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이도 최하 제주 ‘차박’… 하루 숙박비로 3일 여행[동아리]

제주=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2024. 6. 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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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애월읍 제주올레캠핑장 전경. 최은석 PD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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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

반짝이는 밤하늘 아래 누워 있으니 절로 ‘제주도의 푸른 밤’ 멜로디가 맴돌았다. 머릿속에서 여유롭게 울려 퍼지는 노래와 어우러진 별이 새삼스레 아름다워 보였다. 평소라면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풀벌레 소리도 새롭기만 하다. 적당히 선선해진 공기는 한여름 열기를 달래면서 운치 있는 제주의 밤을 완성했다.

이번 제주도 여행은 일상을 벗어나 오감으로 자연을 만끽했던 특별한 시간이었다. 아이와 함께하는 색다른 여행을 찾다가 과감히 ‘차박’으로 결정했는데 여러모로 만족스런 결과를 얻었다. 제주 여행은 렌터카와 숙소가 필수지만 고민 없이 차와 숙박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점도 끌렸다.

사실 캠핑은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하룻밤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챙겨야할 용품이 산더미다. 캠핑 장소도 마땅치 않다. SK렌터카는 이 같은 단점을 완벽히 보완한 차박 상품을 제주에서 운영 중이다. 전기차를 빌리면 캠핑장과 캠핑 용품까지 전부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무인배차로 렌터카 5분 만에 대여
23년식 eGV70 신차급 상태 유지

여행지에서 ‘시간’은 금이다. 관광 명소를 하나라도 더 담기 위해선 불필요한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SK렌터카는 사전에 차량 위치를 안내해 곧바로 차를 인수하도록 무인 배차를 실시하고 있다. 출구에서 운전자 확인만 거치면 렌터카 이용 절차가 마무리된다. 기존에 예약자를 창구에서 직접 확인하고 자동차 키를 건네는 방식을 없애 획기적으로 시간을 단축시켰다. 덕분에 5분 만에 렌터카를 인수했다.

렌터카 상태도 군더더기 없다. 깔끔하게 청소된 eGV70으로 기분 좋은 여정을 시작할 수 있었다. eGV70는 2023년식에 주행거리로 3만km 미만으로 신차급 수준이었다. SK렌터카에서 지원해주는 EV링크 카드 하나로 제주도 내 다양한 제휴 충전소를 간편하게 이용 가능하다.

제주도는 동서로 약 73㎞, 남북으로 41㎞인 타원형 모양의 화산섬이다. 섬 중심부에 높이 1950m의 한라산이 우뚝 솟아 있다.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제주도는 섬 전체가 ‘화산 박물관’이라 할 만큼 다양하고 독특한 화산 지형을 자랑한다. 땅 위에는 크고 작은 360여개 오름이 펼쳐져 있고, 땅 아래에는 160여 개의 용암동굴이 섬 전역에 흩어져 있다. 작은 섬 하나에 이렇게 많은 오름과 동굴이 있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다.

안내 받은 제주올레캠핑장은 이 같은 천혜의 자연을 가진 제주 북서쪽 애월읍에 위치해 있다. 렌터카 대여 장소와는 약 17km 떨어져 있어 캠핑장까지 25분 정도 이동해야한다. 가는 길에 농협하나로마트를 들르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바비큐용 제주 흑돼지를 구입할 수 있다. 내륙에서는 삼겹살 부위가 100g당 2000원 후반대에 판매되지만 여기선 유명한 제주 돼지를 100g당 2000원 초반대, 흑돼지를 3000원 초반대로 산다. 어지간한 식당에서 반값도 안 되는 가격에 질 좋은 고기를 구할 수 있는 셈이다.

캠핑장 입구 검정색 컨테이너 건물에는 개수대를 비롯해 화장실과 샤워실이 함께 마련돼 있다.

렌터카·숙박 한 번에 해결
캠핑장비·욕실 갖춰 편리

캠핑장에 다다르면 널찍한 SK렌터카 전용 캠핑 공간이 나온다. A-F 구역으로 총 30개의 텐트가 들어차 있다. 지난 17일 오후 3시경 배정받은 D구역에 차를 세워두고 짐을 내렸다. D구역은 캠핑장 중앙 잔디밭과 마주하고 있어 아이가 뛰어놀기 좋은 위치였다. 다만 텐트 입구가 서쪽으로 배치돼 해가 질 때까지 태양을 피하기 어려웠다. 건너편 C구역은 해를 등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활동하기 편해보였다.

차는 텐트 안으로 도킹하거나 단독 주차도 가능하다. 차박을 고려하고 갔는데 텐트 공간이 워낙 넓어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텐트 안에는 간이 에어컨은 물론, 온열 매트와 침낭 4개에 침대까지 구비돼 있었다.

함께 동행한 아이들은 저녁을 준비할 동안 신나게 뛰어 놀었다. 시설 좋은 숙소였다면 통제하기 바빴겠지만 여기서는 그럴 일이 없다. 평생 마주할 콘크리트 건물이 아닌 초록색 식물을 벗삼아 모래놀이와 대형 트램폴린을 즐기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게 했다.

미리 사온 먹거리는 주방용품과 식기류를 이용해 쉽게 조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전기그릴을 매우 유용하게 써먹었다. V2L 기능을 통해 쉽게 전기를 조달받았다. 약 3시간 정도 자동차 전력을 끌어썼는데 자동차 배터리 소모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특히 화장실과 욕실의 부재로 캠핑을 꺼리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신식 화장실 안에는 샤워장도 갖춰져 있다. 온수나 냉수 모두 거침없이 나온다. 화장실에선 내부 벽면을 편백나무로 덮어 상쾌한 향기가 났다. 개수대 안쪽에는 공용 전자렌지와 냉장고, 세탁기까지 포함돼 이용객들의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바로 옆에 세탁세제까지 놓여져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이날 이용해보진 못했지만 시네마키트와 카페키트를 추가하면 빔프로젝트로 영화 감상을 하거나 야외 노천 카페를 스스로 꾸릴 수 있다.현장에서 장작을 구매하면 캠핑의 백미인 모닥불놀이도 가능하다.

전기차 차박이나 텐트는 양쪽 모두 아늑했다. 푹신한 에어매트를 깔고 따뜻한 침낭 속에 들어가면 고급 침대 부럽지 않을 정도로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차박을 하면 파노라마 선루프 위로 청정 제주의 수많은 별을 감상할 수 있다. 샤워 후 개운하고 나른한 상태에서 아이와 별을 하나씩 세다 보면 스르륵 잠에 빠진다.

SK렌터카 캠핑장 중앙 잔디밭. 노란 지붕에는 대형 트램폴린이 자리하고 있다.

차박에 최적화된 순수전기차
소음 없이 쾌적한 환경 제공

유해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는 차박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내연기관차와는 달리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시동을 켤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소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칠 일도 없고, 조용히 자연의 소리에 집중 할 수 있다. 또, 전기차는 밤새 에어컨을 켜놔도 배터리 소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쾌적한 휴식 환경 조성이 용이하다. V2L도 전기차 차박의 장점으로 꼽힌다. 차량 내 배터리를 통해 외부로 일반 전원(220V)을 공급해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전자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캠핑장 내 매장은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EV6 최소 18만원대 이용
하루 숙박비로 3일 여행

이번에 경험한 제주 전기차 차박은 취사·샤워시설이 완비된 차박 전용 캠핑지에 텐트 설치와 캠핑용품까지 구비돼 이용자의 번거로움을 없앴고, 전기차의 외부 전력 공급 기술 기능을 통해 전열기구 등을 자유롭게 이용하며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렌탈료도 일반 렌탈 상품 대비 약 1만 원 높은 수준으로 책정돼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준성수기 평일 3박 4일 기준 EV6 롱레인지 차박 상품 비용은 18만200원(완전자차 선택 시 30만6200원), eGV70의 경우 29만140원(완전자차 44만9140원)으로 5성급 호텔 하루 숙박 비용에 불과한 수준이다.

차박 대상 전기차는 총 5대다. 기존 현대 아이오닉 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eGV70은 물론, 넉넉한 공간감을 자랑하는 대형 전기 SUV EV9을 새롭게 추가했다. 이 외에도 셀토스와 쏘렌토 등 내연기관차도 이용 가능하다. SK렌터카는 올 하반기 차박으로 이용 가능한 차종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제주=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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