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규 칼럼] 2024 대학리그, 상반기를 빛낸 별들 ② 건국대 프레디와 경희대 배현식

조원규 2024. 6. 22.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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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아’라건아를 닮고 싶은 프레디
‘다재다능’이정현을 닮고 싶은 배현식
[점프볼=조원규 칼럼니스트]

2024 KUSF 대학농구 U-리그(이하 대학리그)에서 상반기 각 팀에 꼭 필요했던 12명의 선수를 선정했습니다. 출전 시간, 1차 스탯, 팀내 비중을 기준으로 대학 지도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했습니다.

 


▲ ‘대한건아’ 라건아를 닮고 싶은 프레디

건국대는 2022년 대학리그 준우승팀입니다. 정규리그 7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 8강에서 우승후보 연세대를 눌렀습니다. 파죽지세로 경희대까지 제압, 팀의 대학리그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습니다.

작년에도 7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변은 반복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만난 연세대에게 52-61로 패하며 시즌을 종료했습니다. 작년과 재작년, 조환희와 프레디가 팀을 이끌었고 지금도 팀의 중심입니다.

연고대 빼고 다 나와~

두 베테랑은 올해 건국대 성적을 공동 3위까지 올렸습니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다음 순위에 건국대의 이름이 있습니다. 고려대((2패)와 연세대(1패)를 제외한 다른 팀에게는 승리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상위권 경쟁을 펼치는 동국대와 중앙대도 건국대의 기세를 막지 못했습니다.

6월 21일 중앙대전, 프레디는 30득점 20리바운드로 골밑을 지배했습니다. 파울을 10개나 얻었고, 자유투로만 10점을 올렸습니다. 서지우와 서정구 등 중앙대의 어린 빅맨들은 프레디를 감당하지 못했습니다. 스틸도 5개나 기록했습니다. 프레디 한 선수가 팀에게 25번의 공격 기회를 더 만들어줬습니다.

힘과 높이, 스피드, 탄력을 모두 갖춘 프레디는 건국대의 가장 강력한 공격 옵션입니다. 흑인 선수의 피지컬은 국내 선수들에게 버겁습니다. 프레디는 2022년 20.7득점 15.3리바운드, 2023년 17.6득점 17.9리바운드, 올해도 17.7득점 17.2리바운드로 매년 15득점 15리바운드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프레디의 팀 내 절대적인 비중은 출전 시간에서도 확연히 드러납니다. 올해 건국대가 치른 열 경기 중 여섯 경기에 풀타임 출장했습니다. 세 경기는 39분 이상 뛰었습니다. 2쿼터에 파울트러블에 걸린 5월 31일 단국대전만 30분 16초를 뛰었습니다.

최소 39분은 뛰워줘야~

아직 세련된 공격 스킬을 갖추진 못했습니다. 준 해리건과 강지훈에게 고전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려할 점이 있습니다. 프레디는 학업과 별도로 한국어 공부도 합니다. 그래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팀 농구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경기는 다 이기고 싶다.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고려대와 연세대도 지고 싶지 않다. (4월 19일) 고려대전은 우리 팀이 열심히 했다. 4쿼터까지 잘했으면 이길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프레디는 얘기합니다. 연세대도 다시 만나면 이길 수 있다고 전의를 불태웠습니다.

황준삼 건국대 감독은 “우리 팀의 첫 번째 (공격) 옵션이다. 일대일로는 상대가 프레디를 막기 힘들어서 더블팀을 많이 온다. 거기에서 공이 나오면 다른 선수들이 슛이나 이대이로 해결한다”고 프레디 활용법을 설명합니다. 프레디의 경쟁력에 조금의 의문도 엿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좋은 성적의 이유는 ‘단순함’에서 찾습니다. “복잡하게 얘기하면 선수들이 헷갈려 한다. 그래서 패턴을 단순하게 가져간다”고 했습니다. 이 역시 프레디의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선택하기 어렵습니다.

라건아의 스타일이 좋아요~

프레디가 좋아하는 선수는 라건아입니다. 프레디는 라건아와 비슷한 신장입니다. 힘이 좋은 것도 닮았습니다. “라건아는 힘이 좋다. 그런 스타일을 좋아한다”며 “내외곽을 모두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황 감독은 "우리는 단기전(플레이오프)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했습니다. 프레디와 조환희가 정상 컨디션이면 어느 팀을 만나도 자신 있다는 것입니다. 건국대는 황 감독의 바람 이상으로 순항하고 있고, 그 중심에 프레디가 있습니다.

▲ ‘다재다능’ 이정현을 닮고 싶은 배현식

올해 경희대에서 가장 많이 득점한 선수는? 가장 많이 리바운드를 잡은 선수는? 가장 많이 3점 슛을 성공한 선수는? 3점 슛 성공률이 가장 높은 선수는?

1학년 배현식입니다. 145득점(평균 14.5득점), 67리바운드(평균 6.7개), 3점 슛 17개(평균 1.7개), 3점 슛 성공률 44.7%로 모두 팀 내 1위를 기록했습니다. 배현식의 활약에 힘입어 경희대는 공동 3위로 전반기를 마쳤습니다.

득점, 리바운드, 3점 슛 1위

경희대의 최근 2년 성적은 롤러코스터입니다. 2022년은 10승 4패로 3위에 올랐습니다. 플레이오프도 4강에 진출했습니다. 작년은 8위로 간신히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했지만, 1차전에서 탈락했습니다.

올해 전망도 밝지는 않았습니다. 경희대에는 4학년이 없습니다. 3학년 세 명과 1, 2학년이 전부입니다. 리쿠르팅도 평년작이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연세대에 2패, 단국대와 1승 1패 등 시즌 초반 흐름은 예상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주전 빅맨 김수오의 부상이라는 악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5월 7일 연세대전 패배 이후 4연승을 달리고 있습니다. 어려운 상대인 중앙대에게 대역전극을 펼치며 기세를 올렸습니다. 6월 10일, 3쿼터 종료 3분 전까지 중앙대가 18점을 앞섰습니다. 그런데 그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배현식은 57-60으로 추격하는 3점 슛, 68-64로 달아나는 3점 슛, 74-68로 추격을 따돌리는 3점 슛 등 4쿼터에만 11득점의 놀라운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2쿼터까지 무득점으로 부진했지만 3, 4쿼터에만 14득점을 올리며 역전극의 주연이 됐습니다.

4쿼터 11득점, 대역전극 완성

이 경기, 배현식의 팀 내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수치는 출전 시간입니다. 이날 배현식은 36분 51초를 뛰었습니다. 전반에 득점포가 침묵했지만, 김현국 감독은 배현식을 믿었습니다. 리그 총출전 시간도 우상현보다 불과 9분 적은 팀 내 2위입니다.

김현국 경희대 감독은 “배현식이 1학년인데도 중추적인 역할을 해 준다”며 “미드레인지 게임은 원래 잘했던 선수다. 3점 슛의 자신감이 올라가면서 다른 것들도 자신감이 올라간 것 같다”고 흐뭇해했습니다. 또 “똑똑하다. 코트에서 지금 필요한 것이 뭔지 아는 선수”라며 웃었습니다.

배현식도 같은 말을 합니다. “대학은 피지컬이나 조직적인 움직임이 고등학교 때와 다르다. 나는 어릴 때부터 농구를 해서 비큐(농구 센스)가 높은 것 같다. 쓱 보면 어디로 가야 할지 보인다(웃음)”고 했습니다.

대학 입학 후 아쉬운 부분보다 잘된 부분이 더 많다며 첫 번째로 얘기한 것은 3점 슛입니다. “동계 때부터 슛 연습을 고등학교 때보다 많이 했다. 시즌에도 야간 훈련을 하고 있다. 슛 감이 많이 올라왔다”고 높아진 3점 슛 성공률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배현식의 롤모델은 이정현(서울 삼성)입니다. “빠르지 않지만, 농구를 감각적으로 한다. 이대이 픽앤롤도 잘하고, 슛도 잘 넣고…. 그런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합니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 능력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앞선이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뒷선 선수’가 아니다. 1번, 2번, 3번 다 잘하는 다재다능한 선수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때는 팀 사정상 ‘뒷선’에서 역할이 많았습니다. 그런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을 경계합니다.

나는 앞선이다. 리딩도 어렵지 않다

배현식은 안양고 시절 석준휘(고려대)와 팀의 원투펀치였습니다. 비슷한 신장의 석준휘가 볼 핸들러의 역할을 많이 했던 반면, 힘이 좋은 배현식은 포스트에서 역할이 많았습니다. 때로 빅맨 수비도 담당했습니다.

“연습경기 때부터 종종 1번으로 뛰었다”는 배현식은 중대전에서도 리딩을 보면서 2대2를 많이 하라는 김 감독의 주문을 소화했습니다. “리딩도 어렵지는 않다”고 당당하게 얘기하는 새내기의 자신감이 자주색 군단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조원규_칼럼니스트 chowk87@naver.com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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