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LG는 9G 3블론세이브···뚝 끊긴 선발 야구, 일희일비 불펜 야구
LG는 지난 11일 대구 삼성전에서 선발 최원태의 부상으로 경기 당일에 선발을 교체했다. 계투진의 좌완 김유영이 긴급 선발 등판한 그날 이후 LG는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5월23일 대전 한화전부터 6연승, 1패 뒤 5월31일 두산전부터 3연승, 또 1패 뒤 다시 8일 KT전까지 4연승을 달리며 완전히 치고 올라가 KIA에게서 1위까지 뺏었던 LG는 최원태의 부상 이후 정반대의 흐름으로 바뀌었다. 이미 또 한 명의 선발 임찬규가 부상으로 빠져 있던 터였다. 염경엽 LG 감독이 최원태까지 빠지자 이례적으로 화를 참지 못했던 이유다.
젊은 불펜이 자리잡을 때까지, 전반기를 선발야구로 버텨야 한다고 했던 LG는 딱 치고 올라가던 시점 그나마 미약하던 선발 야구가 끊겼다. LG의 상승세는 겨우 보름 여 만에 1차 막을 내렸다.
LG는 지난 9일 KT전부터 21일 KT전까지 11경기를 치르는 동안 3승8패를 했다. 그나마 3승 중 선발승은 단 1승, 디트릭 엔스가 14일 롯데전에서 거둔 승리가 마지막 선발승이다. 반면 8패 중 4패가 선발패인데 그 중 2패의 주인공은 불펜 투수인 이우찬과 김유영이다. 선발 투수 이탈로 대체 투입된 투수들이다.
선발야구가 뚝 끊기면서 보란듯이 불펜으로 영향이 퍼지고 있다.
앞서 65경기에서 6개 있었던 블론세이브가 이 11경기에서 3개나 나왔다. 정확히는 12일 삼성전부터 9경기 사이 3개다. 이지강이 1번, 김진성이 2번 기록했다. 11경기 사이 불펜이 기록한 4패 중 2패가 마무리 유영찬의 몫이다. 또 1패는 김진성, 1패는 김진수가 기록했다.
김진성과 유영찬은 LG에 실질적으로 2명 남은 필승계투조다. 불펜이 취약한데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지자 버텨주던 필승계투조의 핵심 듀오까지 흔들리는 지경이다. LG의 가장 큰 위기지점이다.
외국인 투수 둘이 멀쩡하게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데도 선발 야구가 끊겼다는 느낌은 줄 정도로 존재감이 약하다. 19일 광주 KIA전에서는 선발 케이시 켈리가 5이닝 2실점, 0-2로 뒤진 채 물러난 뒤 7회초 타선에서 6점을 뽑아 역전하면서 승리했다. 이날 유영찬이 8회초 무사 1·3루에 등판해 2이닝을 막고 승리했다. 그러나 21일 KT전에서는 2-2 동점이던 9회초 등판해 볼넷만 4개,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점을 주고 패전했다. 앞서 20일 KIA전에서는 5-4로 앞서던 8회말 김진성이 최형우와 나성범에게 연속 타자 홈런을 맞아 패전, 역전패 했다. 필승계투조 2명이 이틀 연속 패전투수가 됐다. 둘의 경기력에 일희일비, 승패가 좌우되고 있다.
불펜을 거의 새로 짜야 하는 수준으로 변수가 있었던 LG는 그 가운데 불펜 중심이 되어주리라 기대했던 투수들의 부진과 부상, 느린 재활 등으로 사실상 김진성과 유영찬에 의존하고 있다. 선발까지 무너지자 그야말로 불펜에 일희일비 하는 야구를 하게 된 지경이다.
KIA를 앞질러 1위를 뺏었던 LG는 그 사이 쭉쭉 미끄러져 4위가 됐다. 1위 KIA와는 3.5경기 차다. LG 악순환의 시작은 임찬규의 허리 부상이었다. 임찬규는 5월29일 SSG전 이후 약 한 달 만에 다시 로테이션에 합류해 22일 잠실 KT전에서 던진다. 불펜까지 이어진 악순환의 고리를 직접 끊어야 할 시점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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