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G 연속 QS+KKKKK' 고척돔에 울려퍼진 사직예수의 이름 "윌커슨"…'키움 6-1 격파' 롯데 2연패 탈출 [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사직예수' 애런 윌커슨의 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앞세워 키움 히어로즈를 제압하고 2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롯데는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 간 시즌 11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6-1로 승리하며 2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반대로 키움은 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 선발 라인업
롯데 : 황성빈(중견수)-고승민(2루수)-나승엽(1루수)-빅터 레이예스(좌익수)-손호영(지명타자)-윤동희(우익수)-박승욱(유격수)-정훈(3루수)-손성빈(포수), 선발 투수 애런 윌커슨.
키움 : 이주형(우익수)-로니 도슨(지명타자)-김혜성(2루수)-송성문(3루수)-최주환(1루수)-이용규(좌익수)-김건희(포수)-이재상(유격수)-장재영(중견수), 선발 투수 하영민.
주중 3연전에서 나란히 루징시리즈를 당한 키움과 롯데의 주말 3연전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한 것은 키움이었다. 키움은 전날(21일) '에이스' 엠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앞세워 최근 타격감이 물오른 롯데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하며 5-2로 승리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의 흐름은 완전히 상반됐다. 롯데도 '사직예수' 애런 윌커슨 카드를 꺼내들었고, 시리즈의 균형을 원점으로 돌려놨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롯데는 경기 초반 대량득점 찬스를 손에 쥐었다. 빅터 레이예스의 2루타와 윤동희, 박승욱의 연속 볼넷으로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정훈과 손성빈이 키움 선발 하영민에게 연속 삼진을 당하면서 찬물을 끼얹었는데, 3회초 공격에서 키움 내야의 '실책' 도움을 받으며 주도권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고승민의 안타와 나승엽의 볼넷 이후 레이예스의 땅볼로 2사 1, 3루를 만들었다. 이때 손호영이 친 타구가 유격수 방면으로 향하면서 이닝이 매듭지어지는 듯했는데, 키움 이재상이 치명적인 포구 실책을 범했고, 고승민이 홈을 밟으며 선취점을 확보했다. 그리고 후속타자 윤동희가 적시타를 터뜨려 2-0으로 달아났다.
물론 키움도 당하고 있지 만은 않았다. 키움은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장재영이 롯데 선발 윌커슨의 5구째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로 형성되는 139km 커터를 힘껏 잡아당겼다. 이 타구는 무려 178.2km의 속도로 뻗어나가더니, 고척돔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타자로 포지션을 전향한 뒤 3경기 만에 터진 데뷔 첫 홈런이었다. 투수로는 꽃을 피우지 못했지만, 고교 시절 타격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면서 '이도류'로 변신을 준비하기도 했던 장재영의 특급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키움의 추격에 롯데는 곧바로 간격을 벌려나갔다. 롯데는 5회초 선두타자 황성빈이 안타를 터뜨리며 물고를 튼 뒤 고승민이 볼넷을 얻어내며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다. 여기서부터 롯데 타선이 폭발했다. 나승엽이 하영민의 5구째 143km 직구를 공략해 우익수 방면에 1타점 2루타를 터뜨린 후 손호영의 희생플라이와 윤동희의 적시타를 바탕으로 5회초 공격에만 3점을 수확하며 5-1까지 달아났다.
'사직예수' 윌커슨은 장재영에게 홈런을 맞은 것을 제외하면 제 몫을 다했다. 윌커슨은 1회 김혜성에게 2루타를 내주며 찾아온 2사 2루의 위기를 실점 없이 마친 뒤 2회에도 1사 2루에서 키움 타선을 요리했다. 이후 3회 선두타자 장재영에게 홈런을 맞았으나 흔들리지 않았고, 4회 최주환-이용규-김건희로 이어지는 타선을 모두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이날 첫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그리고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 5회에도 이렇다 할 위기 없이 키움 타선을 묶어내며 승리 요건을 손에 넣었다.
최근 롯데는 불펜이 헐거워진 탓에 선발 투수가 7이닝을 소화해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만큼 불펜에 믿을 만한 투수가 둘 이상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 이에 사직예수는 팀의 니즈를 정확하게 수행했다. 윌커슨은 6회 첫 타자 김혜성에게 안타를 맞고 이닝을 시작했으나, 송성문-최주환-이용규로 이어지는 타선을 철벽 봉쇄했다. 6이닝을 소화했음에도 투구수가 81구에 불과했던 윌커슨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병살타를 곁들이며 다시 한번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으면서 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승기를 드높였다.
5회 3점을 뽑은 뒤 추가점을 만들어내지 못하던 롯데 타선은 8회초 선두타자 박승욱의 볼넷과 오선진의 희생번트로 마련된 득점권 찬스에서 대타 이정훈이 승기에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폭발시켰다. 그리고 7회 투구를 마친 뒤에도 투구수가 100구를 넘지 않았던 윌커슨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는데, 선두타자 이주형에게 안타를 맞은 뒤 진해수에게 바통을 넘기고 교체됐다. 이때 고척돔 3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은 "윌커슨"의 이름을 연호하며 호투에 뜨거운 기립 박수르 쏟아냈다.
윌커슨에게 마운드를 넘겨받은 진해수는 첫 타자 로니 도슨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 선행 주자를 지웠다. 그리고 이어나온 김혜성을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매듭지었고, 9회 김상수(1이닝)가 등판해 키움 타선을 묶어내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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