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특위 "의대생 정원 협의를" 정부 "논의대상 아냐"…의정대화 평행선
복지부 "의협, 조건없는 대화의 장 나와달라…휴진 철회해달라"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 산하 범의료계 조직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첫 회의를 열고 정부와 대화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나, 정부는 올특위가 요구한 '내년도 의대 정원 재논의'는 논의사항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밖으로 겉도는 의대생과 전공의 복귀의 명분을 지렛대로 정부와 대화에 나서겠다는 기성 의료인들의 요구가 정부 원칙에 막혀 불발된 셈이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올특위는 전날(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첫 회의를 열고 의대별 휴진계획 등 대정부 투쟁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연세대의대, 울산대의대가 예고한 휴진 계획을 존중하고, 개별적인 투쟁 전개가 아닌 체계적인 투쟁 계획을 구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임현택 의협 회장이 발표한 '27일 무기한 집단 휴진'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올특위는 무기한 휴진을 안건에 올렸으나, 만장일치로 결정하는 올특위 규정에 따라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연세대의대 산하 세브란스병원 등 3개 병원은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예고했다.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다음달 4일부터 일주일간 휴진에 돌입하기로 했다.
올특위는 의대교수 4명, 전공의 4명, 시도의사회 3명, 의대생 3명, 의협 2명 등 총1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공의, 의대생 단체는 모두 불참의사를 밝히고 회의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올특위는 전공의와 의대생 위원 몫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올특위는 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워두고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의 올특위 참여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의협은 여러경로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과 대전협에 참여 여부를 질의하고, 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임현택 의협 회장을 공개 저격하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올특위는 연일 전공의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임정혁 대전시의사회장은 올특위 이후 취재진에게 "전공의들이 (회의에) 오지는 않았지만 같이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전공의 대표가 오시리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최창민 전국의과대학비상대책위 비상대책위원장은 "전공의들의 요구사항을 잘 알고 있다"며 "정부가 어떠한 행정처분을 한 번도 '안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우리가 (참여) 여건을 마련해주고 우리를 믿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특위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재논의'를 요구했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정부는 내년도 (입학정원이) 1509명으로 정해졌다고 하지 말고, 터놓고 대화해야 한다"며 "전공의가 대화에 참여하려면 그(2025년도 의대 증원 조정 포함) 조건이 있어야 한다. 1509명이 확정되면 전공의나 의대생이 절대 (대화에) 안 들어온다"고 했다.
또 "정부도 그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제 정부가 거기에 대해 답을 할 시기가 됐다"고 했다.
의료계는 정부와 대화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올특위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형식, 의제에 구애 없이 대화가 가능하다'는 지난 20일 정부의 입장을 환영한다"면서도 "내년도 의대 정원을 포함한 의정 협의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 내주로 예정된 국회 청문회 등 논의 과정과 정부의 태도 변화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복지부는 내년도 입학 정원은 이미 확정돼 논의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내년도 의대정원은 그 절차가 이미 마무리되었으므로 협의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올특위 이후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형식, 의제에 구애 없이 언제든지 논의할 수 있다"며 "의협에서도 조건 없이 대화의 장으로 나와 의료현안에 대한 논의에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설득했다.
올특위가 연대의대, 울산의대 휴진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복지부는 "전날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무기한 휴진을 결정하고 의협에서도 대화의 뜻을 밝힌 만큼, 휴진을 예고한 다른 병원들도 집단휴진 결정을 철회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의료계는 정부와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장민 전의비 위원장은 "각 단체들 입장이 있고 해서 무기한 휴진 일정에 대해서는 오늘 바로 논의해서 정할 수가 없었다"면서 "정부가 (2025학년) 정원은 안된다고 했으니 대학에서도 계속 논의하고 있고 우리가 그 방법에 대해서도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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