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칠레, 헛심 공방 끝에 0-0 무승부...거칠고 뜨거웠지만 실속은 없었다 [코파 2024 ]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4. 6. 2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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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고 뜨거웠다. 하지만 실속은 없었다. 페루와 칠레가 코파아메리카 2024 조별리그 경기서 치열한 공방을 펼쳤지만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페루와 칠레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AT&T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파아메리카 2024 조별리그 A조 경기서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양 팀은 무승부로 승점 1점씩을 획득하며, 전날 개막전서 승리한 아르헨티나에 이어 나란히 공동 2위에 머물렀다. A조 최하위는 아르헨티나에게 0-2로 패한 1패의 캐나다.

점진적인 세대교체 속에 베테랑 선수들을 중심으로 경기에 나선 양 팀은 경기 내내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며 뜨겁게 격돌했다. 경고만 3장이 나왔고 경기 내내 파울로 선수들이 쓰러져 있는 시간이 길었을 정도로 치열한 양 팀의 라이벌 의식이 드러난 경기. 전반적으로 전력에서 앞선 칠레가 전후반 내내 경기를 주도했지만 결정력 부족으로 끝내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반면 페루도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지만 득점은 올리지 못하면서 무승부를 기록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사진(텍사스 미국)=AFPBBNews=News1
사진(텍사스 미국)=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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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 가레카 감독이 이끄는 칠레는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최전방에 바르가스가 서고 발데스-산체스-다빌라가 그 뒤에서 공격을 받친다. 풀가르와 누녜스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격한다. 포백은 수아조-리츠노브스키-디아스-이슬라가 출전했다. 골키퍼 장갑은 브라보가 꼈다.

호르헤 페사티 감독이 이끄는 페루는 3-5-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골키퍼 장갑은 가예세가 꼈고 카옌스-잠브라노-아라우호의 스리백이 최후방에 포진했다. 폴로, 아드빈쿨라의 좌우 윙백이 공격과 수비 진영을 오갔다. 중원에선 퀴스페-카르타에나-페냐가 출격했고 최전방에 에디손 플로레스와 잔루카 라파둘라가 투톱으로 출격했다.

경기 초반 양 팀이 중원에서 거칠게 부딪히면서 주도권을 갖기 위한 치열한 경합이 펼쳤다. 하지만 전반 10분이 지날 때까지 양 팀이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펼치면서 이렇다 할 공격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사진(텍사스 미국)=AFPBBNews=News1
칠레가 첫 슈팅을 통해 완벽한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이를 허무하게 놓쳤다. 전반 16분 빠르게 연결된 공격전개서 페널티 박스 왼쪽 측면으로 침투한 다빌라가 빠르게 문전으로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침투해 들어간 산체스가 골라인 거의 바로 앞에서 다이렉트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어이없이 공중으로 뜨고 말았다.

사실상 발만 갖다 대면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의 기회를 날려버린 칠레의 핵심 선수 산체스였다. 허무하게 기회를 날린 이후 산체스 역시 민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칠레가 이후 강한 압박을 통해 점차 경기 주도권을 잡아갔다. 페루도 중원에서 맞불을 놓으면서 계속해서 반칙이 나오는 등 경기가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칠레가 전반 21분 짧은 패스 전개를 통해 박스 안으로 공을 연결했지만 다빌라가 슈팅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전반 25분 다빌라의 헤딩슛도 골문을 벗어났다.

사진(텍사스 미국)=AFPBBNews=News1
이후에도 칠레가 계속해서 파상공세를 펼쳤다. 전반 27분에는 다빌라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프리킥을 얻어냈지만 킥이 정확하게 이어지지 못했다. 전반 29분 박스 안 혼전 상황 세컨볼을 잡은 산체스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페루도 전반 31분 상대 공격을 끊은 이후 왼쪽 공격수 라파둘라를 중심으로 역습을 전개했지만 단단한 칠레 수비진에 막혀 제대로 된 유효슈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페루는 전반 34분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아드빈쿨라가 빠지고 마르코스 로페스가 투입되는 예상치 못했던 상황도 벌어졌다.

사진(텍사스 미국)=AFPBBNews=News1
경기장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지만 좀처럼 시원한 공격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특히 페루는 전반전이 끝나가도록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다 전반 43분 프리킥 기회에서 박스 안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아라우호가 넘어지면서 위협적인 헤딩슛을 골대쪽으로 보냈다. 이를 칠레 골키퍼 브라보가 눈부신 선방을 통해 막아내면서 첫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치열한 몸싸움 속에 전반 내내 경기장에 쓰러지는 선수가 속출했다. 전반 추가시간 막바지에도 공중볼 경합을 펼치던 칠레의 리츠노브스키와 잠브라노의 머리가 충돌해 쓰러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골이 나오지 않으면서 전반전은 그대로 0-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칠레가 몸 상태에 문제가 있었던 디에고 발데스를 빼고 다리오 오소리오를 투입시켰다.

사진(텍사스 미국)=AFPBBNews=News1
후반전 출발도 비슷했다. 칠레의 다빌라가 후반 2분만에 경고를 받았다. 잠브라노, 풀가르에 이은 이날 3번째 옐로우카드. 후반전도 페루가 압박 위주의 육탄전을 펼치자 칠레 선수들이 전반부터 계속해서 답답해하는 모습이었다.

후반 8분 칠레가 헐거워진 페루의 수비벽을 뚫고 위협적인 공격을 펼쳤다. 최전방의 바르가스가 왼쪽으로 돌아 들어가 중앙으로 좁혀온 이후 패스를 내줬다. 이를 중앙에서 받은 다빌라가 강력한 슈팅을 때렸지만 상대 수비에 막혔다. 비록 무위로 돌아갔지만 역습 상황을 제외하면 박스 안에서 세밀하게 이뤄진 페루의 이날 가장 위협적인 공격 전개였다.

사진(텍사스 미국)=AFPBBNews=News1
페루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후반 12분 측면 윙백 폴로가 좋은 크로스를 박스 안으로 배달했다. 그리고 카스페가 이를 잡아 다시 내줬다. 하지만 발을 쭉 뻗은 라파둘라의 왼발 아웃사이드 슈팅이 제대로 임팩트가 되지 않으면서 힘없이 골키퍼 브라보에게 잡혔다. 슈팅만 제대로 됐다면 골문안으로 충분히 빨려들어갈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후반 15분에도 페루가 또 한 번의 슈팅을 시도했다. 오른쪽 측면의 폴로부터 박스 안으로 이어져 혼전 헤딩 클리어링 상황 리츠노브스키가 헤더로 걷어내려던 볼을 라파둘라가 골문을 등진 상황에서 감각적인 트래핑 이후 터닝 슈팅으로 연결했다. 비록 골문을 벗어났지만 페루의 핵심 공격수 라파둘라의 클래스와 집중력을 엿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페루가 순간적으로 기세를 올려 계속해서 칠레를 몰아붙이자 마음이 급한 가레카 감독이 공격 자원을 대거 교체했다. 후반 20분 다빌라와 바르가스를 모두 빼고 마르코스 볼라도스와 벤 브레레톤을 투입해 최전방과 우측 공격수를 모두 바꿨다. 경기 시작 당시와 비교하면 산체스를 제외한 공격 자원 전원을 교체한 칠레였다.

사진(텍사스 미국)=AFPBBNews=News1
페루도 후반 26분 A매치 120경기서 40골을 기록중인 베테랑 공격수 파울로 게레로를 최전방에 투입하는 동시에 중앙 미드필더 키스페를 빼고 더 공격적인 옵션인 주앙 그리말도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칠레가 브라보 골키퍼의 육탄방어로 실점 위기를 막았다. 페루가 후반 34분 프리킥에 이은 코너킥 찬스서 그리말도가 슈팅을 때렸고, 곧바로 방향을 바꾸는 슈팅을 위해 게레로가 발을 뻗으며 쇄도했다. 일대일 찬스서 브라보가 몸을 던지며 해당 슈팅을 막아냈지만 부딪히면서 그라운드에 뒹굴었다. 정상적인 경합이었지만 아찔한 충돌장면. 칠레의 산체스가 해당 장면에 대해 항의하다가 윌톤 페레이라 삼파이오 주심에게 경고를 받기도 했다.

치열했던 경기 막바지 체력이 떨어지면서 이상을 호소하는 선수들이 늘었고, 페루와 칠레 감독은 아낌없이 교체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끝내 골이 나오지 않았다.

사진(텍사스 미국)=AFPBBNews=News1
후반 41분 교체로 들어온 벤 브레덴톤의 헤딩슛이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44분 칠레의 디아스가 시도한 헤딩슛도 골대를 빗겨났다.

칠레는 A매치 163경기 48골을 넣은 역대 최다 득점 레전드인 산체스가 조금 더 아래로 내려와 다양한 방법으로 공격을 이끌었지만 동료 선수들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수비 블록을 두텁게 쌓은 페루를 뚫지 못한 칠레 선수들의 발은 무거웠다.

결국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양 팀의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페루와 칠레의 코파아메리카 2024 조별리그 첫 경기는 0-0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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