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탄쿠르, 손흥민에게 했던 ‘인종차별 발언’에 다시 한 번 사과 “상처받은 사람들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

로드리고 벤탄쿠르. 게티이미지코리아

로드리고 벤탄쿠르 인스타그램 캡처

손흥민(토트넘)에게 인종차별적 농담을 했던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시 한 번 사과문을 게재했다.

벤탄쿠르는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손흥민과 대화를 나눴다. 우리의 깊은 우정을 생각해 손흥민은 이 사건이 단지 안타까운 오해였다는 점을 이해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내 말 때문에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난 다른 사람은 언급한 적이 없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며 “다른 누구에게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불쾌한 감정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모든 문제를 내 친구(손흥민)와 함께 해결했다”고 덧붙였다.

우루과이 출신의 벤탄쿠르는 최근 자국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과 관련된 말로 한 차례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진행자가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할 수 있나’라는 질문을 하자 벤탄쿠르가 “손흥민의 사촌 유니폼을 갖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다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동양인은 다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인 의미가 담긴 발언이었다.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손흥민.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로 인해 거센 비난이 쏟아지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의 글을 남겼다. 손흥민도 며칠 뒤 “벤탄쿠르가 나를 공격하려는 뜻으로 그렇게 말한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두둔했고, 침묵을 지켜오던 토트넘도 그제서야 SNS를 통해 손흥민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벤탄쿠르가 다시 한 번 진심을 담아 사과를 하면서 모든 일이 마무리된 느낌이다.

다만, 이와는 상관없이 잉글랜드축구협회(FA) 차원의 징계가 나올 여지는 있다. 영국 ‘더 타임스’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FA는 이 사건을 인지하고 있고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A는 그동안 경기 외적인 상황에서 발생한 인종차별에도 징계를 내려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19년 맨체스터 시티의 베르나르두 실바다. 당시 실바는 SNS를 통해 팀 동료였던 뱅자맹 멘디의 피부색을 짙은 갈색인 스페인 과자에 비유했다가 1경기 출전정지와 벌금 5만 파운드(약 8798만원)의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서로 격려하는 손흥민과 벤탄쿠르. 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