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PICK 쌤과 함께’ GDP 1% 재정 투입, 국민연금 해법 될까?

손봉석 기자 2024. 6. 23.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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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7시 10분 KBS1 ‘이슈 Pick 쌤과 함께’ 189회는 카이스트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김우창 교수와 함께 연금개혁에 대해 알아본다.

국민연금은 우리의 미래와 노후를 책임지는 공적연금이지만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감정은 호의적이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고갈’, ‘불신’, ‘보험료 인상’ 등의 부정적인 단어들이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차 재정추계가 발표되면서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기가 2018년 4차 재정추계 당시보다 2년 앞당겨진 2055년으로 확정됐다. 현 정부는 국민연금 개혁을 3대 ‘개혁과제’로 내세웠고, 공론화를 통해 더 이상 개혁을 미룰 수 없다는 것에 정치권·학계·시민·사회가 뜻을 모았지만 21대 국회에서 결국 여야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22대 국회로 넘겨지게 됐다. 대체 국민연금 개혁은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카이스트 김우창 교수는 금융공학자 입장에서 본 국민연금 문제를 함께 들여다보고 해법을 찾아본다.

김 교수는 먼저 국회 연금특위의 민간자문위원으로 있었던 사람으로서 큰 책임을 느낀다고 말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이승현 아나운서 역시 ‘국회 연금개혁 공론화 500인 회의’를 진행하면서 건강하고 지속적인 국민연금을 바라는 열망을 느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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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연금 개혁 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에서는 두 가지로 압축된 개혁안을 내놨고, 500명의 시민대표단은 1안으로 나온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를 선택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1안으로 채택될 경우 고갈 시기가 7년 정도, ‘보험료율 12%, 소득대체율 현행 40% 유지’의 2안도 1안보다 1년 더 연장될 뿐이어서, 두 안 모두 고갈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 대안은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2007년 이후 17년간 국민연금 개혁이 미뤄지면서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한 재정 유지를 위해서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손보는 모수 개혁만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이 돼버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

유민상은 ‘더 낸다, 덜 받는다’ 말은 많지만 실제로 얼마를 낼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막연한 불안감이 커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김우창 교수는 패널들이 ‘얼마를 내고 얼마를 받게 될지’, 또 자녀가 있는 경우에 자녀의 예상 수령, 납입액까지 직접 계산해 왔다고 하여 패널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먼저 현행 제도가 유지될 경우에 패널들이 낼 돈과 받게 될 돈을 공개했다. 50대인 홍석천에 비해 20대인 유빈이 내는 돈은 약간 늘어나고 받는 돈은 줄어들긴 하지만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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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가 공개되자 패널들은 “예상보다는 내는 돈과 받는 돈의 격차가 크지 않다~”, “이 정도까지는 괜찮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자녀들이 내게 될 돈과 받게 될 돈이 공개된 후 녹화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지금 중학생들이 20대와 동일한 연금을 받으려면 2배를 더 내야 하고, 초등학생은 2.5배를 더 내야 한다는 것. 특히 기금이 고갈되는 시기인 2055년에 성인이 되는 2035년생부터는 아예 받는 돈이 내는 돈에도 미치지 못했다.

결국 세대가 뒤로 갈수록 부담은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어 우리 사회가 무엇인가 결단하지 않는다면 연금제도는 유지될 수 없다는 사실에 패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김 교수는 “2007년 이후 17년 동안 세대 간 불평등을 해소하고 기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여러 번의 기회를 다 놓쳤다”고 강조했다. 여러 차례 연금을 개혁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연금 개혁에 대한 논의가 이념 대리전의 양상을 보이며 제대로 된 개혁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번 국민연금 개혁 공론화위에서는 ‘의무가입 연령 상향’, ‘수급 연령 유지’, ‘국민연금 지급 의무 헌법에 명시’ 등 연금 개혁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여러 차례 이루어졌으나 ‘더 받냐, 덜 받냐’에 대한 공방이 과열되면서 개혁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기금 고갈을 막으면서 세대 간 형평성을 고려할 수 있는 개혁안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기금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험료는 3% 인상, GDP의 1% 규모의 재정을 국민연금에 투입, 기금 운용 수익률을 1.5%로 개선’하는 이른바 ‘3115 개혁’을 제시했다. 이 방법으로는 현재 가치로 2,500조 원 정도의 기금이 최소 100년간 유지될 수 있다고 하여 패널들은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냐’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우선 김 교수는 분석에 필요한 자료는 모두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자료를 바탕으로 했으며, 통상적인 검증 절차를 받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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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 교수는 우리나라가 GDP 대비 세 번째로 큰 기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2040년 최고점을 찍은 지 불과 15년 후인 2055년에 모두 소진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1,000조 원가량의 기금이 있지만 국가가 보험료를 걷으면서 지급하기로 약속한 연금이 현재 쌓여 있는 기금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부채가 기하급수로 늘기 전에 기금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또 3115 개혁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GDP의 1%에 해당하는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은 공적연금의 재원을 가입자 보험료와 기금만으로 마련하고 있으나, 이탈리아나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들은 GDP 대비 10% 넘게 재정을 쓰고 있다고 한다. 세대 간 갈등을 해결할 주체, 세대 간의 형평성을 달성할 주체는 가입자가 아니라, 강제성을 가진 국민연금 제도를 도입했던 국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지난해 9월, 한국의 국민연금을 분석했던 OECD는 한국 정부가 국민연금에 국고를 투입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김우창 교수는 세금 인상뿐 아니라 국가 사업 예산 지출을 조정하는 방법으로도 재원을 확보할 수도 있다고 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향후 열린 논의를 통해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런데 무엇보다 국민연금 논의에서 돈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 세대가 많이 부담하는 게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투입된 재정을 어떻게 쓸지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전했다. 국민연금의 원래 역할이기도 한 소득재분배 기능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연금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게 미리 보험료를 납입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3115 개혁안 역시 하나의 예시로, 우리 사회가 지혜를 모아 대안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연금 개혁은 결국 시간 싸움이기에 빠른 시일내에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고 전하며, :지금이 국민연금 때문에 점점 커지고 있는 세대 간 혐오의 슬픈 사슬을 끊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슈 PICK 쌤과 함께’ 189회 ‘GDP 1% 재정 투입, 국민연금 해법 될까’는 23일 저녁 7시 10분 KBS 1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방송 후에는 KBS홈페이지와 wavve, 유튜브 KBS교양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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