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은 왜 ‘4G 15타수 1안타’ 루키에 박수를 보냈나… “저렇게 하면 무조건 쓴다”

김태우 기자 2024. 6. 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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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SSG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박지환은 타고 난 재질은 물론 남다른 멘탈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SSG랜더스
▲ 박지환은 최근 들어 타율이 다소 떨어졌지만 그래도 당차게 배트를 휘두르며 이숭용 SSG 감독의 신임을 얻고 있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올 시즌 SSG의 최고 히트 상품은 단연 고졸 신인 내야수 박지환(19)이다. 세광고를 졸업한 박지환은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SG의 1라운드 전체 10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1번부터 9번까지는 모두 투수였다. 박지환은 예상대로 야수 중에서는 가장 먼저 호명을 받았다.

캠프 당시부터 예사롭지 않은 기질을 인정받았던 박지환은 올해 곧바로 1군에 데뷔해 경험을 쌓아가는 중이다. 4월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손등에 공을 맞아 미세골절상을 입는 시련도 있었으나 예상보다 빠른 회복 속도로 1군에 돌아와 대활약을 하고 있다. 6월 9일 1군에 돌아온 뒤 타율은 무려 0.386에 이른다. 복귀 직후 대단한 타격감을 보여주며 리그의 히트 상품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타격감이 다소 떨어졌다. 역시 1군 투수들의 수준은 높고, 9개 구단의 견제도 집요해지고 있다. 박지환은 1군 복귀전인 6월 9일 롯데전부터 6월 15일 대전 한화전까지 7경기에서 29타수 16안타, 타율 0.552라는 미친 타격감으로 리그의 주목을 한몸에 모았다. 이 기간 출루율은 0.567, 장타율은 0.828로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395에 이르렀다.

하지만 6월 16일 이후 4경기에서는 15타수 1안타, 타율 0.067에 머물고 있다. 15타수 중 절반에 이르는 7번이 삼진이었다. 21일 인천 NC전에서는 선발 리드오프로 출전했으나 5번의 타격 기회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 그중 3번이 삼진이었다.

신인이고, 아직 배우고 경험해야 할 것이 많다. 베테랑 김성현도 돌아온 만큼 한 번쯤은 선발에서 제외해 머리를 식혀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이숭용 SSG 감독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1번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만큼 타순(9번)만 조정해 22일 인천 NC전에도 선발로 넣었다. 이 감독은 21일 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에도 불구하고 박지환의 스윙에서 긍정적인 면을 봤다고 했다.

박지환은 21일 NC 외국인 타자 카일 하트를 상대로 1회 5구째 유격수 땅볼, 3회 5구 헛스윙 삼진, 5회 2구 우익수 뜬공을 기록했다. 8회에는 김영규를 상대로 헛스윙 세 번을 하며 결국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9회 2사 1,3루에서는 임정호를 상대로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결과와 별개로 박지환의 적극적이면서 공격적인 대응을 보고 가능성을 봤다고 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는 소극적으로 스윙을 해 오히려 자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감독이 기회를 줬는데 사실상 얻는 것 없이 타석에서 나오는 셈이다. 그러나 박지환은 설사 삼진을 먹더라도 당차게 스윙을 했다. 이 감독은 “박지환이 주눅들고 그런 것 같지 않다”고 웃으면서 “어떻게든 해보려는 게 보였다. 나는 그런 모습이 좋은 것이다. 저렇게 하면 나는 무조건 쓴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 SSG는 박지환이 안정적으로 시즌을 완주할 수 있게끔 모든 방법을 강구할 태세다 ⓒSSG랜더스

박지환은 올 시즌 22경기에서 타율 0.357, 2홈런, 10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 감독은 박지환이 이 성적을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신인의 한계는 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3할도 아니고, 2할7~8푼 정도만 해줘도 좋다고 생각한다. 대신 시즌 끝까지 잘 버티면서 유의미한 경험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의 경험이 그대로 사라질 수도 있다.

그래서 부상을 막으려고 한다. 박지환의 슬라이딩이 거칠고 위험하다는 평가가 내부적으로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이를 가다듬고, 시즌 뒤에는 슬라이딩 훈련까지 다시 시키겠다는 말을 하는 이유다.

올해 이 감독이 박지환과 또 다른 신인 내야수 정준재(21)를 눈여겨보며 1군에서 활용하는 것도 성적을 떠나 그런 적극성과 독기가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실패하더라도 투자할 가치가 충분한 플레이를 한다. 이 감독은 “경험이 쌓이면 저 두 선수(박지환 정준재)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지환이 체력을 관리하면서 시즌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준재가 필요하다는 게 이 감독의 강조다. 두 선수의 올 시즌 상호보완 작용을 기대해도 좋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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