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불법 미국 이민행 오르는 중국 중산층 [PADO]

김동규 PADO 편집장 2024. 6.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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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중국의 미국 불법이민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중국인들이 밀입국 루트로 자주 경유하던 에콰도르가 최근 중국과의 '무비자' 협정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을 정도입니다. 작년 에콰도르에 입국한 중국인 6만 명 중 공식적인 경로로 에콰도르를 출국한 사람은 3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들은 왜 그 악명 높은 다리엔갭을 거치면서까지 중국을 떠나 미국으로 가려는 걸까요?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자매지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가 2024년 5월 22일자 기사를 통해 미국 밀입국을 감행하는 중국 중산층 가족들의 세세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재 중국의 경제 및 사회적 상황이 어떤지, 밀입국 방법은 어떤지 등에 대해 알 수 있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서 어떤 불법 이민자는 '사람은 희망이 필요하고, 희망이 있어야 살 수 있다'는 말을 하면서 자신은 중국에서 그런 희망을 찾을 수 없어서 떠났다고 했습니다. 한국도 국적이탈이 많았고 지금도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회가 되면 미국, 캐나다, 호주로 이민을 가려 합니다. '사람은 희망이 있어야 살 수 있다'는 말을 기억하면서 우리나라와 중국의 문제를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다리엔갭을 건너고 있는 이민 행렬. /사진=로이터/뉴스1

콜롬비아 카푸르가나의 외딴 해변은 한밤중에 너무 어두워서 왕중웨이는 코 앞의 손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20여명의 사람들이 파도가 때리는 모래 해안에서 커다란 목재 카누에 몸을 실었다. 이 배를 타고 콜롬비아와 파나마 사이의 악명 높은 다리엔갭(Darien Gap)에 도착하면 이주민들은 며칠 동안 정글을 헤치고 미국 국경이 있는 북쪽을 향해 걷게 될 것이다.

2023년 5월의 어느 비 오는 날 밤, 32세의 왕중웨이는 14개월 된 아들을 가슴에 묶고 있었고 그 뒤에 아내가 앉았다. 7살 딸은 조부모와 함께 앉았다. 두 시간 동안의 여정 동안 파도는 카누를 몇 미터나 공중으로 밀어 올리기를 반복했다. 왕 중웨이 부부는 카누를 꼭 잡고는 우비로 아기의 얼굴을 닦아주느라 애를 썼다. 모두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었다.

"카누를 타고 있던 두 시간 내내 아들이 울었습니다. 아이가 너무 지쳐서 더 이상 울지 않게 되었을 땐 숨을 쉬지 못하고 있는게 아닌지 걱정됐습니다"라고 왕중웨이는 닛케이 아시아에 중국어로 말했다. "지금까지도 아들의 울음소리가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몇 주 후 왕중웨이와 그의 가족이 마침내 미국-멕시코 국경에 도착했을 때, 멕시코 카르텔 조직원들은 1인당 약 800달러를 요구하며 총구를 들이댔다. 이주민들은 카르텔 앞에서 속옷까지 벗고 모든 귀중품을 다 넘겼다는 것을 증명해보인 후 국경 비밀 통로로 인도되었다.

위험한 여정이었지만 왕중웨이는 "여기까지 걸어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에 있는 한 제 가족에게는 희망이 없습니다."

2023년에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는 중국인 불법이민자 수가 급증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에 따르면 실제 총계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작년에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구금된 중국인은 3만 7000명이 넘었다. 이 수치는 팬데믹 이전보다 10배나 많은 수치다.

불법 입국자 중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 자료에 따르면, 국경순찰대원들은 2023 회계년도인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6645회, 2023년 10월 이후 지금까지 7081회 중국 입국자 가족을 발각했다. 이는 2022 회계년도의 1151회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인다.

"많은 중국 입국자들이 [미국에 오기 위해] 막대한 돈을 써야 했습니다.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놀라운 일입니다"라고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은 4월에 개최된 미중관계 국가위원회 회의에서 말했다. "중국정부가 이를 인지하고 있고, 아마도 약간 우려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김동규 PADO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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