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유대인 소녀 '집단성폭행', 장관까지 나섰다…佛 무슨일?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프랑스에서 12세 유대인 소녀가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프랑스 현지 사회가 들끓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 프랑스24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5일 파리 북서부 외곽 쿠르브부아의 한 공원에서 12세 소녀가 12~13세 소년 3명에게 성폭행 당했다. 소녀는 가해자들 중 한 명과 안면이 있는 사이였다고 한다.

가해자들은 피해 소녀를 근처 건물로 끌고 가 종교를 물은 뒤 "더럽다"면서 반유대주의적인 욕설을 퍼부었고 폭행 및 성폭행을 했다. 이들은 경찰에 신고하면 죽이겠다고 협박까지 하며 범행 장면을 영상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들은 지난 17일 체포됐다. 이들 중 2명은 13세로, 집단 성폭행·반유대주의 모욕·폭행·살해 위협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구금된 상태다.

나머지 1명은 12세로, 반유대주의 모욕·폭력·살해 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됐는데 일단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유대인 인구가 50만 가량으로, 유럽에서 유대인이 가장 많이 사는 프랑스에 충격을 줬다.

지난 19일과 20일(현지시간) 이틀간 수백 명의 시민들이 파리 바스티유 기념물 주변에 모여 반유대주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파리 중심가에서 열린 시위에는 '유대인이어서 12세에 성폭행을 당했다'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프랑스 정치권에서도 반유대주의적 범죄가 만연한 사회 분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파리 시청 앞에서 열린 시위에는 에릭 뒤퐁-모레티 프랑스 법무부 장관도 참석했다. 뒤퐁 법무부 장관은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뤽 멜랑숑 대표를 비난하며 반유대주의 반대 시위에서 연설했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그 소녀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강간당했다"고 적었고, 이를 반유대주의 공격으로 규정했다.

반유대주의 범죄의 심각성을 경시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장-뤽 멜랑숑 대표도 반유대주의 인종차별을 비난하고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각료 회의에서 반유대주의가 학교를 위협하고 있다며, 교육부 장관에 유대인에 대한 인종 차별과 혐오에 관한 토론을 벌일 것을 촉구했다.

니콜 벨루베 교육부 장관은 엑스에 "공포에는 한계가 없다. 성폭행과 반유대주의: 이 범죄의 모든 부분은 혐오스럽다"고 썼다.

중도 우파인 자크 코소브스키 쿠르브부아 시장은 이번 사건을 '야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가해자들이 나이와 관련 없이 법의 심판을 제대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유대주의적 범죄는 지난해 10월 가자전쟁 이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유대인단체대표회의(CRIF)가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2023년 프랑스에서는 반유대주의 행동이 2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반유대주의 행위의 약 13%는 학교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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