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상암] 길고 길었던 ‘홈 5연패 탈출’…김기동 감독 “흔들리지 않고 중심 잡기 위해 노력했다”
[골닷컴, 상암] 강동훈 기자 = 김기동 FC서울 감독의 입가에 마침내 미소가 번졌다. 지긋지긋한 홈 5연패에서 탈출하며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는 등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날 승리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김 감독은 시즌 막바지엔 분명 지금보다 더 높은 위치로 올라서고, 더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김 감독은 2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8라운드 홈경기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둔 직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홈 5연패 과정에서 흔들리지 않고 중심 잡기 위해 노력했다”며 “제 스스로를 믿는다. 마지막은 잘 될 거란 자신이 있다. 계속해서 흔들리지 않고 밀고 나갈 것”이라고 자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날 서울은 전반 21분 박성훈의 선제골로 먼저 리드를 잡은 후 후반 41분과 후반 추가시간 5분 각각 강성진과 윌리안(브라질)의 연속골을 앞세워 승전고를 울렸다. 승리와 함께 안방에서 지긋지긋한 무승 사슬고리를 끊어내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서울은 승점 21(5승6무7패)을 쌓으면서 순위표 7위로 올라섰다.
김 감독은 “홈에서 승리한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이제는 조금이나마 팬들 앞에서 고개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선제골을 넣고 나서 선수들이 도리어 자신감이 떨어지는 플레이를 했는데, 후반전까지 잘 지켰다. 예전 같았으면 실점하면서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었는데 끈끈하게 팀으로서 잘 버텨냈다. 버티는 힘이 생긴 것 같다. 이제는 저도 자신감이 생겼던 경기가 아닌가 싶다”고 총평했다.
제시 린가드(잉글랜드)가 2경기 연속 주장 완장을 차고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 감독은 “‘네가 선발로 들어가서 이긴 경기가 없다. 사람들이 잘한다고 하지만 이기는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린가드를 약 올렸다. 그래서 울산HD전 주장을 맡겼다. 주장 완장 때문은 아니지만, 팀을 생각하고 동료들에게 조언도 해준다. 팀을 잘 이끌어간다. 오늘도 책임감을 갖고 솔선수범한 모습을 보여준 경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이날 서울은 3골을 몰아치며 화력을 되찾은 것도 소득이지만, 무엇보다 오랜만에 큰 실수 없이 무실점을 마친 게 가장 큰 소득이다. 특히 그 가운데서 이날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주고 또 결승골까지 터뜨린 박성훈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김 감독은 “그동안 경기를 봤을 때 실수가 잦았다. 신인으로서 자신감이 과도하다 보니깐 위치를 잃어버리는 모습들이 있었다. 울산전 끝나고 이야기를 했다. (김)주성이가 다친 이후로 많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상당히 큰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서울은 마침내 홈 5연패와 리그 6경기 무승을 끊어내며 악몽 같은 시간을 벗어났다. 김 감독은 “주위에서 경기력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최근 들어서 주변 축구인들한테 ‘빨라졌다’ ‘끈끈해졌다’ ‘이렇게만 하면 쉽게 지지 않을 거다’ 등 많이 바뀌었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감을 가졌다. 제가 안 흔들리고 중심을 잡아가려고 노력했다”고 노력한 지난날들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제 스스로를 믿는다. 마지막은 잘 될 거란 자신이 있다. 마지막엔 팀을 바꿀 자신이 있다. 계속해서 흔들리지 않고 밀고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렇게까지 힘든 시간이 이어질 거라고 예상했냐는 물음에 김 감독은 “예상은 했는데 이렇게까지 길 줄은 몰랐다”고 답한 후 “지금 경기 뛰는 선수 중에서 1차, 2차 동계 때 같이 한 선수가 몇 없다. 대표팀 차출, 부상 등 여타 이유로 함께하지 못했다. 조직력과 체력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시즌이 들어가면 쉽지 않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도 어찌 됐든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버텨가야 하는 한 해가 될 거로 생각했다. 근데 이렇게까지 힘들 줄 몰랐다. 그래도 중위권에서 싸우고 있다. 마지막엔 분명 좋은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밝혔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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