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금융사고' 고개 숙인 은행장들…일단 책무구조도 먼저?
'내부통제' 교육만 강조하는 금융사
카뱅, 첫 해외투자처 인니 '슈퍼뱅크' 출범
우리은행, 네이버와 함께 컨텐츠 경쟁력 높인다
추가 감독 카드 꺼낸 당국…침묵하는 금융회사
우리은행에서 100억원대 횡령 사고가 발생하자 금융당국은 조직문화 검사 체계와 같은 새로운 관리·감독 체계를 도입해 더욱 세심하게 금융회사를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금융회사들은 "직원 대상 내부통제 시스템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원론적인 대답만 내놓고 있는 모습이다. 내달 책무구조도가 도입되면 내부통제 시스템이 개선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새로운 관리·감독 체계 도입 의지를 내비친 만큼 금융회사 스스로도 내부통제 시스템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9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최근 몇년간 은행권에서 DLF, 라임 사모펀드, 홍콩 H지수 ELS 등의 불완전 판매가 잇달아 발생했고 최근까지도 횡령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매년 불완전 판매로 인한 금융사고, 배임, 횡령 등이 연이어 적발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이를 방지하기 위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라고 주문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이 원장은 새로운 관리·감독체계를 도입하겠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이 원장은 "새로운 감독 수단을 마련해 근본적으로 은행의 조직문화가 바뀔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관련기사 : 'ELS·횡령사고' 은행 조직문화도 감독…"해외는 리더십도 평가"(6월19일)
정작 '사고'를 친 금융회사들은 잠잠하다. 내부통제 시스템의 근본적 개선에 대한 목소리는 부족하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횡령에 대해 사과하면서 "내부통제시스템뿐만 아니라 모든 임직원에게 내부통제에 대한 실효성있는 교육을 통해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했다.
다른 금융회사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번에 우리은행에서 횡령사고가 적발되자 다른 금융사들도 "철저한 내부통제 교육을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말을 되풀이 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내달 업무에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책무구조도 도입을 앞두고 있어 섣부르게 내부통제 시스템을 재검토하기보다는 새로운 시스템을 우선 적용하면서 점검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책무구조도가 도입되면 현재 내부통제 시스템이 더욱 강화되는 계기가 자연스럽게 마련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내달 책무구조도가 도입되면 그간에 활용되던 내부통제 시스템이 더욱 강화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당장 내부통제 시스템을 손 보기는 이른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회사가 선제적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절차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내부통제 시스템 작동 여부를 원점부터 파악해 잘못된 점을 고쳐나갈 필요성도 있다고 본다"라며 "사고를 원점에서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도 함께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련의 사태를 국회에서도 주목하는 모습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금감원이 일련의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을 발표했음에도 횡령사고가 근절되지 않았다는 것은 대책들이 사후약방문 대책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금융업권의 횡령에 대해서는 반드시 철저한 관리 감독과 CEO까지 책임을 묻는 보여주기식이 아닌 강력하고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마련을 요구한다"라며 "특히 횡령사고가 끊이지 않은 우리은행에 대해서는 최고책임자인 임종룡 회장에게 강력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 첫 동남아 거점 출범
카카오뱅크의 첫 해외 투자처인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가 지난 19일 출범했다.
슈퍼뱅크는 동남아시아 최대 앱 '그랩', 미디어 기업인 '엠텍(Emtek)', '싱가포르텔레콤(싱텔, Singtel)'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인도네시아 디지털 은행이다.
지난해 9월 카카오뱅크는 그랩과의 동남아시아 사업 협력에 대한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슈퍼뱅크에 10%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UX(사용자 경험) 혁신과 상품 및 서비스 기획 과정에서도 함께 협업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 상품 및 서비스, UI · UX에 대한 자문을 수행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슈퍼뱅크에는 카카오뱅크의 '저금통' 상품의 아이디어를 채용한 '쯜릉안(Celengan)' 서비스가 탑재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향후 슈퍼뱅크의 상품·서비스 기획 및 개발 과정에 본격적으로 참여해, 동남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업 경험을 축적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만의 모바일 금융 기술 역량과 이에 기반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 금융 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글로벌 디지털뱅크 네트워크 구축 등 사업 기반을 점진적으로 확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휴가철 앞두고 '환전카드' 거래 통화 확대
신한은행은 오는 28일부터 '신한 SOL트레블 체크카드'의 거래 가능 통화를 기존 30종에서 42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입금 최소한도를 종전 10달러에서 1달러로 낮춘다.
추가되는 통화는 △브라질(BRL) △체코(CZK) △마카오(MOP) △바레인(BHD) △카자흐스탄(KZT) △파키스탄(PKR) △네팔(NPR) △방글라데시(BDT) △칠레(CLP) △이집트(EGP) △이스라엘(ILS) △케냐(KES) 12개 통화다. 이중 칠레 페소화는 국내 금융사 중 신한은행이 처음으로 외화예금 서비스에 포함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지속적인 해외 여행 수요 증가에 따라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거래 통화 확대 및 최소 입금한도를 낮췄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네이버와 손잡고 컨텐츠 경쟁력 키운다
우리은행은 지난 20일 네이버와 전략적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속 가능한 플랫폼 제휴 서비스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업무협약은 우리은행의 모바일뱅킹 서비스인 '우리WON뱅킹'과 네이버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치지직'의 서비스를 융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우리은행은 △경제 활동을 모티브로 한 금융교육 게임 콘텐츠 개발 △게임을 접목한 금융상품 및 서비스 출시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양사는 우리WON뱅킹과 네이버 치지직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흥미를 꾸준히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업무협약으로 금융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새로운 경험을 창출할 기회가 마련되었다"며 "우리은행은 네이버와 함께 양사의 주력 플랫폼을 활용해 많은 이용자가 새로운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금융 핫&뉴'는 한 주간 선보인 새로운 금융상품과 은행·보험·카드 등 금융사들의 눈에 띄는 움직임을 간추린 비즈워치 금융부의 주말 코너입니다. [편집자]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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