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과 바꾼 땅에서 자란 농산물 보냅니다"…전사자 유족에 감동선물
[생생 네트워크]
[앵커]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낙동강 방어선에서 수많은 국군 장병들이 전사했는데요.
경북 칠곡군 주민들이 최근 확인된 전사자 유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농산물을 선물했습니다.
정지훈 기자입니다.
[기자]
10여년 넘게 기른 산양삼을 비롯해 쌀과 마늘, 참기름, 갖가지 산나물이 쌓였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희생한 고 김희정 중위와 그 유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십시일반 모은 선물입니다.
수많은 장병이 피와 땀으로 지켜낸 생명과 같은 땅에서 마을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것들입니다.
<박규수 / 칠곡 응추리 주민> "형제분들이나 친지분들 오늘 (저는) 여기 (산양)삼을 내놨는데….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 우리 선배님 이런 자제분들을 위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이종록 / 응추리 이장> "우리가 더 큰 보답해야 하는데 그분들 때문에 우리가, 후손들이 잘 먹고, 잘 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고 김희정 중위는 6·25 전쟁이 발발한 1950년, 1사단 15연대 소속으로 참전했습니다.
같은 해 9월 '가산-팔공산 전투' 현지에서 장교로 임관한 뒤, 보름 만에 경북 칠곡 낙동강 방어선을 지키던 중 27살의 나이로 전사했습니다.
김 중위의 유해는 70여년 만인 지난 2022년 가산면 응추리 야산에서 발견됐습니다.
이후 육군에서 유전자 감식을 통해 유족을 찾았고, 지난 19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영면에 들었습니다.
김 중위의 사연을 전해 들은 주민들은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마음을 모았습니다.
<홍성화 / 응추리 주민> "당신이 응추리 야산에서 저물어가던 의식 속에서 마지막 그려낸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을 우리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최유준·김주하 / 칠곡군 어린이> "우리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을 주민의 선물 소식에 유가족들은 감동과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김창식 / 고 김희정 중위 조카> "지금 세월도 많이 흘렀는데도 그렇게 참 잊지 않고 생각을 해 주시고 늘 고마운 마음밖에는 없죠. 이 기회에 인연이 닿았으니까 그 동네 주민분들께 인사라도 한번 드리고 싶죠."
한편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 20여년간 경북 2,400여구를 포함해 전국에서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1만 1,400여구의 국군 유해를 발굴했습니다.
<김재욱 / 칠곡군수> "조국을 위해서 희생하신 많은 분의 유해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런 분들이 우리 조국을 위해서 어떠한 일을 했던가를 가슴 깊이 새기도록 우리 주민들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daegurain@yna.co.kr)
[영상취재 : 최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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