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앵과 뉴스터디]이화영 감옥 보낸 ‘뇌물죄’, 쌍방울 법카와 한 여인

동정민 2024. 6. 2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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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송금’ 말고 ‘이화영 뇌물죄’

안녕하세요. <동앵과 뉴스터디> 동정민 앵커입니다.

이화영 전 부지사와 관련된 뉴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1심 판결에서 ‘징역 9년 6개월’ 유죄 선고 나온 다음에 정치권까지 온통 이 얘기인데요. 모두가 주목하는 건 ‘불법 대북송금’이죠. 이 선고 이후 곧바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됐기 때문이죠.

오늘은 ‘이화영 뇌물죄’에 집중을 해보려고 합니다. 9년 6개월 중형을 선고받은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뇌물 그리고 불법 정치자금 혐의이기 때문입니다.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의 대북사업을 돕는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겁니다.

그 뇌물 액수가 적지가 않습니다. 뇌물만 1억 원이 넘고, 불법 정치자금은 2억 원 넘는 액수가 유죄로 인정받았습니다. 검찰이 기소한 모든 액수가 유죄로 인정받은 건 아니지만요. 3억 원이 넘는 돈을 뇌물 혹은 불법 정치자금, 받지 말아야 했던 돈을 받은 거라고 1심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린 겁니다. 1심 재판부는 “고위공직자가 장기간 뇌물 및 정치자금을 아무런 문제의식도 없이 지원받았다. 죄질이 불량하다”고 질타를 합니다.

뭘 받았느냐? 쌍방울 법인카드 받았고, 월급을 받았고, 법인차량도 받았다는 거예요.
대체 이런 것들을 어떻게 받았다는 걸까요? 오늘은 이화영이라는 인물에 한번 집중해 보시죠.

▶‘쌍방울 뇌물’ 받은 이화영, 언제 뭘 받았나?

이화영 전 부지사는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부터 쫙 살펴보겠습니다. 이 전 부지사는 성균관대 81학번으로, 강원도 동해 출신입니다. 1988년 평화민주당의 이상수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발을 디딥니다. 쭉 오랫동안 보좌관으로 이상수 의원과 함께 합니다.

그러다가 2004년도에 총선 앞두고 이상수 의원이 2002년 대선 때 불법 대선자금 모금 혐의로 얽히면서 구속이 됩니다. 이 일로 이상수 의원 지역구가 비게 되자, 이화영 전 부지사가 이상수 지역구를 그대로 물려받아 열린우리당 후보로 국회의원에 당선됩니다.

상임위를 외교통일통상위원회로 가면서 외통위 간사가 됩니다. 노무현 정부 때 열린우리당이 여당이었죠. 여당 의원으로 북한에도 가고 하면서, 이때부터 남북 관련 전문가가 됐고, 그게 이제 쌍방울로까지 이어지는 겁니다.

그런데 초선밖에 못 합니다. 왜냐하면, 4년 뒤에 이상수 의원이 사면 복권되니까 의리를 지킨다면서 불출마를 합니다. 그러고부터는 잘 안 풀립니다. 강원 동해 출신으로 강원도지사, 동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는데 계속 안 됩니다.

그 사이 컨설팅 회사도 만들고 남북 관련 사회단체도 이끌면서 활동을 하다가, 2018년 성남시장 재선하고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한 이재명 후보의 캠프 비서실장으로 활동합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 후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발탁되죠.

경기도에서 평화부지사로 일하다가 2020년 총선 출마하려고 그만두고, 경기 용인에서 출마하는데 경선에서 탈락합니다. 그 뒤 경기도 산하기관은 킨텍스 대표이사로 취임합니다. 이게 이화영 전 부지사의 지금까지 정치 활동입니다.

조폭 출신으로 알려진 김성태 회장은 2010년 쌍방울을 인수합니다. 그리고 30년 지기인 방용철 부회장과 함께 쌍방울그룹을 운영합니다. 김성태는 2010년 쌍방울 인수하자마자 이화영 전 부지사와 친해집니다. 김성태 회장이 남북 관련해서 계속 뭔가 하고 싶어 했기 때문입니다. 2010년대 초반에도 뭔가 해보려고 그랬는데 결과적으로는 잘 안 됐고, 대북 전문가인 이화영 전 부지사와 친해져서 형‧동생 하는 사이가 됐습니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2012년 총선 때부터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까지 정치 활동 없이 좀 오래 쉬었는데, 그 즈음 2011년~2017년까지 ㈜쌍방울 고문을 지냅니다. 그러면서 고문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2017년부터는 ㈜쌍방울 사외이사가 됩니다. 사외이사로 ㈜쌍방울 법인카드도 받아 씁니다, 이것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쌍방울에서 일하며 정당한 대우 받은 거니까요.

문제가 되는 건, 이때부터입니다. 이화영이 2018년 지방선거 때 후보 비서실장으로 이재명 경기지사를 도왔으니, 정치활동을 한 겁니다. 정치 활동을 할 때는 기업으로부터 돈을 못 받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쌍방울 법인카드를 계속 썼죠. 이게 불법 정치자금이라는 거고.

그다음에 이화영이 공무원인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취임을 한 이후, 형법을 보면 공무원이 직무에 관해서 돈을 받으면 뇌물죄가 됩니다. 부지사 때도 ㈜쌍방울 법인카드를 계속 썼으면 뇌물죄가 되고, 그 액수가 1억 원이 넘으면 특가법상 가중 처벌 대상이 됩니다.

또 부지사 끝나고 총선 출마했을 때, 정치자금법상 정치 활동을 할 때는 정치자금을 합법적인 기부 외에는 받으면 안 됩니다. 이 기간에 ㈜쌍방울 법인카드 받아서 계속 쓰면 불법 정치자금입니다.

그러니까 부지사 때는 뇌물, 앞뒤로 선거 치를 때 받은 거는 불법 정치자금이 되는 겁니다.

▶‘쌍방울 법카‧허위 월급’ 뇌물 공방, 재판부는?

이화영 재판에서 이 혐의들을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이화영 전 부지사가 ㈜쌍방울의 법인카드를 계속 썼다는 건데, 법인카드 5장이 등장합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이거 다 이화영이 썼다는 겁니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법정에서 “내가 안 썼다”고 합니다. 5장 중에 한 장만 썼다는 거에요. 자신이 사외이사 때 썼던 그 카드 “2018년 7월 10일에 부지사가 되는데, 7월17일까지 썼다” 법인카드 반납 안 하고 일주일 더 사용했다는 것까지만 인정을 합니다. 다른 4장의 법인카드는 자신이 쓴 게 아니라고요.

하지만 1심 재판부 결론은 이렇습니다.

“이화영이 김성태‧방용철로부터 쌍방울 법인카드를 제공받아 직접 쓰거나 문 씨로 하여금 사용하게 했다”

재판부가 이렇게 판단한 이유,

1. 쌍방울 직원들의 진술이 똑같다는 거에요.

김성태 진술 “내가 방용철에게 지시해서 이화영에게 2015년부터 쭉 법인카드 제공했다. (이화영이 부지사 재임 시절) 2019년 말경 방용철에게 ‘이러다가 말 나오겠다. 차라리 법카 사용자를 이화영이라 하지 말고 방용철2로 하라’고 내가 지시까지 했다”

방용철 진술 “내가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법인카드를 모두 이화영에게 직접 갖다줬다. 직원들이 ‘이거 반납받아야 될 것 같다’, ‘문제 될 것 같다’고 해서 내가 이화영에게 한두 번 ‘혹시 반납하겠냐’ 물었지만, 이화영이 ‘돈 쓸데가 있다’고 해서 나도 강하게 얘기하지 않았다”

돈 관리하는 ㈜쌍방울 재경팀장도 “이화영이 사외이사를 사임한 이후 쌍방울 법카를 회수하지 못했다. 이화영이 사임하기 전부터 이 법카로 휴대전화 요금을 결제하거나 마사지숍에서 결제해서 정리가 쉽지 않았다. 이화영 부지사가 사외이사를 사임한 후에는 감사 시즌마다 방용철에게 반납받아야 된다고 요청했지만, 방용철이 ‘일단 좀 더 두고 보자’는 식으로 반납을 차일피일 미뤘다”

㈜쌍방울 경영지원사업부장은 “쌍방울 임직원들은 통신요금, 백화점, 미용실, 홈쇼핑, 전자제품 구입에 법카를 쓰지 못한다”는 얘기를 합니다. 어느 회사가 이런 데 개인 돈 쓰는 데에 법인카드를 쓰게 하겠습니까? 그런데 이화영은 달랐다는 겁니다. 이 부장은 “이런 사용패턴을 보이는 유일한 한 사람이 이화영이었다. 특히 통신요금 결제는 이화영밖에 없었다”

쌍방울 직원들의 진술들을 종합해 보면 이렇습니다. 이화영이 사외이사가 그만두고도 법인카드 반납을 안 했고, 경기도 부지사 하는 내내 ㈜쌍방울 법인카드를 썼다. 직원들이 “반납 받아야 된다” 했고, 방용철 전 부회장이 이화영 부지사에게 “법인카드 달라” 했더니 “나 돈 쓸데가 있는데” 해서 계속 쓰게 했다는 겁니다. 결국 이거 다 이화영이 썼다는 얘기입니다.

2. 법인카드들의 ‘사용패턴’이 다 일치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 17일 이후에는 쌍방울 법인카드를 안 썼다”고 하니 이후 이 법인카드들이 어디에 사용됐는지를 본 거죠. 그런데 카드 사용하는 사람이 다르면 사용패턴이 달라져야 하는데, 카드 사용처가 똑같다는 겁니다.

똑같이 계속해서 휴대전화 통신요금에 84회, 서울 XX치과에서 18회, 서울 마포 공덕 쪽 미용실 등 29회, 롯데아울렛 광교점, 이마트 마포점, AK플라자 등에서 법인카드들이 계속 사용됐습니다. 이렇게 카드 쓴 곳이 똑같으니 ‘이화영이 계속 썼다’에 힘이 실린 거예요.

3. 이화영이 쓴 흔적이 너무 많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내가 법카 쓴 거 아니다”라고 계속 주장하는데요. 경기도 부지사 재임 시절과 상당수 겹치는 2019년 5월 27일~2021년 4월 6일까지 쌍방울 법인카드로 13차례 가전제품이 구입됐습니다. 그런데 구입한 에어컨,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이 배달된 곳, 서울 중랑구와 경기 용인시 이화영 집이었어요. 그리고 그 때 법인카드로 산 전자제품 사진이 이화영 휴대전화에 있고요.

더 결정적인 건, 이화영 전 부지사가 2019년 7월에 베트남 간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베트남으로 출국한 날,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이 카드가 사용됩니다. 2018년부터 3년 간 세 차례에 걸쳐서 이화영 전 부지사가 가족과 함께 강원도‧제주도에 가는데, 이 장소‧기간에도 이 법인카드들이 사용되고요.

이화영 부인이 마트 가서 장 보고 가구 살 때도 이 법인카드들이 쓰이고, 자녀들이 족발‧치킨 배달시켜 먹는 데에도 이 법인카드들이 사용됩니다. 카드 사용자가 이화영이 아니고는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 이화영 전 부지사 뭐라고 반박했을까요?

이화영 전 부지사는 “내가 쓴 거 아니라, 문◯◯이 법카를 사용한 것이다”라고 반박합니다.

“잠깐 문 씨에게 법인카드를 빌려 쓰거나, 문 씨가 와서 대신 긁어준 적은 있지만 나는 나중에 현금으로 돌려줬다”고 설명을 합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한두 번이면 모르지만, 법카 사용 기간‧횟수를 감안하면 이거 빌렸다고 볼 수가 없다”고 봅니다. 이 전 부지사는 현금으로 돌려줬다고 하지만, 언제 얼마를 어떻게 돌려줬는지 설명을 못 한다고요. 해당 법인카드들을 문 씨가 사용한 흔적에 대해, 재판부는 “이화영이 오히려 문◯◯ 씨에게 법인카드를 쓰라고 준 걸로 보인다” 이렇게 판단합니다.

여기 등장하는 문◯◯ 씨는, 2019년 6월 25일에 쌍방울에 취직을 합니다. 그런데 근데 이 법인카드는 2018년 7월에 발급되죠. 그러니까 이화영 전 부지사의 주장에 따르면 문 씨가 2018년 7월부터 법인카드를 썼다는 얘기입니다.

법원은 그 점도 상식과 다르다고 판단해요. 문 씨는 2019년 6월부터 월 200~300만 원씩 월급을 받았는데, 문제의 법인카드 한도는 월 500만 원이거든요. 이화영 말대로라면, 쌍방울이 이 사람을 채용하고 2018년 7월부터 2019년까지 10개월 동안 월급은 안 주고 월급보다 많은 액수의 법인카드만 사용하게 한 셈이 되는데, 어떤 회사가 그렇게 하냐는 거죠.

그러면 대체 이 묘령의 여인 문◯◯ 씨는 누구일까요? 문 씨가 39개월 동안 쌍방울로부터 받은 1억 39만 원 월급이 모두 이화영 뇌물 액수로 잡힌 건 또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이화영 뇌물죄’ 등장인물, 문OO은 누구?

쌍방울은 문OO 씨를 채용했고, 39개월 동안 1억 39만 원 월급을 줬습니다. 쌍방울이 이 돈을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직접 준 것도 아니고 문 씨에게 준 건데, 이게 이화영에게 뇌물 액수가 된 상황입니다. 왜 ‘제3자 뇌물’이 아닌 ‘뇌물’일까요?

재판부은 ‘문 씨에게 준 돈은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돈을 준 것과 같다’ 두 사람은 ‘경제공동체’의 관계라고 봤습니다.

경제공동체가 성립되려면, 이화영 전 부지사가 원래부터 문 씨에게 돈을 줬어야 됩니다. 이화영 전 부지사 호주머니에서 나가야 될 돈이 쌍방울 호주머니에서 나갔기 때문에 이건 사실상 이화영에게 준 거나 마찬가지라는 논리가 성립이 돼야 합니다. 그러면 제3자 뇌물이 아닌 그냥 뇌물이 되는 겁니다. 이걸로 검찰이 기소를 한 거예요.

이화영 측은 일단 이걸 깨기 위해 “쌍방울이 문 씨를 채용한 건 나 때문이 아니다. 나는 채용하라고 한 적이 없다. 쌍방울이 문 씨의 정치적 역량을 보고 채용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쌍방울은 문 씨를 ‘대관 업무’ 자리에 채용합니다. 국회 부처를 담당하는 일이죠. 이화영 측은 문 씨가 원래 정치판에 오래 있었으니 그 역량을 보고 쌍방울이 알아서 뽑은 거다, 자신이 뽑으라고 하거나 쌍방울이 나를 보고 이 사람을 채용해서 돈 준 게 아니라고 해명하죠.

1심 재판부는 이렇게 판단합니다.
“쌍방울은 이화영을 보고 문 씨를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서 급여를 지급했다”

왜냐? 역시, 쌍방울 김성태와 방용철 진술이 신빙성 있다는 거였는데요.

김성태 진술 “나는 문 씨라는 사람 몰라요. 누군지도 모른다. 방용철 부회장으로부터 ‘이화영이 아는 사람 1명 직원으로 올려달라고 한다’ 해서 그렇게 해주라고 얘기를 했다”

방용철 진술 “이화영 부지사가 1명을 직원으로 등재해 달라고 부탁을 했고, 이 문 씨 연락처 받아서 내가 총무팀장에게 입사시켜 주라고 지시했다. 40대 중반이면 차장급 정도 되니까 거기에 맞춰서 보수를 주라고 지시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이 사람이 정치판에 오래 있어서 역량이 좋아서 쌍방울이 데리고 왔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정치판에서 근무한 건 맞지만 주로 재무나 회계를 했기 때문에 쌍방울이 대관 업무 담당자로 채용할 만큼 유인 요소가 없다”고 봅니다.

문 씨 본인도 이렇게 진술을 합니다. “나는 쌍방울에서 일은 안 했다. 쌍방울이 아무런 일도 요청하지 않았다”

또 하나의 관건은, 이 두 사람이 ‘경제공동체 관계’냐죠.

이화영 측은 “나는 문 씨와 경제공동체 관계가 아니다”라고 얘기를 합니다.

여기서 경제공동체의 핵심은 이화영 씨가 실제로 그동안 문 씨에게 월급을 주고 있었느냐인데요. 이 전 부지사는 “내가 문 씨에게 부정기적으로 일부 생활비를 지원했다. 그런데 그건 문 씨가 췌장암 진단 받아서 워낙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부 지원한 거지 경제공동체 관계로까지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해요.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두 사람은 경제공동체로 봐야 한다”라고 판단합니다. 왜냐? 문 씨가 오랜 기간 동안 이화영 전 부지사의 수행비서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거에요.

이화영 전 부지사가 정치 입문한 게, 1988년 이상수 의원 보좌관이라고 아까 설명 드렸습니다. 문 씨는 1990년 초반 이상수 의원의 비서로 채용이 됩니다. 이때부터 쭉 같이 활동합니다.

2002년 대선 때 이화영이 노무현 캠프 선대위 업무조정국장 하면서 문 씨를 캠프 자금관리 담당으로 데려왔고, 2004년에 이화영이 국회의원이 된 후에는 의정연구센터라는 걸 만드는데 거기에 또 문 씨를 간사로 데리고 옵니다.

2008년에는 이화영이 국회의원 출마 포기하면서 컨설팅 회사를 만듭니다. 컨설팅 회사 대표이사를 하는데, 여기서 문 씨가 월 100만 원 받고 회계감사 관련 업무를 했다고 합니다. 이후 이화영이 KCID라는 회사 만들었을 때도 문 씨가 직원으로 이름을 올립니다.

이화영이 문 씨를 문재인 캠프 때도 데리고 갔고, 이재명 캠프 비서실장 하면서 선거운동도 함께 하는 등, 쭉 문 씨를 데리고 다니면서 여러 군데 역할을 맡기지만 결과적으로 하는 역할은 ‘이화영 수행비서’ 역할이었다는 겁니다. 문 씨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서 다양한 형태로 직책을 줬을 뿐, 결국은 역할은 이화영의 수행비서 역할이었다는 거예요.

이화영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알고 있다고 진술합니다. 재판부는 “문 씨는 이화영 수행비서 역할이고, 이화영이 문 씨에게 줘야 할 월급을 쌍방울이 대신 내준 거다” 이렇게 본 겁니다.

자, 결론으로 갑니다.

▶쌍방울 법카‧문OO 월급도 ‘이화영 뇌물’? 왜?

재판부가 봤더니, 쌍방울이 문 씨에게 월급을 준 2019년쯤은, 쌍방울그룹이 형편이 좋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태양광 사업을 해보려고 인수를 했다가 잘 안 돼서 경영이 어려워지거든요. 그래서 김성태 회장이 있던 임원들 법인카드 한도 액수 축소하거나 임금을 삭감하라고 지시를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재판부는 이렇게 결론 내립니다. “쌍방울 김성태‧방용철은 이화영의 부탁으로 당시 악조건 상황에서 문 씨를 허위로 직원 등재하고 급여를 지급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이화영은 자신의 수행비서 하는 대가를, 본인과 관련 있는 회사로 하여금 문 씨에게 대신 지급하게 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문 씨가 쌍방울로부터 받은 급여는 이화영이 직접 제공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다”

그래서 문 씨가 받은 쌍방울 월급이 ‘이화영 뇌물’이 되는 겁니다.

이화영 측은 법인카드 사용 액수를 왜 다 이화영에게 넘기냐며 반기를 들기도 합니다. 실제로 법인카드 내역 중 상당수는 문 씨가 쓰거든요. 문 씨가 재판정에서 울면서 “다 내가 썼습니다”라며 이화영 전 부지사를 옹호하는 발언도 합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화영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쌍방울 김성태와 방용철은 이화영 보고 쓰라고 법카를 제공했고, 실제로 이화영이 그 법카를 받았고, 설령 이를 제3자 문 씨로 하여금 사용하게 했다 하더라도 그건 수수한 뇌물의 소비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이화영이 쓰냐’ ‘문 씨가 쓰냐’의 차이일 뿐, 결국 그 돈은 다 이화영을 보고 준 것이라고 판결을 내린 겁니다.

그러면 쌍방울은, 왜 문 씨한테 월급을 줬고, 왜 법인카드 쓰게 해줬을까요?

결국 대북사업 잘해보려고 그랬던 거라는 거죠.

이화영 전 부지사가 이 1심 판결 이후, 뇌물과 정치자금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또 추가 기소됐습니다. 무려 6년간 경기 지역 업체 4곳으로부터 5억 3700만 원대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 이전보다 액수가 더 많습니다.

이 내용은 공소장까지 보고,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고 그러면 또 추가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복잡한데 궁금한 이슈, 댓글로 남겨주시면 제가 대신 풀어드리겠습니다.

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오늘 순서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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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동정민 기자·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PD
편집: 박현아‧허수연PD

동정민 기자 ditto@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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