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가 곧 시네마였다"…엔하이픈X이충현의 다크 누아르

김다은 2024. 6. 2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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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김다은기자] "7명의 멤버들이 서있는 것만으로도 한 편의 시네마와 장르가 됐습니다." (이충현 감독)

엔하이픈과 충무로 신성 이충현 감독이 만났다. 전 세계 최초 콘셉트 시네마를 통해서다. 엔하이픈의 정규 2집 서사를 12분가량의 영상에 응축했다. 한 편의 다크 누아르를 탄생시켰다.

"사실 영화를 찍는 건 처음이라 어려웠습니다. 멤버 전원이 대사 연기를 하는 것도 처음이었죠." (성훈)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 만들자는 각오로 만들었습니다." (제이)

1,500명의 엔진(팬덤)과 그 시작을 함께했다. 한 팬은 '디스패치'에 "오전 9시부터 기다렸다. 멤버들의 액션 연기가 너무 기대된다"고 상영 전 기대감을 털어놨다.

엔하이픈이 22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정규 2집 '로맨스 : 언톨드'(ROMANCE : UNTOLD) 콘셉트 시네마 단체 관람 이벤트를 열었다. '디스패치'가 그 현장을 함께 했다.

◆ 엔진으로 가득 찼다

현장은 시작 전부터 인산인해였다. 행사의 공식 시간은 오후 1시였지만, 오전 9시부터 티켓 줄이 이어졌다. 팬들은 엔하이픈을 보고자 새벽잠을 이기며 자리했다.

전 세계 엔진들이 모였다. 중국, 일본, 미국 등 국적과 나이를 불문한 팬들이 비를 뚫고 걸음 했다. 23살 황현희 양은 "2년째 엔진이다. 12분을 보려고 새벽부터 지방에서 왔다"고 밝혔다.

오후 12시. 포토월 행사가 시작됐다. 조용하던 코엑스에 함성과 플래시가 연이어 터졌다. 멤버들이 등장하자, 엔진들은 저마다 핸드폰을 들고 엔하이픈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

총 1,500명의 관객과 상영을 함께했다. 각 5관이 모두 엔진들로 가득 찼다. 멤버들은 GV 상영관 1열에 안착했다. 성훈은 상영 전 "재미있겠다"며 기대감에 부풀었다.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했다. 에티켓이 곧 함성이었다. 팬들은 시네마 속 엔하이픈의 연기에 함께 웃고 울었다. 상영 후 시작된 간담회에서 멤버들이 인삿말을 건네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 다크 누아르 전문 감독과 아이돌의 만남

'로맨스 : 언톨드'는 K팝에서 처음 시도하는 콘셉트 시네마다. 엔하이픈의 정규 2집의 서사를 응축한 콘텐츠이자, 이들이 새롭게 펼칠 이야기의 포문을 담았다.

이충현 감독이 연출했다. 영화 '몸값'과 '콜', 넷플릭스 '발레리나' 등을 연출한, 액션 미스터리물의 신성이다. K팝 아이돌과의 작업은 처음이다. 그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 콜라보의 시작은 어디였을까. 이 감독은 "빌리프랩이 먼저 제안했다. 흔쾌히 승낙했다. 엔하이픈의 확실한 세계관에 끌렸다"면서 "굉장히 새로운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이 감독과 엔하이픈의 공통점은 바로 뚜렷한 색깔이다. 이 감독은 "엔하이픈의 다크함과 유니크함이 제 스타일과 맞아떨어졌다. 공존하면서 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성훈은 "운명 같은 만남이었다"고 표현했다. 또 새로운 경험이었다. 정원은 "사실 영화감독님과 (합작)한다고 들었을 때 놀랐다. 디테일이 확실히 다르시더라. 찍으면서도 신기했다"고 전했다.

제이크는 "보통 뮤비 촬영할 때와 느낌이 달랐다. 찍는 방식부터 카메라 앵글과 구도 모두 색다른 도전이었다"면서 "걱정을 조금 했는데 결과물을 보니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 "스턴트 대역 없이 온몸을 던졌다"

시네마는 뱀파이어와의 공존이 끝난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엔하이픈이 자신을 유일하게 구원해 준 인간 '클로에'를 구하는 서사다. 12분간 다이내믹한 액션과 이야기가 펼쳐진다.

데뷔 때부터 이어온 '뱀파이어' 세계관의 연장선이다. 희승은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다"며 "정규 2집과 연결되어 있다. 이 감독님만의 액션이 더해졌다"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액션신이 눈에 띈다. 실제 전투를 방불케 하는 총격전이 인상적이다. 니키는 와이어에도 매달렸다. 그는 "처음이라 몸을 컨트롤하기가 어려웠지만 결과물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미리 무술 감독과 합을 맞춰갔다. 희승은 "연습실에서 매트를 깔고 앞구르기도 해보고 총도 쏴봤다"고 떠올렸다. 선우는 "거울을 보며 '가만 안 두겠다'는 느낌으로 표정 연습도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선우는 스턴트 대역 없이 온몸을 던졌다. 그는 "차 문짝이 떨어지며 총을 쏘며 등장하는 신에서 스턴트를 안 쓰고 직접 다 했다"고 이야기했다. 해당 신을 명장면으로 꼽기도 했다.

이 감독도 극찬한 열연이었다. 감독은 "촬영 전 무술 감독이 '멤버들이 몸을 잘 써서 바로 찍어도 될 것 같다'고 하시더라. 총을 맞을 때도 포즈가 멋졌다. 본능적으로 (멋을) 알고 있더라"고 극찬했다.

◆ "클로에는 곧 엔진이었다"

스펙터클한 액션 뒤, 감정 연기도 관전 포인트다. 성훈은 "대사는 처음이라 어려웠다"면서도 "미국 투어 중이었는데 연기 선생님과 영상을 주고받으면서 연습했다"고 했다.

멤버 전원의 잔잔한 내레이션도 감성을 더한다. 이 감독은 "원래 한 명의 대사였다. 한명 씩 대사를 뱉었는데 감정이 너무 좋아 바꿨다"며 "분량으로 다 담아내지 못한 게 아쉬웠다"고 평했다.

감정 몰입이 어렵지는 않았을까. 성훈은 "무대와 촬영 모두 몰입해야 하는 순간이 굉장히 많다"며 "무대를 하던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어렵지 않았다"고 답했다.

클로에와의 과거 회상 신에 관한 힌트도 던졌다. 제이는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어둡고 긴장감이 고조되지 않나"며 "그와 대비되는 장면이다. 다양한 감정선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엔하이픈에게 클로에는 곧 엔진이었다. 제이는 "앨범 키워드 중 하나가 헌신과 사랑이다. 그 메시지가 필름에 담겨 있다"며 "7명을 유일하게 지켜준 존재 클로에를 엔진으로 여기고 임했다"고 돌이켰다.

이 감독 또한 "클로에를 이중적 의미로 엔진들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멤버들이 (클로에를 위해) 모든 걸 거는 모습부터 갈 때까지 끝까지 가는 느낌을 담고자 했다"고 의도를 요약했다.

◆ "존재만으로 시네마가 됐다"

이 감독은 촬영 내내 엔하이픈의 몰입력에 감탄했다고 전했다. 특히 NG가 거의 없었다는 것. "일곱 분이 서 있는 것 자체로도 시네마가 됐다"고도 칭했다.

존재가 곧 미장센이자 장르였다고 했다. 이 감독은 "멤버들이 주차장을 걸어가는 장면을 찍는데 '내가 이런 걸 하고 싶었구나' 생각이 들더라"며 "너무 멋있었다"고 했다.

"멤버들이 총이든 가방을 가지고 걸어가는데,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되더라고요. 뱀파이어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이충현 감독)

곧 정규 2집으로 더 많은 스토리를 공개한다. 약 2년 9개월 만의 정규 앨범인 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다. 제이크는 "새로운 시도를 굉장히 많이 했다. 엔하이픈의 색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다"고 장담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천천히 여러 번 봐주시면 숨겨진 의미들이 있어서 찾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고 추천했다. 제이크는 "앞으로 더 많은 스토리라인을 쌓고 싶다"고 기대했다.

한편 엔하이픈의 콘셉트 시네마는 오는 23일 자정에 공개된다. 다음 달 12일에는 정규 2집을 들고 컴백한다.

"7명 모두가 열심히 찍은 작품입니다. 엔진들이 반복해서 봐주시고 엔진들만의 해석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니키)

"콘셉트 시네마에 정규 2집 앨범과 연관된 게 많아요. 이번 컴백 정말 잘 준비했습니다. 좋은 모습으로 또 찾아올게요." (정원)

"앞으로 남은 게 너무 많아요. 기대에 실망하시지 않게 열심히 준비했으니까요. 엔하이픈 믿고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이크)

"정말 엔진만을 생각하며 준비했어요. 정규 2집도 많은 사랑을 담은 앨범이에요. 좋은 작품으로 시작해서, 너무 잘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성훈)

"역대급인 것 같아요. 자켓, 시네마 등 모든 콘텐츠 엔진들 생각하면서 열심히 준비했으니까요. 즐겨주시기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희승)

"시네마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 열심히 활동할게요." (선우)

"저희에게 있어서 또 하나의 터닝 포인트를 만들자는 각오로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엔진이 더 행복해하는 콘텐츠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제이)

<사진=이호준기자(Dispatch), 빌리프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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