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로봇과 MZ 감성 결합… '팩토리얼 성수' 가보니

정영희, 이예빈 기자 2024. 6. 23.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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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오피스 디지털 기술과 '시너지'… 스타트업과 다양한 협업도
이지스자산운용이 올 초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공급한 '팩토리얼 성수' 오피스 빌딩 전경./사진=머니S 정영희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내려 도보 2분이면 도착하는 위치에 새 오피스 빌딩이 문을 열었다. 하얀 물결 무늬 외관이 눈에 띄는 '팩토리얼(FACTORIAL) 성수'다. 최근 서울에서 MZ세대(1980년~2010년대 초반 출생자)가 가장 많이 찾는 '연무장길'에 이지스자산운용이 공급한 미래형 오피스다.

팩토리얼 성수는 서울 성수동2가에 연면적 2만1030㎡, 지하 5층~지상 10층 규모로 지어졌다. 2022년 11월 착공해 올 초 문을 열었다. 지상 3층에서 10층까지 오피스 공간,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성수동의 특색에 맞는 리테일 공간으로 구성됐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과 협업해 선보인 '테크 레디 빌딩'(Tech Ready Building)이다. 현대차그룹은 전용층으로 배송되는 식음료(F&B)와 택배 로봇, 무인 주차로봇 등의 기술을 구현했다.

팩토리얼 성수에서 커피나 택배를 배달하기 위해 각 층을 돌아다니는 배달 로봇 '달이(DAL-e) 딜리버리'의 모습./사진=머니S 정영희 기자
지난 20일 방문한 이곳에선 배달 로봇인 '달이(DAL-e) 딜리버리'가 커피를 배달하는 모습이 보였다. 사무실에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커피를 시키면 지하 1층에 위치한 로봇이 위층으로 커피를 가져다주는 시스템이다.

직원이 커피를 실어주자 달이 딜리버리는 곧장 정해진 루트를 따라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건물 엘리베이터와 출입문 등 관제 시스템과 통신을 통해 스스로 건물의 각 층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엘리베이터 안팎에는 로봇 전용 자리가 마련됐다.

로봇은 주문자가 위치한 층에 도착하면 카메라와 인공지능(AI)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수령 대상자를 인식한다. 수령인을 확인한 로봇은 수납 트레이를 꺼내 커피를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대형 트레이를 장착, 한 번에 커피 16잔(10㎏)까지 배달할 수 있다.

팩토리얼 성수 지하 4층에는 차량을 자동으로 주차하고 출차해주는 주차로봇이 작동하고 있다./사진=머니S 정영희 기자
팩토리얼 성수의 또 다른 로봇은 지하층에서 일한다. 바로 주차로봇이다. 고객이 업무 차량을 이용할 때 지정된 장소로 꺼내거나 이용이 완료되면 차를 반납시 자동으로 주차해준다. 이른바 '발레파킹'을 사람이 아닌 로봇이 하는 셈이다.

얇고 넓은 형태의 로봇 한 쌍이 차량 하부에 차례로 들어가 차량을 이동시켰다. 로봇의 두께는 110㎜. 최대 2.2톤(t)의 차량을 자동 주차할 수 있다. 차량마다 바퀴 크기와 위치가 다르지만 로봇에 장착된 센서를 이용해 인식할 수 있다. 로봇의 주차 경로와 차량 배치는 스마트 주차 관제 시스템이 담당한다. 최대 50대의 주차로봇을 동시에 관제한다. 다만 사람보다 주차 속도는 느린 편이다.

달이와 주차로봇은 팩토리얼 성수 입주사 직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입주사 직원들은 전용 앱을 리모컨처럼 활용한다. 방문객을 맞이하거나 회의실을 예약할 때도 앱을 이용하면 된다.

팩토리얼 내 구독형 오피스 서비스 '스페이스클릭' 내부 모습./사진=머니S 이예빈 기자


'성수'만의 감성, 놓치지 않을 거예요


팩토리얼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새로 출시하는 스마트오피스 브랜드다. 밀레니얼 세대의 업무와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공간, 서비스, 기술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브랜드명은 수학 함수인 팩토리얼(!)로, 가능성(0)이 팩토리얼(!)을 만나면 새로운 것(0!=1)이 창조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팩토리얼 내 주요 공간은 두 개다. 구독형 오피스 서비스 '스페이스클릭'과 '워크숍'이라는 이름의 라운지다. 스페이스클릭은 오피스의 필수 공간인 라운지·회의실·포커스룸 등을 모듈화해 공간을 효율화했다. 오피스 견적을 조회할 수 있는 소통 채널을 통해 임차 조건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 제작한 스마트 회의 솔루션, 스마트 공기질 솔루션 등 다양한 업무용 설비도 배치했다. 첨단기술으로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팩토리얼이라는 브랜드명에 성장하는 기업과 아이디어가 만나서 발전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며 "이를 위해 상품이 고객과 만나는 접점이 중요하다고 생각으로 협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팩토리얼 성수 지하 1층에는 입주사 직원이 자유롭게 모여 소통할 수 있는 '워크숍' 공간이 마련돼 있다./사진=머니S 정영희 기자
지하 1층에 위치한 워크숍은 다양한 분야의 입주사 직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함으로써 경계를 허물고 혁신을 만들어내는 공간이다. '합주하는 공간'을 워크숍으로 칭하는 영화에서 이름을 따왔다. 출입 가능한 사람을 정하거나 통제하지 않는다. 자유롭게 커피나 음료, 음주를 즐길 수 있다.

팩토리얼 성수의 공간 솔루션은 2021년 시작됐다. 올해 준공을 완료해 3년이 걸렸다. 솔루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자 보수뿐 아니라 각종 세부 디자인도 수정을 거듭할 방침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앞으로 팩토리얼 성수의 사업 모델을 늘려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팩토리얼 성수의 특성을 정형화하지 않고 입지에 따라 변화를 주기로 했다.

워크숍 내 회의실에는 화자를 자동으로 따라가며 비추는 스마트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사진=머니S 이예빈 기자
성수에는 패션·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몰려 있다. 젊은 층이 다수 근무하는 특징을 고려해 원형 라운지가 환영받을 수 있다. 반대로 딱딱한 분위기의 법인이 대다수 임차한 CBD(중구·종로) 대형 오피스 건물에는 다소 폐쇄적인 인테리어를 갖출 필요성이 제시된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건물을) 다 지은 후에 어떻게 하면 계속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 업무"라며 "내년쯤에 보는 팩토리얼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영희, 이예빈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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