 1실점씩 기록하긴 했지만, 이후 안정감을 되찾았다. 결국 벤자민은 7이닝 6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호투했다.

그리고 양 팀이 2-2로 팽팽히 맞선 8회말. KT의 두 번째 투수는 김민이었다. 김민은 선두타자 신민재에게 초구 투심을 던졌으나 우중간 안타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는 1번 홍창기. LG의 상위 타순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하지만 승자는 김민이었다. 홍창기를 상대로 계속해서 변화구 없이 150km를 상회하는 속구와 투심을 섞어 던졌다. 결국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유격수 앞 병살타로 유도했다. 이어 김현수마저 3구째 2루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김민의 1이닝 삭제를 바탕으로 KT는 9회초 강현우가 밀어내기 볼넷 타점을 올렸다. 이어 9회말 '클로저' 박영현(21)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지며 값진 승리를 일궈냈다.

김민은 4월 7일 LG를 상대로 올 시즌 첫 경기에 출전했다. 당시 선발 등판했는데, 1이닝 3피안타 6볼넷 6실점(6자책)으로 난조를 보이며 패전 투수가 됐다. 이후 김민은 구원 투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올 시즌 두 번째 등판인 4월 21일 롯데전에서 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던 김민. 그렇게 4월 평균자책점은 11.37에 달했다.

그러나 김민은 이후 위력적인 투구를 펼치며 제 몫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5월에는 1승 무패 5홀드와 함께 1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60을 마크했다. 6월은 더 좋다. 10경기에서 1승 무패 2홀드, 평균자책점 1.38을 찍고 있다. 지난 2일 KIA전에서 1이닝 2실점을 기록한 뒤 9경기 연속 실점이 없다. 그렇게 21일 LG전에서도 승리를 챙긴 김민이었다.

KT 위즈 투수 김민. /사진=KT 위즈 제공
사령탑인 이강철 감독도 강한 믿음을 보이고 있다. 이 감독은 21일 경기에 앞서 "김민이 8회에 나가면서 박영현이 조금 맞기 시작했다"고 되돌아본 뒤 "김민은 창원(6월 12일)에서 던지는데 구속이 154km까지 나오더라. 지금 제일 낫다"며 두터운 신뢰를 보냈다.

이 감독은 우천 취소가 된 22일에도 김민에 관한 질문에 "내가 보기에 선발은 힘들 것 같고, 불펜에서 자리를 잘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의 투 피치(슬라이더와 속구) 스타일에 대해서는 "체인지업도 던지기는 하는데 제구가 잘 안된다"면서 "(불펜으로) 잘 바꿨다. 구속도 불펜으로 나설 때 더 나온다. 전력으로 던지라고 주문하니까, 150km를 계속 넘긴다. 스프링캠프에서 제구가 정말 좋았다. 일 년 치 스트라이크를 다 보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했다. 투심을 던질 수 있기 때문에 코스만 낮게 잘 들어가면 땅볼로 유도할 확률이 높다. 그런 점에서 좋은 것 같다"고 거듭 칭찬했다.

김민은 21일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올 시즌 갑자기 많이 던지게 돼 힘들었는데, 항상 마운드에 올라갈 때는 감사한 마음을 갖고 올라간다. 이런 상황에 올라가는 것 자체가 엄청 저한테 좋다. 항상 그런 생각을 갖고 올라간다. 저 때문에 팀이 이기니까, 그것만 기쁜 것 같다. 다른 부분은 솔직히 신경 쓰지 않는다. 제가 원래 홀드를 신경 쓰는 선수도 아니고, 일단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연결만 해주는 데 집중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제가 선발 투수를 하고 싶어서 거기에 맞춰 운동하고 연습했다. 그런데 올해 첫 선발 등판 경기서 너무 좋지 않아 2군에 내려갔다. 이후 계속 선발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1군으로 올라올 상황이 아닌데 올라왔다. 당시 감독님이 '이제 계속 너 쓸 테니까, 좀 자신감 있는 모습만 보여라'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때부터 이제 스트라이크 존 안에 던지기 시작한 것 같다. 그것 때문에 결과가 좋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제는 완벽하게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김민은 '이제 불펜이 좀 맞는 옷 같은가'라는 질문에 "제3 구종이 없다 보니, 투 피치로 던지고 있다. 그것만 봤을 때 불펜이 더 맞는 옷인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KT 위즈 투수 김민. /사진=KT 위즈 제공
현재 KT의 클로저는 박영현이다. 클로저 자리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이에 대해 김민은 "솔직히 (박)영현이는 앞으로 15년 정도 마무리 투수를 해야 할 선수다. 저는 마무리를 하라고 해도 감사하지만 잘하지 못할 것 같다. 부담감이 있다고 할까. 영현이는 그렇게 긴장을 하지 않는 편이다. 보면 대단하다. 자기 공을 던질 줄 안다. 하지만 저는 조금 긴장을 하는 편이다. 위기 상황 때 올라가면 던지기가 진짜 쉽지 않다"며 솔직하면서도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김민은 유신고를 졸업한 뒤 2018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했다. 2020시즌 종료 후 상무에 간 그는 마무리로 변신했다. 27경기 25⅔이닝 1승 1패 6홀드 9세이브 평균자책점 1.75의 좋은 성적을 올린 뒤 제대했다. 2022시즌 6경기, 2023시즌 16경기에 각각 출전한 김민은 올 시즌 30경기를 소화했다. 2승 1패 8홀드 평균자책점 4.19. 34⅓이닝 32피안타(2피홈런) 13볼넷 36탈삼진 16실점(16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31. 피안타율 0.246.

1차 지명을 받은 김민은 프랜차이즈 기대주로 불렸기에, 부담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었다. 터질 듯 터지지 않은 그였다. 만년 유망주로 불렸다. 하지만 이제는 서서히 잠재력을 터트리고 있다. 김민은 "(팬들의 그런 기대에) 부응을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야구를 못해서 죄송한 마음밖에 없었다"며 잠시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김민은 KT에 없어서는 안 될 보배가 됐다. 그리고 KT 팬들은 8회 김민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더욱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있다.

KT 위즈 투수 김민. /사진=KT 위즈 제공
KT 위즈 투수 김민. /사진=KT 위즈 제공

잠실=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