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대구FC '로컬보이 고재현'의 눈물, 대팍 하늘도 울었다
'대구의 고재현'은 대구FC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이자, 대구를 대표하는 스타 중 한 명입니다.
대륜중, 고등학교를 졸업한 대구 출신 선수라는 점에서 흔히 '성골'이라는 평가를 받은 고재현은 별명 역시 '로컬보이'입니다.
그 고재현의 침묵이 이번 시즌 길게 이어지고 있는데요.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시즌 첫 골을 기록하는 듯했지만, 끝내 득점 취소로 눈물을 삼켜야 했던 고재현. 그 아쉬운 순간을 대구MBC스포츠플러스에서 다시 돌이켜 봅니다.
고재현의 눈물, 대팍 모두가 같이 울었다
최근 선발 출전 기회가 줄어든 고재현은 22일 저녁 DGB대구은행파크에서 펼쳐진 하나은행 K리그1 2024 전북현대와의 18라운드에도 후반 30분 교체로 그라운드에 나섭니다.
공격포인트는 없지만, 좋은 움직임을 보였던 최근 경기와 마찬가지로 고재현은 이날 역시 활발하게 공격진을 누빕니다.
절실함을 바탕에 둔 플레이를 이어간 고재현은 결국 후반 추가시간 본인 특유의 번뜩이는 모습과 함께 전북의 골망을 가릅니다.
앞서 3번의 득점을 경험한 DGB대구은행파크, 하지만 그 함성은 이날 경기 그 어떤 득점보다도 뜨거웠습니다.
이번 시즌 16경기에 나섰던 고재현은 긴 골 가뭄에 힘들어했고, 일부에서는 고재현의 무뎌진 발끝에 아쉬움과 함께 비난의 목소리도 있었던 상황이었죠.
그만큼 이 득점 상황에서 고재현은 그간 겪었던 아픔을 온몸으로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상의 탈의 세리모니와 엄청난 함성을 보여줍니다.
또, 이어진 상황에서는 격한 감정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선수단과 팬, 모두가 함께 기뻐한 이 득점,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심판의 손은 귀를 향했고, 비디오 판독실과의 소통 끝에 오프사이드로 득점은 취소됩니다.
망연자실한 표정의 고재현, 팬들의 허탈함도 컸지만, 끝내 사라진 득점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상의 탈의에 대한 경고만 남았을 뿐이죠.
고재현의 골, '우리는 득점으로 인정한다'
판정 자체의 문제는 전혀 없었던 고재현의 득점 취소, 하지만 아쉬움은 지울 수 없는 장면이었습니다.
박창현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경기 소감을 '마지막 고재현의 득점이 인정 안 돼서 너무 서운하고, 그것도 골이라 여기고 싶다'라고 마무리하며, 선수단은 득점으로 인정하고 싶다고 밝힙니다.
득점은 사라지고, 경고만 남은 세리모니에 대해서도 공격수는 그런 즐길 거리도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박창현 감독은 '이 세리모니로 고재현이 활활 타올랐으면 좋겠다'라며, 득점이라 인정하는 마음의 축하를 보내고 싶다고 전합니다.
이날 멀티 골로 팀 승리를 이끈 세징야 역시 고재현에게 모든 선수가 득점을 같이 기뻐하는 장면을 언급하며 고재현의 인성과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모습들이 불러온 결과라고 고재현을 치켜세웁니다.
본인을 포함한 공격라인의 선수들이 좀 더 도움을 주고, 다시 같은 장면을 만들어낸다면 '한 골을 시작으로, 2, 3골 연속적으로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본인도 고재현 득점에 도움을 기록하겠다는 각오를 전합니다.
대구 팬들은 SNS와 온라인에서 '이날 경기는 4-0', '축하한다, 고재현'과 같은 반응으로 뜨거운 응원의 마음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팍을 울린 로컬보이, 부활해 돌아오라! 고재현
이날 DGB대구은행파크는 오전부터 경기 시간까지 내내 비가 이어졌습니다.
득점과 함께 눈물을 흘렸고, 득점 취소로 아쉬움의 눈물을 삼킨 건 고재현만이 아니었습니다. 대팍을 찾은 팬들도, 대팍의 하늘도, 모두 눈물을 감추지 못했죠.
비록,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지만, 분명 고재현은 좋은 모습으로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마수걸이 득점만 이뤄진다면 곧 득점 본능을 가동하며 다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대팍 가득 펼쳐보입니다.
2018년 대구에서 K리그 무대를 밟은 고재현, 2020년부터 2시즌을 서울이랜드로 임대가며 K리그2 무대를 경험했지만, 이를 제외한 6시즌은 모두 대구에서 활약했습니다.
지난 제주전에서 교체 투입되면서 K리그1 무대 100경기를 경험한 고재현은 이번 전북전까지 1부리그 101경기를 누비며 22골과 4개의 도움을 기록했습니다.
이 기간을 함께 뛰며 고재현보다 더 많은 득점을 기록한 건 세징야와 에드가 뿐입니다.
로컬보이 고재현의 부활은 본인도, 팀에게도, 분명 필요한 부분인데요. 이 지점에서 취소된 득점이 가져온 아쉬움이 빠른 시간, 더 큰 기쁨으로 돌아오길 기대해 봅니다.
(사진제공-대구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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