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연임, 득일까 실일까… 李의 민주당과 손익계산서 [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연임은 기정사실로 됐다. 이 대표가 출마할 때마다 민주당에는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았다. 민주당에 도움이 되느냐, 실이 되느냐. 또 이 대표 본인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분석도 뒤따랐다. 8월 전당대회 출마 역시 같은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손익계산서는 수익과 비용을 모두 다 따져본 후에야 알 수 있다. 정치 역시 결과다. 과정이야 어땠건 간에 승리는 역사적으로 옳은 선택이 된다.
2022년 6월에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보궐선거가 동시에 진행됐다. 당시 20대 대선에서 패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은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로 빈 곳이 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다. 동시에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지방선거 지휘도 하게 됐다. 이 상임고문의 계양을 출마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여러 목소리가 나왔다.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사법리스크에 대한 방탄용이 아니냐는 비판과 그래도 이재명 말고는 대안이 없다는 목소리가 혼재했다. 이 상임고문 측근 그룹에서도 보궐선거 출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다.
대선 이후 치러지는 선거라 민주당에 불리한 점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민주당에 악수가 됐다.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할 이 총괄선대위원장은 본인의 지역구인 계양을에 묶여 전국으로 유세지원을 다니지 못했다.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민주당은 5곳만을 확보했다. 7회 지선에서 세 군데를 제외한 모든 광역자치단체장을 가져왔던 결과와 비교할 때 완패였다.
이 상임고문의 보궐선거 출마를 두고도 측근 그룹에서는 말이 많았다. 그러나 성공적인 선택이었다. 원내로 진입한 이 상임고문은 당 대표로 가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민주당 5차 전당대회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당 대표의 가장 큰 임무는 2024년 4월 10일 치러지는 총선을 지휘하는 것이었다. 당원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높은 인지도를 앞세운 이 대표는 77.7%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대표가 됐다. 전당대회는 이 대표의 민주당으로 탈바꿈하는 시발점이 됐다. 지도부에는 대거 친명(친이재명)계가 입성했고, 원외 인사들과 ‘개딸(개혁의 딸)그룹’은 이 대표를 받치는 세력이 됐다.
당 안에서는 혼란이 많았다. 이 대표에 대한 강한 지지는 역으로 반대 세력에 대한 거침없는 공격이 이루어졌다. 수박(비이재명계에 대한 멸칭)논란과 문자폭탄은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한 정부‧여당의 공격이 계속됐고, 헌정사상 최초로 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그러나 법원에서의 체포영장 기각, 부산에서의 피습을 거치며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 이후 이른바 ‘공천혁명’을 통해 대거 친명계가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당 중진들은 탈당해 다른 당 소속으로 출마했다.
이렇듯 당과 이 대표 모두에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결론은 성공이었다. ‘정권심판’을 내세운 민주당은 압승을 거뒀다. 범야권은 192석으로 여당을 몰아세우는 구도를 만들어냈다. 이 대표는 윤석열정부의 대항마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건하게 굳혔다. 민주당과 이 대표 모두 적절한 선택을 한 셈이다.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가 불과 2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에도 이 대표의 선택을 두고 당과 이 대표 측에서는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대표를 대체할 인물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대표가 전면에 서서 모든 공격을 받아낸다는 의견도 다수다. 당 내외의 지지가 공고해 현재 당에서는 이 대표 연임의 이익이 더 크다는 판단이 대부분이다.
이 대표 측은 고심이 많다. 대선까지는 3년이 남았고, 2년 후에 있을 지선에서 혹여나 패배하게 된다면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또 연임하게 되면 이미지 소비도 늘어나 피로감을 준다는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표 측근들은 이 대표의 출마를 말리기도 했다. 물론 불출마 시 일어날 문제도 있다. 당이 위기에 빠지면 다시 이 대표가 소환되거나, 여러 결정을 두고 이 대표의 배후설이 제기될 수도 있다.
이 대표가 다시 한 번 대표를 한다면 ‘이재명의 민주당’은 완성단계에 접어들게 된다. 결국 분기점은 지방선거다. 지방선거에서 다시 민주당이 승리의 깃발을 꽂게 된다면 이 대표와 민주당의 선택 모두 정답이 될 것이다. 지선 승리 후에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이 대표의 대선가도는 더욱 탄탄해지고 민주당도 이 대표 체제에서 정권교체 성공률을 높이게 될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의 손익계산서는 이 대표와 민주당 모두 같은 결과를 받게 될 전망이다.
최우석 기자 d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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