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안타 30경기에서 마쳤지만…반짝반짝 빛났던 롯데 손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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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만 해도 아무 것도 아니었던 제가 대기록을 달성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죠. 정말 내일 당장 기록이 깨져도 상관없습니다."
20일 수원 kt전에서는 9회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30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가 김재환(두산 베어스)과 더불어 KBO리그 연속 경기 안타 공동 3위에 올랐던 손호영은 2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안타를 추가할 경우 '팀 레전드' 박정태(전 롯데)의 리그 단독 2위 기록인 31경기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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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작년만 해도 아무 것도 아니었던 제가 대기록을 달성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죠. 정말 내일 당장 기록이 깨져도 상관없습니다."
지난 19일 수원 kt wiz전에서 29경기 연속 안타를 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손호영(29)은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20일 수원 kt전에서는 9회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30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가 김재환(두산 베어스)과 더불어 KBO리그 연속 경기 안타 공동 3위에 올랐던 손호영은 2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안타를 추가할 경우 '팀 레전드' 박정태(전 롯데)의 리그 단독 2위 기록인 31경기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연속 안타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박정태가 1999년 수립한 31경기 연속 안타는 박종호(전 현대 유니콘스·삼성 라이온즈)가 2003년과 2004년에 걸쳐 39경기 안타를 치기 전까지 KBO리그 1위 기록이었고, 단일 시즌을 기준으로 하면 여전히 최고 기록이다.
당시 박정태 기록을 멈춰 세운 주인공은 1999년 당시 두산 3루수로 뛰던 홍원기다.
박정태는 1999년 6월 10일 마산 두산전에서 1회 볼넷, 4회 좌익수 뜬공, 6회 투수 직선타로 물러난 뒤 9회 2사 후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성 타구를 쳤으나 3루수 홍원기가 다이빙 캐치로 공을 잡아냈다.
박정태 기록을 저지한 홍원기는 이번에는 상대 팀 감독으로 박정태 기록에 도전하는 손호영을 막아야 하는 처지였다.
홍원기 감독은 21일 경기를 앞두고 이러한 인연이 부각되자 난처한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라는 짧은 말로 즉답을 피해 갔다.
결과적으로 손호영은 이날 키움전에 3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남겨 연속 안타 기록을 마감했다.
1회 우익수 뜬공, 4회 볼넷을 골라낸 손호영은 6회와 8회에는 내야 땅볼로 아웃됐다.
8회 2루수 땅볼 때는 1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까지 시도했지만, 비디오 판독에도 아웃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롯데가 2-5로 뒤처진 9회 손호영에게 마지막 기회가 갈 뻔했다.
롯데가 대타 이정훈의 2루타, 황성빈의 내야 안타로 2사 1, 3루를 만든 것이다.
2번 타자 고승민이 출루하면, 3번 타자 손호영이 타석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때 고승민의 빗맞은 타구는 좌익수 쪽으로 날아갔고, 키움 로니 도슨이 슬라이딩 캐치로 타구를 처리하면서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25년 전 홍원기 감독이 박정태의 32경기 안타를 저지했다면, 이날은 도슨이 호수비로 손호영의 마지막 타격 기회를 앗아간 셈이다.
연속 안타 기간 내내 손호영은 의연했다.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팀 승리를 위해서라면 개인 기록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말뿐만 아니라 타석에서 행동으로 이를 보여줬다.
4회 키움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상대로 9구 대결 끝에 볼넷을 골라냈을 때는 연속 안타 기록을 위해 무리하게 스윙하는 대신 침착하게 공을 지켜봤다.
9구째 몸쪽 낮은 공이 들어왔을 때는 배트를 돌려볼 만했지만, 1루에 걸어가는 걸 택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올 시즌 롯데 유니폼을 입은 손호영은 이제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손호영의 시즌 성적은 46경기 타율 0.324(170타수 55안타), 8홈런, 35타점으로 이미 개인 한 시즌 최고 성적을 예고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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