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학림 구속은 언론의 감시 기능 위축 가져온다

조현호 기자 2024. 6. 22. 16:2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이 지난 21일 구속됐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대장동 개발 사업자 김만배씨(전 머니투데이 법조팀장)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무마 의혹 보도 대가로 1억6500만 원을 받고 이를 책값으로 위장한 혐의라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자수첩] 1억6500만 원 수수 언론윤리 비판받아 마땅
법적·도덕적 책임지더라도 언론인 강압 수사 남발 안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지난 대선에서 대장동 사건 관련 뉴스타파 인터뷰 대가로 1억6500만원을 받은 혐의와 윤석열 대통령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이 지난 21일 구속됐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대장동 개발 사업자 김만배씨(전 머니투데이 법조팀장)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무마 의혹 보도 대가로 1억6500만 원을 받고 이를 책값으로 위장한 혐의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가 밝힌 구속의 이유는 증거인멸과 도망의 염려에 있다. 기자들에게 공지한 구속사유에 범죄 소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신 전 위원장이 김만배씨와 인터뷰를 한 뒤 책값으로 1억6500만원을 받은 행위와 그 이후 본인이 속한 뉴스타파가 대선 사흘전 해당 인터뷰 육성을 보도한 행위에 대가성이 있었는지에 대한 판단을 영장전담판사가 어떻게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김만배씨가 아무리 가까운 지인이라 해도 아무 이유없이 신 전 위원장에게 책값에만 1억6500만원을 흔쾌히 내어준다는 것은 믿기 힘든 일이다. 신 전 위원장은 코리아타임스 기자와 한국일보 노조위원장,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미디어오늘 사장 등을 지냈고, 사건 발생 때는 뉴스타파 전문위원이었다. 그런 책임있는 언론인으로서의 이력을 갖고도 대장동 의혹의 핵심 사업자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며칠 뒤 책값으로 억대의 금품을 받은 것은 언론윤리를 저버린 행위다. 그가 위원장으로 있던 언론노조와 언론개혁시민연대도 언론윤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한 바 있다. 대선 사흘전 뉴스타파의 김만배 신학림 녹취록 보도와 1억6500만원 수령의 대가성이 추후 법정에서 밝혀지면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할지 모른다.

그러나 검찰과 법원이 신 전 위원장의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인신을 구속하면서까지 강제수사를 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거액 금품 수수 행위는 부적절하지만 인터뷰와 책값의 대가성을 두고는 여전히 검찰과 신 전 위원장 측이 다투고 있다. 김만배씨가 인터뷰에서 언급한 윤 대통령의 검사시절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은 당시나 지금이나 언론의 검증 대상이다. 김씨의 주장에 일부 허위가 있다 해도 고의적으로 허위를 보도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무엇보다 대선 직전 유력후보의 검증 보도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검찰이 현재 대통령인 당시 대선 후보의 의혹보도에 문제가 있다고, 허위로 단정하고 해당 언론과 핵심 제보자 등을 구속 수사하면 언론의 감시기능에 심각한 위축을 가져온다. 또한 현 정부 들어 언론사 압수수색과 기자 자택 압수수색이 너무 많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언론을 상대로 이렇게 강제수사를 계속 남발하면 언론자유는 질식하고 말 것이다.

정부가 언론에 불만이 있거나 허위보도로 피해를 입었다면 이를 바로잡고 피해를 복원할 수 있는 절차를 더욱 철저히 지켜야 한다. 강제수사권을 비판 언론에 일상적으로 발동하면 언론 전반의 반감만 키울 뿐이다. 언론인들도 이유를 불문하고 취재원이든 아니든 부적절하게 금품을 받는 행위가 결단코 있어서는 안 된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