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실책 탓" 亞 최초 GG인데, 美 수비 지적 상상도 못했다…불명예 2위, 이대로 괜찮을까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궁지에 몰린 불펜이 저지른 일이 아니었다. 유격수 김하성의 2번째 송구 실책 탓이었다."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수비력을 자랑하던 내야수 김하성(29,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이례적으로 미국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하성은 2021년 빅리그에 데뷔한 이래 호수비 퍼레이드로 주목을 받은 적은 많았지만, 수비 실책을 저질러 눈길을 끈 건 이례적이다.
김하성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경기에 8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0.215로 약간 올랐고, 샌디에이고는 9-5로 역전승해 3연승을 달렸다. 경기 결과만 보면 김하성도 팀도 웃어야 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지역매체 'NBC샌디에이고'는 22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와 밀워키 브루어스의 경기를 총평하면서 김하성의 실책을 짚었다. 매체는 '샌디에이고는 이날 4차례 수비 실책을 저질렀고, 팀 내 2, 3번 타자이자 올스타가 될 가능성이 있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주릭슨 프로파를 부상으로 잃었다. 김하성은 2차례 송구 실책을 저질렀으며 포수 카일 히가시오카는 2차례 타격 방해를 기록했다'며 승리 속에서도 잃은 게 많은 경기였다고 총평했다.
샌디에이고는 1-0으로 앞선 5회초 어수선한 수비를 펼쳤는데, 김하성이 여기에 기여했다. 1사 2루에서 잭슨 추리오가 유격수 쪽으로 타구를 보냈다. 김하성은 까다로운 타구를 잘 포구해 1루로 원바운드 송구했는데, 1루수 루이스 아라에스가 한번에 포구하지 못하고 공을 뒤로 흘렸다. 타자주자 추리오는 내야안타로 출루한 것으로 기록됐는데, 2루주자 타일러 블랙이 3루까지 가면서 김하성의 송구 실책이 기록됐다. 이어진 1사 1, 3루 위기에서는 브라이스 투랑이 3루수 땅볼을 쳤는데, 3루수 매니 마차도의 홈송구에 앞서 3루주자 블랙의 손이 홈플레이트에 먼저 닿았다는 판정이 나오면서 1-1이 됐다.
샌디에이고 내야의 혼란스러운 수비 이후 밀워키 타선의 몰아치기가 시작했다. 계속된 1사 1, 2루 위기에서 샌디에이고 선발투수 딜런 시즈가 윌리엄 콘트레라스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해 1-2로 뒤집혔고, 다음 타자 크리스티안 옐리치까지 중전 적시타를 날리면서 1-3으로 벌어졌다. 2사 후 톰 코스그로브로 마운드가 교체된 가운데 밀워키의 득점이 계속됐다. 2사 만루 위기에서 리스 호스킨스에게 3루수 앞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1-4가 됐다. 김하성의 송구 실책 이후 4실점 흐름으로 이어졌으니 경기 분위기를 상대에 넘겨준 실책이라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샌디에이고 타선이 폭발한 덕분에 5-4로 뒤집고 맞이한 7회초. 김하성은 여기서 한번 더 실책을 저지르면서 하마터면 패배의 원흉이 될 뻔했다. 1사 후 옐리치와 윌리 아다메스의 연속 안타로 1사 1, 2루 위기가 됐다. 살 프레릭의 타구가 유격수 김하성에게 향했다. 김하성은 2루 베이스와 거리가 조금 있었고,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는 2루 커버 준비가 됐었기에 송구를 하는 게 정석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때 김하성은 직접 베이스를 밟는 선택을 했고, 의욕과 달리 리듬이 잘 맞지 않는 상황에서 1루주자의 2루 슬라이딩을 피하면서 송구하다 실책을 저질렀다. 병살타 처리에 실패한 상황에서 2루주자 옐리치가 3루를 돌아 홈까지 가면서 5-5가 됐다. 김하성은 자신의 플레이를 뒤늦게 자책했으나 상황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샌디에이고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샌디에이고는 7회초에 리드를 바로 날렸다. 궁지에 몰린 불펜이 저지른 일이 아니었다. 유격수 김하성이 이날 2번째 송구 실책을 기록한 탓이었다'고 짚었다.
김하성은 7회말 3득점 빅이닝에 기여하면서 앞선 실책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랬다. 1사 후 프로파가 2루타를 치면서 포문을 열었고, 크로넨워스가 좌전 적시타를 날려 6-5로 다시 앞서 나갔다. 이후 마차도와 잭슨 메릴의 연속 안타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고, 도노반 솔라노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7-5가 됐다. 이어진 김하성 타석에서는 행운이 따랐다. 김하성의 타구가 2루수 투랑 앞에서 크게 튀어 오르면서 뒤로 흘렀고, 그사이 김하성은 1루로 전력질주해 세이프됐다. 이때 3루주자 마차도가 득점해 8-5가 됐다. 김하성은 야수 선택으로 출루, 마차도는 투랑의 실책으로 득점한 것으로 인정됐다. 8회말에는 마차도가 중전 적시타를 날려 9-5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김하성은 지난해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를 수상하며 빅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인정 받았다. 미국 언론은 김하성이 2021년 빅리그에 데뷔했을 때부터 부진한 타격을 지적한 적은 많았지만, 수비를 지적한 적은 없었다. 김하성의 수비는 늘 팀과 투수를 위기에서 구했기에 거의 칭찬을 받았다. 타격 기복이 심할 때도 김하성의 안정적인 수비를 칭찬하면서 빅리그에서 가치를 조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김하성은 올 시즌 유격수로 78경기, 678⅔이닝을 뛰면서 실책 10개를 저질렀다. 메이저리그 전체 유격수 실책 공동 2위 기록이다. 1위는 신시내티 유격수 엘리 데라 크루즈로 15개고, 피츠버그 오닐 크루즈, 세인트루이스 마신 윈이 김하성과 함께 실책 10개를 기록했다.
김하성은 2022년 처음 주전 유격수를 맡았을 때 131경기, 1092이닝을 뛰면서 실책 8개를 기록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훨씬 빠른 속도로 실책 수를 늘려 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시즌 동안 유격수로 186경기, 1505⅓이닝을 뛰면서 기록한 실책은 14개다. 그런데 올해는 전반기를 마치기도 전에 벌써 10개를 기록했으니 수상하다고 볼 만하다.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갑자기 김하성을 주전 유격수로 기용했다. 예비 FA인 김하성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미국 언론의 분석이 주를 이뤘다. 구단이 김하성을 마감 기한 전까지 트레이드 카드로 써도, 김하성이 올해 샌디에이고에서 온전히 한 시즌을 다 보내고 FA를 신청해도 가치를 올릴 수 있는 전략이라는 것. 미국 언론은 김하성이 시장에 나오면 최소 1억 달러(약 1391억원), 유격수로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을 내면 2억 달러(약 2782억원) 계약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는데 올해는 타격도 수비도 아직은 김하성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김하성은 지금까지 수비로는 단 한번도 걱정을 산 적이 없는 선수였다. 이례적인 실책 페이스에 미국 언론도 이례적인 반응을 보이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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