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때하고 처음 하는 것 같은데?” KBO 904승 명장도 오랜만이다…더블헤더의 순기능[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선수 때하고 처음 하는 것 같은데?”
22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이 3루 덕아웃에서 비 내리는 그라운드를 바라보다 “내일 더블헤더를 하게 생겼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 선수 때하고 처음 하는 것 같은데?”라고 했다.
김경문 감독은 정말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 사령탑 시절 더블헤더를 한 기억이 없다고 했다. “우리 땐 어지간하면 안 하려고 했으니까”라고 했다. 실제 KBO는 2010년대 이후 어지간하면 더블헤더를 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달가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더블헤더가 사실상 ‘부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뒤에도 간헐적으로 이어진다. 올 시즌의 경우 4~6월, 9월에 한해 금요일과 토요일 경기가 취소되면 토요일과 일요일에 더블헤더를 시행하기로 했다. 시즌의 빠른 진행을 위해서다.
그럼에도 여전히 현장 대다수 관계자가 더블헤더를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힘들고, 선발투수 로테이션이 꼬일 수도 있다. 불펜투수들도 하루에 두번이나 대기해야 하니 힘들다. 올해는 6월 날씨가 많이 덥다 보니, 고온에서 벌어지는 낮 2시 경기가 부담스러운 시선도 있다.
그런데 김경문 감독의 생각은 좀 달랐다. “선수들을 좀 넉넉하게 해준다면”이라고 했다. 마침 KBO는 근래 더블헤더를 실시하면 2명의 특별엔트리를 둔다. 더블헤더에만 한시적으로 1군 엔트리를 2명 늘릴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이 제도를 반가워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밀려서 취소된 경기를 새로 잡아서 하는 것보다, 지금 (더블헤더를)할 수 있을 때 하는 게 낫다. 더블헤더 할 때는 감독들도 싫고, 선수들도 싫어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더블헤더를 해 놓으면, 나중에 스케줄이 더 편해져요. 그러니까 다 장단점이 있어”라고 했다.
김경문 감독의 말이 사실 맞다. 시즌 중 더블헤더를 한시적으로 부활한 이유가 시즌 막판 진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다. 144경기 시즌이라 정규시즌이 10월 초까지 진행되는 게 어느덧 익숙해졌다. 그러나 너무 긴 시즌에 피로함을 느끼는 구성원도 많았다. 144경기를 해야 한다면, 그러면서 시즌을 컴팩트하게 소화하려면 국제대회 진행 여부를 떠나 시즌 중 더블헤더는 어느 정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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