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기회는 온다” 힘겨웠던 그때의 다짐… 김민식의 봄이 조금 늦게 찾아왔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2023-2024 SSG의 오프시즌에서 가장 힘들었던 선수는 단연 포수 김민식(35)이었다. 생애 처음으로 얻은 프리에이전트(FA) 자격 행사 도중에서 이래저래 힘든 일이 많았다. 오히려 구단 관계자들이 김민식을 안쓰러워했을 정도로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계약 후 마음을 추스르고 플로리다 1차 캠프에 합류한 김민식은 애써 밝은 얼굴을 하려 했다. 그러나 얼굴 한켠의 그늘을 다 숨길 수는 없었다. 말수도 줄어들었고, 묵묵히 훈련에만 집중할 뿐이었다. 하지만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하며 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이제 KBO리그에서 어느 팀에 가도 1군 한 자리는 차지할 것 같았는데, 30대 중반에 다시 찾아온 2군 생활이었다. 팀은 영입생인 베테랑 이지영, 그리고 팀의 차세대 포수로 뽑히는 조형우에게 먼저 기회를 줬다. 김민식은 세 번째 옵션이었다.
냉정했지만, 현실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겨울의 시련에서 마음을 단단하게 다잡은 김민식은 흔들리지 않고 2군 생활에 임했다. 김민식은 22일 인천 NC전 이후 충격적인 개막 엔트리 탈락 당시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그런 것은 없었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받아들이기가 편했던 것 같다”고 의외의 대답을 했다. 팀 내 역학 구조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열심히 하면 반드시 기회는 한 번 온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처지지 않았다. 퓨처스팀(2군)에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성실하게 훈련했다. 김민식은 “2군에서 잘하고 있어야 기회도 있다고 생각했다. 2군에서도 안 처지고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떠올렸다. 김민식은 “찬스가 오든 아니든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냥 내 주어진 위치에서 열심히 하자는 생각을 했다”고 담담하게 당시를 되돌아봤다.
성실한 선수를 마다할 사람은 없다. 그의 성품을 아는 이들이 김민식을 도왔고, 퓨처스리그 19경기에서 타율 0.316, 출루율 0.458을 기록하며 언젠가는 찾아올 기회를 묵묵하게 기다렸다. 김민식의 생각이 맞았다. 그 기회는 5월 초 찾아왔다. 조형우의 활용법을 고민하던 SSG는 김민식을 올려 대안을 찾아보려 했다. 그리고 김민식은 그 기회를 멋지게 잡았다,
김민식은 5월 9일 1군 콜업 후 이지영과 포수 마스크를 나눠 쓰며 시즌 20경기에서 타율 0.333, 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91을 기록하며 공격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22일 인천 NC전에서도 선발 포수로 나서 2루타 하나 포함 4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팀의 12-4 승리에 일조했다.
오히려 이지영보다 SSG 투수들에 대해 잘 아는 김민식이다. 이날 선발로 나선 김광현의 6이닝 퀄리티스타트 투구도 김민식의 덕이 있었다. 김민식은 “광현이형이 던지는 날은 광현이형이 승리를 못 해도 팀이 경기는 이겨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초반에 저쪽에서 볼넷을 많이 주고 점수가 나서 조금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광현이형이 느끼기에도 오늘은 패스트볼에 힘이 조금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공이 잘 들어오는 것 중심으로 패턴을 바꿔보자고 했다. 그렇게 해서 나중에 감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김광현의 공을 오랜 기간 잡아봤기에 과감하게 변형할 수 있었다.
공·수 모두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김민식은 “지영이형이 있으니까 자주 출전을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체력적인 면은 항상 괜찮다. 그러다 보니 나갈 때마다 하나씩 칠 수 있고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주위의 증언은 그렇지 않다. 2군에서 성실하게 준비를 했기에 지금의 퍼포먼스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준비한 자에게 더 따뜻하게 열린다. 시련의 계절을 성실하게 이겨낸 김민식이 그 자격으로 다시 봄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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