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은 손흥민과 함께 최고였다"... 재소환된 '손-케 듀오'→케인 활용법 제시
[인터풋볼] 박윤서 기자 = 해리 케인이 자꾸만 전방에서 고립되면서 그의 활용법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잉글랜드는 21일 오전 1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프랑크푸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덴마크와 1-1로 비겼다. 이로써 잉글랜드(1승 1무)는 조 1위에, 덴마크(2무)는 2위에 위치하게 됐다.
두 경기 연속 졸전이었다. 1차전 세르비아전 주드 벨링엄의 헤더 득점과 덴마크전 케인의 득점을 빼면 잉글랜드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낸 적은 거의 없었다. 세계 최고의 공격진을 갖고도 골을 넣지 못하니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공격 전술에 많은 비판이 따르고 있다.
그중 가장 비판 여론이 큰 것은 바로 케인 활용법이다. 케인은 1차전 세르비아전서 정통 스트라이커 역할을 수행했다. 중원에 벨링엄, 데클란 라이스, 트렌트-알렉산더 아놀드 등 빌드업에 능한 선수들이 위치해 있기에 어느 정도 교통 정리를 위해 케인을 전방에 냅둔 모양이다. 그러나 이는 완전한 패착이었다. 케인은 세르비아전 전반전 터치 단 2회로 보이지 않았다. 후반전 들어 밑으로 점점 내려와 볼 터치 횟수를 늘렸으나 케인을 잘못 쓰고 있다는 지적은 이어졌다.
케인은 스트라이커지만 낮은 위치까지 내려와 빌드업을 담당하는 선수다. 동료와의 연계에 능하고 시야가 넓어 좌우 윙어에게 뿌려주는 긴 패스는 일품이다.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닌 창의적인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면서 득점까지 책임지는 선수다.
영국 언론들은 케인을 전방에만 냅두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잉글랜드 레전드 제이미 캐러거도 케인을 정통 스트라이커로만 사용한다면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결정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고,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 소속 댄 킬패트릭 기자도 "케인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선택에 반기를 들었다.
그러나 덴마크전 케인은 또다시 고립됐다. 세르비아전보다는 후방까지 내려오는 모습이었으나 좋은 찬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벨링엄과 겹치면서 벨링엄의 활약이 죽었고, 대체적으로 잉글랜드가 라인을 내리면서 케인의 영향력은 더욱 줄어들었다.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골을 넣은 것은 고무적이었지만, 경기 전체를 놓고 볼 때는 합격점은 아니었다.
영국 '텔래그래프'는 22일 잉글랜드 레전드 공격수 게리 리네커의 발언을 전했다. 리네커는 "케인이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부족했다. 골을 넣었지만 더 잘해야 했다. 움직임은 최소화됐다"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매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케인은 지난 4번의 메이저 대회(유로 2016, 2020+월드컵 2018, 2022)에서 평균 37번의 터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유로 2024에서 케인은 단 26번의 터치를 기록했을 뿐이다.
케인의 활용법에 대해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뉴캐슬 유나이티드 팬 페이지 '뉴캐슬 월드'를 운영하는 팔로워 1.4만 명을 보유한 찰리 베넷이 흥미로운 의견을 내놨다. 그는 22일 자신의 SNS에 "케인은 손흥민과 함께 뛰었을 때 최고의 축구를 펼쳤다"라며 손-케 듀오의 활약을 인정했고, 이어 앤서니 고든의 기용을 강조하면서 "고든이 바로 손흥민과 가장 가까운 선수다. 빠르고 직접적이며 후방에서 플레이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골을 넣을 수도 있다. 슬로베니아전 선발로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과거 케인이 토트넘 훗스퍼에서 뛰었을 때 손흥민과 좋은 활약을 펼쳤던 점을 든 것이다. 케인은 토트넘 시절 후방까지 내려와 좌우로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좋은 패스를 뿌려 주었고, 이는 골로 많이 연결됐다. 또한 손흥민이 측면에서 상대 수비진을 흔들고 내주는 패스를 받아 직접 골을 넣기도 했다. 케인의 파트너로서 최고였던 손흥민이다.
손-케 듀오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에도 발자취를 남겼다. 두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만 합작한 득점이 무려 47골(케인 23골, 손흥민 24골)이다. 첼시의 전설 디디에 드로그바와 프랭크 램파드의 기록(36골)을 훌쩍 넘겼다. 비록 이번 시즌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손-케 듀오는 끝났지만, 두 선수의 시너지는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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