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부족한 재산, 약간 부족한 용모'... 이것이 행복의 조건 [부자될 결심]
근로시간은 OECD 최고 수준
고령자 여가시간 회복 더딘 상황
저소득·고소득층 부정 정서 높아
편집자주
※누구나 부자가 되는 꿈을 꿉니다. 하지만 꿈만으론 부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 풍요로운 노후의 삶을 꿈꾼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이 부자 되는 노하우를 3주에 1번 찾아와 알려드립니다. 여러분은 결심만 하시면 됩니다. 부자될 결심!
핀란드가 7년째 나라별 국민 행복도 1위를 차지(유엔, 2024 세계행복보고서)하며 세계 최고 웰빙국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10점 만점에 6.058점으로 52위를 기록했습니다. 전년(57위)에 비해 5계단 상승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는 여전히 하위권에 머무르는 수준입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국가적 위상 등을 고려했을 때 많이 아쉬운 성적입니다.
물론 행복은 인생의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객관적으로 측정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도 삶의 여러 분야에서 만족도가 높아지면 인생을 행복하게 살게 될 확률이 높아질 수 있겠지요. 우리나라 통계청도 ‘국민 삶의 질’이라는 보고서를 매년 발표하고 있습니다. 주요 항목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 수준을 함께 가늠해 보시지요.
건강수명이 중요... 여전히 높은 비만율은 '오점'
살아가면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건강입니다. 많은 재산이 있어도 건강하지 못하다면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OECD 평균보다 높은 82.7세로 전 세계 최상위 수준입니다. 원래 기대수명은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으나 전년 대비 0.9세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 증가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다른 나라의 기대수명도 감소했습니다. 건강 상태를 고려한 기대수명인 건강수준별 기대여명은 직전(2020년 66.3세) 대비 0.5세가 감소했습니다. 건강수명과 기대수명의 차이인 질병 기간은 2020년 17.2년에서 2022년 16.9년으로 비슷한 수준입니다.
건강한 삶을 위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해야 하는데, 그 측정지표가 될 수 있는 비만율은 2022년 37.2%로 코로나19 이전(33.8%)과 비교하면 아직 높습니다. 특히 성별로 보면 여성 비만율은 25.7%로 코로나19 이전(25.0%)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는데, 남성은 47.7%(2019년 41.8%)로 여전히 높습니다. 남자들이여, 바쁘고 힘들어도 운동 좀 합시다.
근로소득도 늘고, 근로시간도 늘었다
우리나라 2023년 고용률은 62.6%로 2020년(60.1%) 이후 지속적 증가 추세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실업률은 2.7%로 안정된 모습이나 29세 이하 청년실업률이 6.8%로 다소 높은 것이 문제점으로 보입니다. 실질금액 기준 평균 근로소득은 월 327만3,000원인데 마찬가지로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근로소득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어 양극화 문제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요즘은 ‘워라밸’, 즉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월평균 근로시간은 157.6시간으로 OECD 최고 수준을 자랑(?)합니다. 근로시간이 길어지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감소 추세를 보여 주고 있지만 전년(154.9시간)보다 증가한 수치라 당분간 주의를 기울여 지켜봐야 할 지표인 것 같습니다. 근로환경의 지속적 개선은 삶의 질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소득은 이미 선진국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023년 4,405만 원으로 10년 전(2013년 2,995만 원) 대비 1,410만 원(47.1%)이나 증가하였습니다. 본격적인 선진국 진입으로 인정받는 3만 달러 시대를 넘어선 지가 이미 오래전입니다. 동아시아 주요 경쟁국 일본과 대만을 모두 앞서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분명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지만 모두 행복하진 못한 것 같습니다. 상대적 빈곤율 등 부정적 지표가 다시 높아지는 등 문제점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균등화 중위소득 50% 이하에 해당하는 비율인 상대적 빈곤율을 살펴보면 2021년까지 꾸준한 감소 추세를 보여 줬지만 2022년(14.9%) 다시 상승하며 정체되는 느낌을 줍니다. OECD 회원국 중 하위권에 속하기 때문에 개선 노력을 더 해야겠습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의 상대적 빈곤율은 38.1%로 2배 이상 더 심각한 수준입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인한 소득 감소, 청년 실업률 증가 등이 반영되면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여가시간은 감소
적정 수준 이상의 여가는 삶의 질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요소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몇 년 동안 여가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었습니다. 일례로 문화예술 및 스포츠 관람 횟수는 2019년 8.4회에서 2021년 4.5회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가 지난해 다시 7.0회로 증가했습니다. 주 5일제로 여가 생활에 대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돼 있으나 이를 십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여가시간은 오히려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2021년 일평균 4.4시간이던 여가시간이 2023년 일평균 4.1시간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여가시간이 줄어도 질적으로 좋아지면 괜찮은데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1인당 국내 여행일수는 2020년 5.81일에서 2022년 8.29일로 증가했으나 여전히 코로나19 이전(2019년 10.01일)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20·30대의 경우 10일 이상의 여행일수를 보여 줬지만 60대 6.61일, 70세 이상 3.2일 등 고령자는 그 회복세가 더딘 상황입니다. 해외여행 증가 등 다른 변수도 있으니 나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쉬운 주거 면적
주거 면적은 적정한 크기의 주택에서 살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주거질 측정의 핵심 지표입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주거면적은 2021년 33.9㎡에서 2022년 34.8㎡로 0.9㎡ 늘어나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선진국에 비해 작은 편입니다. 미국의 절반에 불과하고, 섬나라 일본이나 영국보다 작습니다.
다행스러운 부분은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비율이 2022년 3.9%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감소하며 4% 미만으로 떨어진 점입니다. 수도권이 4.5%로 가장 높은 편이나 전년 대비 1.0%포인트의 큰 감소폭을 보이며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소득에 비해 주택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 보니 주거 면적을 늘리는 일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참고로 최근 서울의 연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은 25배에 달해 주요 선진국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유엔 산하 해비타트가 권고하는 적정 PIR(3~5배)과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입니다. 주거 면적을 늘리려면 결국 주택가격 안정이 선행돼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삶의 만족도 6.5점
2022년 우리나라 삶의 만족도는 6.5점으로 전년(6.3점)보다 증가했고, 부정 정서도 3.3점으로 전년(4.0점) 대비 감소해 주관적 웰빙은 개선되는 추세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이러한 삶의 만족도는 소득에 영향을 받습니다. 소득구간이 높아질수록 삶의 만족도가 올라가는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다만 부정 정서가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에서 동시에 높게 나타난 점이 흥미롭습니다. 주변과의 비교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행복의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습니다. 첫째, 살고 싶은 수준에서 조금 부족한 듯한 재산. 둘째, 모든 사람이 칭찬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용모. 셋째, 사람들이 절반 정도밖에 알아주지 않는 명예. 넷째, 한 사람은 이기고 두 사람에게 질 정도의 체력. 다섯째, 연설을 하면 청중의 절반만 손뼉을 치는 말솜씨. 왠지 어정쩡한 느낌이 드시나요? 행복은 조금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대한민국의 삶의 질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열악한 수준도 아닙니다.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김진웅 NH WM마스터즈 수석전문위원(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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