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65조 英 갑부, 가사도우미 18시간 노동에 1만원 줘…노동착취 징역형

영국 최대 부호 ‘프라카시 힌두자’ 가족, 징역형 산고
스위스 별장에서 가사도우미 노동 착취
하루 4400만원 스위트룸, 호텔도 소유

연합뉴스

자산만 65조 원이 넘는 영국 최대 부호 가족이 가사도우미를 18시간 일을 시키고 고작 1만 원의 임금을 지급해 노동착취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외신 등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 형사법원은 21일(현지시간) 영국 최대 부호인 프라카시 힌두자(78)와 아내에게 징역 4년 6개월, 그의 아들과 며느리에게 각각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힌두자 일가가 동일 직업군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급여만 주는 등 가사도우미들의 노동력을 사실상 착취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힌두자 일가는 스위스 제네바 레만호 근처에 있는 가문 소유의 호화 별장에서 가사도우미들에게 일을 시키며 매우 적은 임금만 인도 루피화로 지급한 혐의를 받았다. 한 여성 가사도우미는 일주일에 7일, 하루 최대 18시간을 일하고도 현지 임금 수준에 턱없이 못 미치는 7스위스 프랑(약 1만 원)을 일당으로 받았다고 스위스 연방 검찰은 밝혔다. 가사도우미들은 휴가가 거의 없었고, 몸이 아파도 병원비를 스스로 감당해야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가사도우미들의 여권도 힌두자 일가가 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힌두자 일가는 이날 건강 상의 이유로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고, 항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힌두자 일가의 변호인은 이런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사는 지급된 급여가 과소 평가됐고, 가사도우미들이 고향인 인도에 있을 때보다 스위스에서 충분한 혜택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이 불리하게 흘러가자 힌두자 일가는 최근 가사도우미들과 비공개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힌두자 일가는 순 자산이 370억 파운드(약 65조 원)가 넘는 영국 최대 부호 집안이다. 영국에서 금융과 정보·기술(IT), 부동산 등 수십 개 분야에서 사업을 거느리고 있으며, 최고급 스위트룸이 하룻밤 2만5000파운드(약 4400만 원)에 이르는 래플스 호텔도 소유하고 있다.

임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