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공무원 감시하는 '로봇 스파이' 등장"[통신One]
작업 환경 개선을 위한 혁신적 도입 vs. 직원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논란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지난 3월, 캐나다 퀘벡 주 가티노(Gatineau)에 위치한 세 개의 연방 정부 청사 타워에 작은 로봇이 등장했다. 글로벌DWS(GlobalDWS)가 개발한 이 로봇은 약 20개의 센서와 360도 카메라를 사용해 작업장을 돌아다니며 공기 질, 조도, 소음, 습도, 온도 등을 측정하고 CO2, 메탄, 라돈 가스도 분석한다. 목표는 너무 덥거나 습하거나 어둡지 않은, 인간을 위한 더 나은 작업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글로벌DWS의 공동 창업자인 야히야 사드(Yahya Saad)는 로봇에 AI를 사용해 카메라가 사진을 찍고 사람 수를 분석, 계산한 뒤 이미지를 삭제한다고 설명했다. 로봇의 주된 목적은 작업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개선하는 것이며, 이러한 조치가 에너지를 절약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난방, 냉방, 조명 등의 에너지 소비를 줄여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정부 서비스 연합(Government Services Union)의 전국 회장인 부루스 로이(Bruce Roy)는 이 로봇의 도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사람들은 항상 감시받는다고 느낀다"라며 "로봇은 경영을 위한 스파이"라고 주장했다. 로이 회장은 이미 직원 출석 및 업무 성과를 모니터링할 방법이 있는 상황에서 로봇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이다.
9월부터 연방 정부는 공무원들에게 주당 3일 사무실 출근을 요구할 준비를 하고 있다. 공공 서비스 조달부 장관인 장-이브 뒤클로(Jean-Yves Duclos)는 이 로봇이 사무실 공간의 활용도를 관찰하여 향후 몇 년 동안 직원들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봇은 3월 시범 프로그램 이후 7월과 10월에 다시 도입될 예정이며, 2년간 임대 비용은 39,663달러(약 450만 원)이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로봇이 수집하는 데이터의 사용 및 저장 방식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글로벌DWS의 사드는 로봇이 직원 개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로봇이 환경 보건 및 안전 조치와 공간에 있는 사람의 수만 측정하고 고용주가 로봇이 찍은 사진을 저장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데이터는 캐나다 내 서버에 저장되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이미지는 보관되지 않는다.
정보 시스템의 사회적 평가 고문인 피에로 페라도(Pierrot Péladeau)는 로봇이 생성하는 데이터의 품질에 의구심을 표명하며, 직원들이 로봇을 이용해 데이터를 조작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로봇이 개인의 세부적인 환경 선호도를 고려하지 못하면 진정한 작업 환경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로봇 도입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일부 공무원들은 로봇이 사무실 환경을 개선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공기 질 개선과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또한, 로봇이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장기적으로 사무실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직원들의 건강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하지만 로봇 도입이 직원들의 프라이버시와 감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크다. 로봇이 수집한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될지, 어디에 저장될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며, 이는 직원들과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연방 정부와 노동조합 간의 이러한 논쟁은 앞으로 로봇 기술이 공공 부문에서 어떻게 활용될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기술의 발전이 업무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동시에 프라이버시와 윤리적 문제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사례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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