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최고의 팬을 가진 것 같다" 롯부심 폭발…'1만 6000석' 가득찬 고척돔에 울려퍼진 '윌커슨' [MD고척]

고척 = 박승환 기자 2024. 6. 2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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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애런 윌커슨./고척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정말 최고의 팬을 가진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 애런 윌커슨은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 간 시즌 11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97구,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7승(6패)째를 손에 넣었다.

이날 윌커슨의 투구는 장재영에게 홈런을 맞은 것을 제외하면 흠잡을 데가 없는 완벽한 투구였다. 최고 148km의 빠른 볼(24구)과 체인지업(28구)-커터(25구)-슬라이더(13구)-커브(7구)를 섞어 던지며 키움 타선을 봉쇄한 것은 물론 최근 불펜이 헐거워진 탓에 선발 투수가 최대한 많은 이닝을 끌어줘야 하는 상황에서 '에이스'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윌커슨은 1회말 경기 시작부터 김혜성에게 2루타를 내주며 위기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결정적인 상황에서 송성문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고, 2회말에도 선두타자 최주환에게 안타를 맞는 등 1사 2루에서 김건희를 삼진, 이재상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완벽한 투구에 흠집이 생긴 것은 3회였다. 3회말 선두타자 장재영에게 던진 3구째 139km 커터를 공략당해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한 것. 하지만 이 실점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윌커슨은 뜬공 세 개로 3회를 매듭지은 뒤 4회 최주환-이용규-김건희로 이어지는 타선을 상대로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그리고 5회에도 이렇다 할 위기 없이 키움 타선을 묶어냈고, 6회에는 키움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인 김혜성에게 안타를 맞고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위기 없이 무실점을 기록했다. 6이닝 투구를 마쳤을 때 투구수가 81구에 불과했던 윌커슨은 7회에도 어김없이 마운드에 올라 병살타를 곁들이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했다.

7회가 끝난 뒤에도 투구수가 100구가 넘지 않았던 윌커슨은 8회에도 모습을 드러냈는데, 첫 타자 이주형에게 안타를 맞은 뒤 바통을 불펜에 넘겼다. 이때 고척돔의 3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은 윌커슨의 이름을 연호하며 뜨거운 함성을 쏟아냈다. 그리고 진해수가 마운드에 올라 윌커슨의 책임주자를 지워내는 등 실점 없이 키움의 공격을 막아낸 뒤 김상수(1이닝)가 경기를 매듭지으며 마침내 윌커슨의 7승이 만들어졌다.

롯데 자이언츠 애런 윌커슨./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애런 윌커슨./롯데 자이언츠

팀의 연패를 끊어내는 '에이스'의 역할을 완벽히 해낸 윌커슨은 경기가 끝난 뒤 "오늘 투구는 전체적으로 좋았다. 우리팀의 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연승으로 돌아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 좋다"며 'KBO리그에서 가장 빨리 100이닝을 돌파했다'는 말에 "몰랐다"고 답하며 활짝 웃었다.

전체적으로 투구가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했지만, 두 가지 부분에서 윌커슨도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바로 장재영에게 허용한 홈런과 볼넷이었다. 윌커슨은 지난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을 당시 "8000m 홈런이 볼넷보다 낫다. 그만큼 볼넷으로 타자를 내보내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커맨드가 뛰어난 것도 있지만, 때문에 윌커슨의 올 시즌 볼넷을 94⅔이닝 동안 10개에 불과하다. 볼넷을 내줄 바에는 홈런을 맞는 편이다. 때문에 홈런도 10개로 결코 적진 않다.

윌커슨은 "볼넷은 매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실 홈런만큼 만족스럽지 않았다"며 "타자들이 출루를 하는 것은 (투수의 입장에서) 재앙의 시작이다. 그런데 재앙이 시작되는 장면에서 빗맞은 타구가 나오든, 잘 맞은 타구가 나오는 것은 상관이 없는데, 주자를 공짜로 출루시키는 것은 싫다. 출루는 타자들이 능력으로 얻어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윌커슨은 이 신념에 대해서는 "아직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홈런 상황을 돌아보면 어땠을까. 장재영의 타구는 타구속도가 무려 178km로 측정될 정도로 잘 맞은 타구였다. 윌커슨은 "실투였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로 볼카운트가 2B-0S로 몰려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밀어 넣었는데, 그때 (장재영에게서) 좋은 스윙이 나왔다. 그게 타자의 역할이고, 이를 잘 수행했기 때문에 맞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좌승사자' 찰리 반즈도 없고, '안경에이스' 박세웅도 부진한 가운데 윌커슨은 롯데 입장에서 구세주와 다름이 없다. 윌커슨은 "지금은 몸 상태도 매우 좋고, 메카닉적으로도 매우 만족스럽다. 게임 플랜대로 잘 되고 있다. 내일도, 앞으로도 몸 상태는 좋을 것"이라며 이날 마운드를 내려오는 과정에서 뜨거운 환호를 보내준 팬들을 향해 "너무 좋았다. 정말 최고의 팬을 가진 것 같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롯데 자이언츠 애런 윌커슨./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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