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 많은데, 아끼고 또 아끼고…” 문동주 충격의 ERA 6.35, 김경문은 ‘가슴에 묻었다’[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저도 분명히 마음 속에 하고 싶은 말은 많이 있어요.”
올 시즌 한화 이글스에서 아쉬운 행보를 하는 대표적 선수가 문동주(21)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가 류현진(37)의 복귀와 함께 5강권으로 치고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의 배경이 문동주의 성장이었다. 작년에 처음으로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하며 프로의 맛을 봤고,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서 에이스 롤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때문에 이닝 제한 없이, 실질적 첫 풀타임 로테이션 소화를 앞둔 문동주에 대한 기대는 상당히 컸다. 그러나 시즌 반환점을 앞둔 시점에서, 문동주의 성적은 좋지 않다. 12경기서 3승5패 평균자책점 6.35. 피안타율 0.345에 WHIP 1.84.
시즌 첫 6경기를 치르자 1승2패 평균자책점 8.78이었다. 이후 약 1개월간 2군에서 조정기를 가졌다. 5월 말에 돌아와 다시 6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2승3패 평균자책점 4.54. 조정기 이후 성적이 이전 성적보다 낫지만, 만족하긴 어렵다. 6월 4경기만 보면 3패 평균자책점 5.47.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패스트볼 평균 149.2km로 작년 151.6km보다 약간 떨어졌다. 그런데 피안타율은 작년 0.257서 올해 0.364로 크게 상승했다. 주무기 커브도 작년 0.228서 올해 0.322로 올랐다. 작년도 올해도 패스트볼과 커브의 비중이 가장 높다. 물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안 던지는 건 아니다.
김경문 감독도 그런 문동주를 바라보며 하고 싶은 말이 많다. 한화에 부임해서 자세히 지켜보니,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아직 문동주에게 따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어차피 투수코치와 긴밀한 피드백을 한다. 문동주에게 애정으로 하는 얘기가 잔소리가 되면 안 된다는 걸 아는 듯하다.
김경문 감독은 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동주는, 저도 분명히 마음 속에 하고 싶은 말은 많이 있어요. 그런데 아직은 아끼고 또 아끼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앞으로 지금 이렇게 던질 투수는 아니라는 거죠”라고 했다.
문동주가 한국야구를 이끌어 나갈 투수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의 실링은 여전히 높다. 김경문 감독은 “첫째는 본인이 깨달아야 하고, 그래서 (감독이)조금 말을 아껴야 된다. 그 친구도 뭐 생각하는 게 많이 있을 것 아닌가”라고 했다.
물론 김경문 감독은 “뭐 나도 아쉽죠. 이때 좀 확 해줬으면 하는데, 본인도 알 것이란 말이예요. 공부해야 돼요. 보완해야 할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라고 했다. 뭔가 직접 조언할 수 있는 타이밍을 보는 듯한데, 아직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김경문 감독은 한편으로 문동주, 황준서를 비롯해 KBO리그의 젊은 선수들을 바라보며 대견하다고 칭찬했다. 21일 KIA와의 3연전 첫 경기를 앞두고 우연히 부딪힌 김도영을 두고 “잘 생겼다. 야구 잘 해라. (국제대회서)일본 만나면 이겨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경문 감독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몇 년 되지도 않아서 선발로 던지고 주전으로 뛴다. 이건 대단한 거예요”라고 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갭이 엄연히 차이가 있는데, 1군애서 확실한 롤을 받은 것 자체가 남다르다는 증거다. 잘 할 때까지 기다림의 시간은 필요하다.
문동주도 마찬가지다. 이제 선발투수 2년차다. KBO리그 최고투수로 거듭난 안우진(사회복무요원)도 최정상으로 성장하는데 3~4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이런 측면에선 문동주의 성장이 느린 것도 아니다. 더 많은 경험과 부작용을 겪으며 업그레이드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김경문 감독은 문동주를 두고 “좋은 투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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