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켰더니 퀴퀴한 냄새? 알고보니···“곰팡이 득실” [헬시타임]
때이른 더위에 에어컨·제습기 사용량 급증
청소 등 관리 소홀하면 호흡기 건강 위협할 수도
작동 시 퀴퀴한 냄새 나면 곰팡이 생겼을 확률 높아
올 여름 전례 없는 폭염이 예고되며 여름철 가전제품의 사용도 대폭 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한국갤럽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에어컨은 우리나라 가구의 약 98%가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됐다. 제습기도 약 35%의 가구가 이용 중이다. 이러한 가전제품의 성능을 유지하고 전기세를 절감하려면 주기적인 청소 등 관리가 필요하다. 여름철 가전제품 관리를 소홀히 하면 쾌적하고 건강한 실내환경 유지에 방해가 될 뿐 아니라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 관리 소홀로 에어컨과 제습기 내부에 먼지와 습기가 쌓이면 각종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유아와 노인, 환자 등이 있는 가정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에어컨과 제습기 내부에 서식하던 미생물이 공기 중에 부유하다가 인체로 들어오면 알레르기 반응, 천식, 비염 등 다양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본격적인 무더위에 앞서 가정과 사무실의 여름철 가전을 정비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류혜승 인천힘찬종합병원 호흡기내과 과장의 도움말로 여름철 가전제품 관리법을 살펴보자.
에어컨은 냉각제를 액체로 응축했다가 다시 증기로 바꾸는 과정을 반복하며 냉방 효과를 낸다. 가동을 멈추면 내부에 남은 물방울이 습한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각종 유해균과 곰팡이 등이 번식하기엔 최적의 장소다.
제습기도 이와 비슷한 원리로 작동한다. 건조식 제습기는 공기 중의 습기를 직접 흡수하거나 흡착시킨다. 냉각식 제습기는 공기 중의 수증기를 물로 응축시켜 습기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이 때 에어컨과 같이 냉매를 이용하는데 공기 중의 수분을 빨아들였다가 건조하고 냉각된 공기를 실내로 배출한다. 이 과정에서 필터에 걸러진 유해 물질을 제대로 청소하지 않고 바로 틀거나 정기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미생물이 공기 중에 퍼져 있다가 호흡기로 들어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대표적인 미생물은 바로 곰팡이다. 일단 기기를 켰을 때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곰팡이가 생겼을 확률이 매우 높다. 문제는 곰팡이가 천식, 비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는 점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경우 아스페르길루스 곰팡이에 의한 감염이 생길 수 있다. 이 곰팡이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나 천식 환자에게는 만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오한, 발열, 흉통, 호흡곤란, 가래 끓는 기침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기침, 오한, 객혈,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난다.
에어컨에서 증식하는 또 다른 대표적인 균으로 레지오넬라균을 꼽을 수 있다. 레지오넬라균은 주로 중앙냉방 장치를 사용하는 빌딩의 냉각기 내 냉각수가 오염돼 생기고 가정용 에어컨으로는 거의 감염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앙냉방 장치를 활용하는 사무실에서 장시간 생활하는 직장인이라면 사무실 내 에어컨 필터를 청소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되면 독감과 같은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독감형과 두통, 근육통, 고열, 오한 등 증상을 일으키는 폐렴형의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감기로 오인하기 쉽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특별한 치료 없이 회복되기도 하지만 면역력이 매우 악화된 상태에서 초기에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치명적일 수 있다.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에어컨이나 제습기 등 여름철 가전제품을 건강하게 사용하려면 계절이 바뀐 후 처음 사용할 때는 물론 사용 중에도 정기적으로 청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터는 최소 2주에 한 번씩 꾸준히 청소해 미생물이나 곰팡이가 오래 머물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필터를 청소하기만 해도 곰팡이를 7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필터를 청소할 때는 우선 청소기 또는 칫솔 등으로 먼지를 털어내 준다. 먼지가 많다면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어서 닦고 그늘에 완전히 말려야 한다. 청소 중에는 곰팡이 포자가 공기 중에 퍼져 인체로 유입될 수 있으므로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창문은 열어두도록 하자.
에어컨 사용 습관도 중요하다. 에어컨 작동 초반에 곰팡이가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틀고 나서 5분 정도는 창문을 열어 환기시켜주는 것이 좋다. 또 사용 후에는 바로 끄지 말고 10~20분 정도 송풍모드를 작동해 내부를 건조시켜야 곰팡이의 번식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하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동하는 중간에 주기적으로 환기를 해줘야 한다. 류 과장은 “에어컨 사용 후 열과 콧물, 인후통, 코막힘, 두통, 피로감, 관절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생길 경우 단순한 감기로 생각해 참지 말고 정확한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며 “만약 세균이나 곰팡이에 의한 폐렴일 경우 패혈증, 폐농양 등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더 위험하기 때문에 빠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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