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金' 성승민, 근대5종 새 역사 작성할 예비 주인공[파리 올림픽 金 기대 스타⑥]

이정철 기자 2024. 6.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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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스포츠한국과 주간한국은 7월25일 개막해 8월11일까지 진행되는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체육의 올림픽 금메달이 기대되는 스타 선수들을 매주 시리즈로 집중조명 합니다. <편집자 주>

성승민. ⓒ연합뉴스

근대5종, 낯선 비인기 종목… 전웅태의 첫 낭보

근대5종이란 펜싱, 수영, 승마, 사격, 육상 크로스컨트리 등 5개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근대 올림픽 창시자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이 직접 고안했다. 전쟁 중 나폴레옹의 군령을 전하기 위해 적진을 돌파한 전령의 5가지 영웅담 '가까운 적을 칼로 제압하기', '강을 헤엄쳐 건너기', '적의 말을 빼앗아 타기', '먼 거리의 적을 총으로 제압하기', '달려서 적진을 돌파하기'를 스포츠로 변모시켰다.

근대5종은 다섯 종의 경기를 연이어 진행해 기록을 점수화한 뒤, 그 점수의 총합으로 우승자를 가린다.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에도 1912 스톡홀룸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2000 시드니 올림픽부터 여자 개인전도 개설됐다.

하지만 근대5종은 국내에서 철저히 외면 받은 비인기 종목이다. 펜싱의 남현희, 수영의 박태환, 사격의 진종오, 육상의 이봉주는 알아도 펜싱, 수영, 승마, 사격, 육상을 전부 소화해야 하는 근대5종에 대해선 아는 이가 없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것도 있지만 경기 자체도 지나치게 길어 지루하다는 평가와 함께 외면 받았다.

하지만 2020 도쿄 올림픽에선 반전이 일어났다. 전웅태가 2021년 8월 열린 도쿄올림픽 근대5종 남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따내면서다. 한국 근대5종 역사상 올림픽 첫 메달이었다. 국내팬들은 이 때부터 근대5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전웅태. ⓒ연합뉴스

성승민의 등장, 가파른 성장세

전웅태의 도쿄 올림픽 동메달은 준비된 결과물이었다. 대한근대5종연맹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전문 지도자 배치, 과학적 경기 분석, 심리 상담 등을 집중 지원하는 '골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전웅태의 동메달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대한근대5종연맹은 곧바로 다음 스텝을 밟았다. 2024 파리올림픽을 위해 잠재력이 풍부한 유망주들을 대표팀에 합류시켰다. 이 과정에서 2021년 11월 여고생이었던 성승민이 대표팀에 포함됐다.

성승민은 어린 시절 수영 선수로 활약했다. 중학교 때부터 근대5종 선수로 전향한 케이스다. 수영 종목에 장점을 갖춘 가운데 레이저 런(육상+사격)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성승민은 2022시즌부터 성인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각종 대회에 참가하며 경험을 쌓았다. 대한근대5종연맹은 집중적인 선수 관리를 위해 1,2명의 전담 지도자와 트레이너를 대회 현장에 추가 파견했다. 더불어 별도의 전략, 영상 분석요원까지 2명씩 배치했다.

집중 관리 속에서 성승민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장점이었던 수영과 레이저 런에서는 세계적인 기량까지 올라섰고 승마와 펜싱에서도 호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5월에는 월드컵 4차대회에서 처음으로 개인전 입상(은메달)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해 9월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회에 참가해 '큰 경기'도 경험했다.

아시안게임 대회 이후 성승민은 한 차례 더 도약했다.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모두 쏟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2024시즌 월드컵 2,3차 대회 연속 개인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근대5종연맹

한국 여자 선수 최초 세계선수권 개인전 金… 파리 올림픽 전망도 밝다

기세를 탄 성승민은 지난 10일 중국 정저우에서 펼쳐진 국제근대5종연맹(UIPM) 2024 세계선수권대회 김선우와 함께 호흡을 맞춰 여자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여자 근대5종 사상 첫 금메달이었다.

성승민의 상승세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15일 열린 개인전 결승전에 참가해 펜싱과 수영에서 연속 2위, 승마에서도 3위로 호성적을 기록하며 전체 선두로 올라섰다.

성승민은 마지막 종목인 레이저 런에서 두 번째 주자보다 11초 앞선 1위로 출발했다. 이후 레이저 런에서도 줄곧 안정적으로 1위를 지켰다. 막판 사격 실수로 인해 헝가리의 블런커 구지와 경합을 벌였지만 성승민이 간발의 차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성승민의 최종 점수는 1434점. 구지(1433점)를 1점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동안 근대5종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가 개인전 금메달을 따냈던 것은 지난 2017년 남자부 정진화뿐이었다. 성승민은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근대5종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를 통해 성승민은 파리 올림픽 출전권까지 획득했다.

무엇보다 성승민으로서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자신감을 얻었다. 이 자신감은 만 21세인 성승민의 무서운 상승세에 기름을 부어줄 매개체로 작용할 전망이다.

2024 파리 올림픽 근대5종 종목은 현지 시간으로 8월8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다. 세계선수권 시상대 맨 위에 올랐던 성승민이 상승세를 이어가 파리 올림픽에서도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대한근대5종연맹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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