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27일 첫 TV토론 격돌…관전포인트 다섯 가지

류정민 기자 2024. 6. 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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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논란'에 후보자 실수 치명적, 전문가들 "평정심 유지 중요"
지나친 자기 주장 관철 경계, '허위 정보' 비방전 대응도 관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27일(현지시간) 첫 TV토론회에서 맞붙는다. 사진은 2020년 10월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열린 대선 최종 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2020.10.22.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81)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78)이 오는 27일(현지시간) 첫 대선 TV 토론회에서 격돌한다.

2024년 미국 대선은 '고령 논란'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사법리스크, 이민자 정책, 낙태 등 주요 이슈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CNN 본사 스튜디오에서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후 9시(한국시간 28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되는 양자 대결로 진행되는 첫 TV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백지와 펜, 물 한 병만 들고 입장해 90분간 일어선 채로 혈투를 벌인다.

로이터는 20일 보도에서 이번 TV 첫 토론회의 관전포인트로 '후보자 자질' '평정심' '허위 정보' '내러티브 함정' '무관중' 등의 키워드로 정리했는데, 이를 소개한다.

◇후보자 자질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되든 미국 대통령 선거 역사상 최고령 당선자로 이름을 올릴 정도로 워낙 고령인 탓에 이번 TV 토론회에서는 이전 대선 후보들이 전혀 경험하지 못한 방식으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대통령 직무를 수행할 만한 능력을 갖췄는지 등 자질을 테스트하는 질문에 직면할 수 있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공직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하는데, 바이든은 오히려 트럼프가 불안정한 후보자라며 맞불을 놓고 있다.

시청자들은 바이든이나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부적합한 징후를 보이는지 유심히 살펴볼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그가 신체반응 속도가 늦고, 언어적 실수도 하는 가운데, 외교적으로 민가한 시기에 그의 실수가 반복될까 우려한다.

트럼프 역시 때때로 바이든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혼동하거나 자신의 주치의 이름을 잘못 말하는 등 고령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더구나 민주당은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미국 국회 의사당 공격, 2020년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시도, 지난달 30일 성 추문 입막음 돈 사건과 관련한 배심원단의 유죄평결 등을 예로 들며 트럼프가 부적절한 후보라고 지적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두 미국 대선 후보가 오는 27일(현지시간) 첫 TV 토론회에서 격돌한다. 사진은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 대학교에서 열린 대선 토론회에서 두 후보가 토론을 벌이고 있는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기자

◇평정심

두 후보자 모두 불같은 성미와 조바심으로 유명하다. 상대방에게 차기 대통령직을 양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데, 평정심 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바이든은 2020년 대선 첫 TV 토론에서는 트럼프를 흥분케 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번 대선에서는 트럼프가 불법적으로 총기를 구매하기 위해 마약 전과를 속인 바이든의 차남 헌터 바이든을 거론해 바이든을 공격할 수 있지만 바이든은 이 같은 발언을 피해 가는 데 능숙하다. 바이든이든 트럼프든 상대방이 능숙하게 방어할 경우 오히려 자신이 흥분할 수 있는데, 유권자들에게는 이 역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지 살피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특히 공화당 캠프는 트럼프가 지나치게 상대방에게 공격적일 경우 역효과 볼까 경계한다.

공화당의 베테랑 토론 컨설턴트인 브렛 오도넬은 "무례할 정도로 공격적이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을 짓밟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과 트럼프 모두 토론 실력이 녹슬었을 수도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트럼프는 올해 공화당 예비토론회 참여를 거부했는데, 당 후보 지명 경쟁에서 압도적인 격차를 보였기 때문에 토론 참여가 필요 없었다. 바이든 역시 거의 4년 동안 토론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허위 정보 트럼프는 거짓과 과장으로 악명이 높고, 바이든도 때로 장황하게 얘기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방의 거짓된 주장을 바로 잡으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이러다 자칫 자신이 꼭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할 수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당시 민주당 후보인 존 케리와의 토론회를 준비하는데 참모 역할을 한 테비 트로이는 "시간이 제한적이다. 본인의 요점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로이는 사실 확인은 캠페인 보좌관에게 맡기는 게 더 현명하며, 언론도 후보자 발언의 진실성을 평가한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DACA) 제도 12주년 기념 행사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 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우리는 이민자의 나라다” 고 밝히고 있다. 2024.06.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내러티브 함정

자신의 주장이나 상대방에 대한 공격에 지나치게 집착해 오히려 반격의 빌미를 주거나 낮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바이든은 트럼프가 뉴욕 법정에서 받은 성 추문 입막음 돈 사건 유죄평결에 기대고 싶은 강한 유혹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오도넬은 "이는 트럼프가 정치적 탄압을 받고 있다는 주장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어 좋은 전략이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바이든 측은 최근 트럼프의 유죄 평결을 강조하는 5000만 달러 규모의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는데, 이는 바이든 캠프가 이 사인이 대선 승리를 가를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트럼프는 자신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는 바이든의 주장에 말려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예를 들어 트럼프는 재집권 시 정치 보복 대상으로 법무부를 지목했는데, 이는 그가 대통령답지 못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미시간대 대선 토론 전문가 애런 칼은 "트럼프가 대통령답게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주 밝히듯, 자신에게 적대적인 세력에 대해 불평하거나, 자신을 정치적 음모의 희생자로 몰고 가려 하는데, 이 역시 좋은 전략은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오도넬은 "유권자들은 후보자가 고민하는 문제가 아니라 후보자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에 관심이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후보자가 높은 식료품, 주택, 에너지의 물가에서 비롯된 생계 문제를 강조해 유권자와 정서적인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바이든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전하는 것도 경제적인 이슈에서 유권자들에게 어필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무관중 이전 대선 토론과 달리 청중이 없다는 점에서 트럼프에게는 불리할 수 있다.

애런 칼은 "후보자들이 자신의 주장과 공격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에 대해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받지 못해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래신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뒤로는 "바이든을 잘라라", "트럼프를 뽑아라"라고 적힌 팻말이 보인다. 2024.06.18.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재 기자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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