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면책특권"…불법주차하고 욕설한 中 국제기구 수장

최윤서 인턴 기자 2024. 6. 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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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도로를 막고 불법 주차한 차량의 운전자가 외교관 면책특권을 주장하며 욕설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문제 차량의 운전자는 중국 고위공무원 출신의 국제기구 수장으로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각) 중국 홍성신문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각) 외교관 번호판을 단 폭스바겐 세단 차량이 남편과 애완견을 태우고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도로 한가운데에 불법 주차중인 모습이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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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중국 베이징에서 도로를 막고 불법 주차한 차량의 운전자가 외교관 면책특권을 주장하며 욕설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사진=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중국 베이징에서 도로를 막고 불법 주차한 차량의 운전자가 외교관 면책특권을 주장하며 욕설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문제 차량의 운전자는 중국 고위공무원 출신의 국제기구 수장으로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각) 중국 홍성신문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각) 외교관 번호판을 단 폭스바겐 세단 차량이 남편과 애완견을 태우고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도로 한가운데에 불법 주차중인 모습이 목격됐다.

왕복 2차로에 갑자기 멈춰서 불법 주차한 해당 차량 탓에 교통 정체가 심해지자 시민들이 다가가 항의했으나, 해당 차량은 이동을 거부했다. 오히려 영상을 촬영하는 시민들을 향해 자신이 탄 차량은 대사관 차량이고 외교관 면책특권이 있다며 목소리를 높여 욕설까지 했다. 결국 시민이 경찰에 신고해 경찰까지 출동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차량의 운전자는 유치(58) 아시아태평양우주협력기구(APSCO) 사무총장이다. 당시 시민들이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이 현지 소셜미디어에 공유됐는데, 현지 누리꾼들이 추적 끝에 차량에 타고 있던 여성이 유 사무총장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

또 누리꾼들은 해당 차량이 APSCO 본부에 주차돼있는 모습까지 확인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그녀는 면책특권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특권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며 분노했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 또한 웨이보에 “대사관 차량도 교통법규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국기를 단 대사 차량도 도로에 주차하거나 공공 통로를 점유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유 사무총장이 차량 이동을 거부하고 모욕적인 발언을 한 사실을 확인했고, 기타 위반 사항에 대해 벌금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신문은 “경찰의 조치는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함을 보여준다. 면책권은 규제를 무시하고 고의적으로 권력을 남용할 수 있는 부적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유 사무총장은 온라인상에 사과 동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저에 대한 모든 지적을 받아들이며 관련 당국의 처분도 수용하겠다”며 “이번 사건에서 큰 교훈을 얻었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제가 한 일이 제가 속한 조직(APSCO)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큰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도 밝혔다.

APSCO는 2008년 중국이 창설하고 후원하는 국제기구다. 유 사무총장은 지난 2020년 11월 취임해 임기는 2025년 10월까지로 1년 이상 남았으나, 이번 논란으로 조기 사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cy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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