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비판적 시선 감내해야 할 제 몫… 반성하고 돌아보며 묵묵히 갈 것"[인터뷰] 

모신정 기자 2024. 6. 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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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준열은 지난 1월 '외계인2'의 인터뷰 당시 자신이 연기한 무륵을 빗대어 자신의 현재의 고민과 방향성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

그는 "무륵은 외면적으로는 아는 척하고 엉뚱한 얼치기 같은 면이 있지만 2부 결말에 이르러 내면의 재능을 발견하는 인물이다. 저 자신과 괘를 같이 하는 면이 있다. 저 또한 연기를 하면서 저의 재능과 노력에 대해 고민하는 순간들이 있다. 재능이 있는 쪽이 더 낭만적인 것 같다가도 어떤 작품을 만나 노력으로 극복했을 때 더 큰 성취감을 느낀다"고 설명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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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더 에이트 쇼'서 3층 역 열연
배우 류준열/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류준열은 지난 1월 '외계인2'의 인터뷰 당시 자신이 연기한 무륵을 빗대어 자신의 현재의 고민과 방향성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 그는 "무륵은 외면적으로는 아는 척하고 엉뚱한 얼치기 같은 면이 있지만 2부 결말에 이르러 내면의 재능을 발견하는 인물이다. 저 자신과 괘를 같이 하는 면이 있다. 저 또한 연기를 하면서 저의 재능과 노력에 대해 고민하는 순간들이 있다. 재능이 있는 쪽이 더 낭만적인 것 같다가도 어떤 작품을 만나 노력으로 극복했을 때 더 큰 성취감을 느낀다"고 설명했었다. 

지난 5월 17일 첫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The 8 Show)'에서 3층 역을 연기한 류준열은 지난 인터뷰 당시 이야기했던 재능과 노력 두가지를 모두 최고치로 끌어 올리며 작품적 성과를 이뤘다. 

'관상', '비상선언'의 한재림 감독이 연출을 맡은 '더 에이트 쇼(The 8 Show)'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더 에이트 쇼'는 정치와 경제를 테마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격돌하는 인물들의 원초적인 욕망을 그려내며 글로벌 누적 조회수 3억 뷰를 기록한 배진수 작가의 웹툰 '머니게임', '파이게임'을 한재림 감독만의 스타일로 새롭게 각색한 작품이다.  

류준열이 연기한 3층은 빚 때문에 벼랑끝에 선 순간 '더 에이트 쇼'의 초대장을 받고 쇼에 참여하게 되는 인물이다. '올빼미'와 '외계인' 1, 2부 등을 통해 최근 충무로 캐스팅 1순위로 꼽히는 류준열은 '더 에이트쇼'를 통해 초기작 '소셜포비아' 속 BJ 양게 시절로 돌아간듯 날 것 같고 개성 넘치는, 또한 8부 전체를 관통하는 화자로서의 매력 또한 갖춘 3층의 모습을 선보이며 '더 에이트쇼'의 글로벌 인기를 견인했다 ('더 에이트쇼'는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한바 있다) 

작품의 완성도와 캐릭터 표현의 완결성과 별개로 류준열은 지난 3월 한소희와의 열애 공개 이후 예기치 못한 논란의 주인공이 되어 수차례 해당 논란들에 대한 사과 및 해명의 자리를 가졌다. 대중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직업이다보니 남녀 관계의 구체적인 일거수일투족마저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뭇사람들의 입방아에 의도치 않아도 오르내려야 한다. 

지난달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류준열을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더 에이트 쇼'의 홍보 인터뷰 자리였지만 이날 라운딩 인터뷰에서는 류준열의 사생활과 그린 워싱 논란에 대한 질타 섞인 질문도 여러 차례 반복되어 주어졌다. 류준열은 불편해 하는 기색 없이 매질문에 성심껏 답을 이어갔다. 

- '더 에이트쇼' 속 참가자들에게는 식사부터 용변 보는 일까지 제약이 수없이 많다. 촬영 중 충분히 감정이입이 됐을텐데 가장 힘들었던 지점은.

▶ 배우로서는 행복했다. 인간이 당연하다고 느끼는 일들이 당연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황을 연기해야 했는데 그 어느때보다 솔직한 연기를 했던 것 같다. 어떤 캐릭터에 대해 가면을 쓴다던가 어떤 척을 하는 게 아닌 정말 욕망에 솔직하고 충실해지는 순간들을 표현했다. 볼일을 보기 위해 싸우고 밥 한끼를 먹을 수 있게 돼 폭풍 눈물을 흘린다던가 하는 장면들을 촬영하며 행복했다. 

- 폭력 장면이나 고문 장면들에 대해 비판적 반응들도 있다. 

▶ 저도 불쾌하고 어려운 장면도 있었다. 촬영 하면서 '이렇게까지 가도 되나' 싶은 장면은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한재림 감독님이 돈이나 시간, 인간의 본성을 다루시면서도 매스미디어에 대한 부분도 이야기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창작자들이 어떤 콘텐츠를 만들 때 가지는 의도 등에 대해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봐주시길 바랐던 것 같다. 극중 폭력 장면 등에 대해 오히려 불편해 하기를 바라는 시각도 있으셨던 것 같다. 오히려 그런 표현들을 통해 관객들께 메시지를 드리고자 하시는 의도가 있었다.

-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 어떤 한 장면이 힘들었다기보다 모든 장면들이 다양한 고민 속에서 만들어졌다. 극 초반 어떤 분들은 속옷조차 안입고 있는 장면도 있고 3층이 볼일을 보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 내용을 1초를 보여줄지 2초를 보여줄지 그런 타이밍마저 세심하게 고민했다. 피를 흘리는 장면에서는 얼마나 노골적으로 보여줘야 하는지 섹슈얼한 장면에서는 어느 정도까지 보여주고 대사를 넣을 것인가 등 다양하게 고민이 들어갔다. '어떤 한 장면이 힘들었다' 이런 것 보다 이 작품들이 관객들께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너무 궁금하다. 호불호 반응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오히려 작품의도가 잘 전달된 것 아닐까 생각된다. 

- 장기자랑 장면에서 지나치게 어설픈 춤실력 때문에 큰 웃음을 줬다. 

▶ 원래 그렇게 보이려던 장면이 아니다. 고속 촬영을 해서 슬로우로 보여드리면서 잘 추는 친구로 보여드리려 했었다. 저 혼자 연습하는 장면의 촬영도 있었다. 흑백으로 잘 추는 것처럼 보여주다가 제대로 못추는 장면이 나오는 방향이었다. 한재림 감독님 말씀이 도저히 춤을 못추는 친구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하시더라. 기존 안무를 다 버리고 새 안무로 짜서 찍었다. 어느 날 박정민이 인터넷 밈을 보여줬는데 그 춤이 딱이더라. 제 민낯을 다 보여드리며 열심히 했다. 

- 장기자랑 장면을 찍을 떄 서로 의식을 했나. 

▶ 신경전 아닌 신경전이 있었다. 신경전이라기보다 걱정에 가까웠는데 기대치가 서로 너무 컸다. 박정민 배우가 코코더(코로 리코더를 부는 것)으로 시작했기에 다들 촬영날이 다가오는 것에 긴장했다. 3층과 비슷한 고민들이 배우 전반적으로 깔려 있었다. 배성우 선배는 방에 혼자 들어가서 연습하셔서 방문을 함부로 못열었다. 문정희 누나는 노래를 준비했고 이열음은 요들송을 연습했다. 다들 아닌 척 하지만 약간의 압박감이 있었다. 박정민 배우는 해당곡을 입으로는 충분히 연주할 수 있는 실력이었다. 손의 싱크를 맞춰야 했기에 어려웠을 거다. 

- 또래 배우인 박정민, 천우희도 최근 드라마와 영화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 중이다. 에너지가 큰 두 배우와 함께 한 소감은. 

▶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말이 맞더라. 옆에 있는 사람들의 영향을 받게 되더라. 같은 또래이고 비슷한 에너지를 가진 두 배우와 함께 하다보니 자극과 시너지가 어마어마했다. 두 사람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어떤 떄보다 많이 느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제가 가지지 않았지만 그들이 가진 것들을 흉내도 내고 따라가고 물어보기도 하고 나누기도 하면서 촬영한 즐거운 시간이었다. 최근 천우희 배우와 홍보 일정 중 잠시 둘이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정신 없이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앞으로 올 시간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또래 배우들과 같이 하고 고민 나누는 것이 굉장히 자극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분들과 다시 만나기를 바라지만 본능적으로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조금 더 알고 싶고 이야기 나누고 싶어하는 마음이 생기더라. 다음에 다시 꼭 작품을 함께 하고 싶다. 

- 류준열의 초기작 속 번득이는 날 것 연기가 '더 에이트쇼'에 많이 묻어나더라. 이번 작품에 대한 개인적 만족도가 궁금하다. 

▶ 만족했다거나 만족하지 않았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보통 제 작품을 볼 기회도 많이 없고 잘 안보려고 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여러번 보게 되더라. 내레이션도 준비해야 했고 제 출연 장면도 많기에 모니터링 할 시간이 여러번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해서인지 혹은 그동안 해보지 않은 장르의 작품이어서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계속 끊임 없는 궁금증이 드는 작품이었다.  

- 자신의 연기에 대한 만족도는 얼마나 되나. 

▶ 한동안 전쟁 영화 혹은 실화 소재의 장르 영화 등을 많이 하다가 드라마에 대한 욕구가 커진 시기가 있다. 그때 드라마 '인간실격'을 통해 인간에 대한 감정을 많이 이야기하고 심리묘사도 하게 돼서 많은 것이 해소됐다. '인간실격' 당시 기쁜 마음이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도 그런 느낌이 든다. '외계인'에서 도사의 모습도 보여드려야 했고 '올빼미'는 인물의 서스펜스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연기 자체를 놓고 고민하는 순간이 많았다. 배우는 어떤 배경릉 맡았을 때 어떻게 표현하고 감정을 끌어낼 것인가에 몰입하고 집중하게 된다. 이번 작품에서 그런 부분들이 많이 해소됐다. 배우의 감정을 시청자에게 공감시켜야하는 것보다 상황 전달이 중요한 순간도 있다. 이번 작품은 무엇보다 개별 상황에 대한 공감이 중요했다. 

- '더 킹'에서도 그랬고 한재림 감독이 류준열의 장점을 잘 이끌어내주는 것 같다. 

▶ 인간과 인간 사이의 궁합 같은 것 아닐까. 저도 사진 작업을 하지만 한 감독님도 굉장히 좋아하신다. 한 감독님이 연출하시는 연출법이 저와 닮아 있는 점이 많아서 그런 것에 대한 기대도 크다. 제가 생각하는 바에 대해 감독님도 같이 생각할 거라는 믿음이 있다. 제가 어떤 아이디어를 내면 너무 좋아해주신다. 제가 준비한 방향성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시고 끄집어 내주신다. 한 감독님과의 작업은 정말 복되고 행복했다. 

- '더 에이트쇼' 제작발표회 당시 최근 사생활 논란 관련 이야기들을 추후 인터뷰 등에서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는데.

▶ 제작발표회 자리이기에 개인적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하기 어려워서 뒤로 미뤘다. 여러모로 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여러 사건에 대해 저를 비판하고 나무라시는 이야기들에 대해서 다 찾아 읽어보고 많이 느꼈다. 제가 늦은 나이로 데뷔해서 열심히 사는 모습 좋아해쥐고 응원해주시고 여행 다니는 모습들도 좋아해 주셨던 것 같다. 제가 살아 오는 모습에서 두 얼굴을 느끼고 배신감을 느끼셨다고 하는 글들을 봤다. 그런 부분들을 찾아보면서 배우 일하면서 감당해야 할 제 몫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극중 3층에게도 슬럼프가 찾아왔는데 실제 류준열은 슬럼프 극복을 어떻게 하나. 

▶ 슬럼프를 별로 안느끼는 스타일이다. 어떤 작품은 행복감을 느끼면서 하고 또 어떤 작품은 의무감이 들어서 할 떄도 있다. 데뷔 9년이 다 되어가는데 제 스스로가 배우를 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너무 감사할 뿐이다. 시간이 쌓이면서 슬럼프가 다가올수 있다고 본다. 그것에 준비는 해야할 것 같다. 

- 열애설에 대한 논란이 있었을 때 침묵이 최선이라는 답을 했었다. 어떤 의미인가. 

▶ 최선이라는 말에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그린워싱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제 의도와 상관없이 여러 추측들이나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나왔다. 일일이 다 이야기한다고 새로운 것이 뭐가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이대로 두고 말을 아끼는 것이 최선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판은 받아들여야 할 몫이지만 답변을 하면 할수록 다른 이야기나 추측이 더 생길 것 같았다. 

- 대중들 혹은 언론의 비판의 잣대가 너무 기준치가 높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은 없나.

▶ 제가 이 선택을 통해 가져가는 것이 있는 것 같다. 항간의 평가에 균형을 100% 맞출 수는 없는 것 같다. 내가 결백하고 100% 깨끗한 사람이라고 말할수도 없다. 기준과 잣대에 의해 평가 받아야 하고 그 평가로 인해 생기는 비판을 받아들인다면 균형이 맞아지는 것 같다. 이런 비판들을 받아들임으로써 균형을 맞춰 간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가져가야할 문제이고 조심해야 할 문제고 제가 감당해내야 할 몫이다. 가감없이 주시는 비판들, '두 얼굴이다'라거나 '가식적이다'라는 내용들을 온전히 다 보고 듣고있다. 저도 계속해서 고민하고 이 시간에도 반성하고 돌아보면서 이런 이슈가 앞으로 없더라도 계속해서 고민을 가져가야 하는 것이 배우의 기본 소양인것 같다. 

- 돌아보는 시간들을 통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됐나. 

▶ 제가 데뷔하고 나서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듣고 사랑을 받고 하면서 이 사랑을 어떻게 나눌까 고민하게 됐다. 여행을 다니고 자연환경을 많이 보면서 (좋은 자연환경을) 뒤에 오는 친구들에게도 그대로 남겨 줄수 있으면 어떨까 하는 바람이 들었다. 그래서 작은 실천을 통해 여러 이야기들을 시작했다. 그런(환경운동과 관련한) 이미지들이 생기고 쌓이면서 많은 분이 응원해주시고 좋아해주시고 힘을 실어주셨다. 제가 이때 어떤 욕심 부린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이미지를 계속 가지고 싶어서 점점 나서서 뭔가를 하려고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런 시간들을 돌아보게 됐다. 제 욕심이었구나 싶었다. 이 이미지에 갇혀서 이 이미지를 놓기 싫어서 계속 쥐고 가려고 했던 건 아닐까 싶다. 앞으로는 눈에 보이는 곳보다 안보이는 곳에서 더 이야기하고 생각하는 방향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제가 초심으로 가졌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고민 중이다. 신중하게 다가가려고 한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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