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관리 한다면, 식품 포장지 뒷면을 보라[수피의 헬스 가이드]
마트에서 식품을 살 때는 대개 먹어본 것을 집거나, 앞면에 큼직하게 쓰인 품명과 사진을 보고 고른다. 그런데 영양학적으로 중요한 내용은 대개 뒷면에 있다. 다이어트나 근육성장을 위해 식사관리를 하는 이들에겐 뒷면의 내용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뒷면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두 가지는 원재료와 영양성분표다. 원재료에서는 뭐가 들었는지도 중요하지만 순서도 중요하다. 규정상 함량 순으로 기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제품명은 ‘호밀빵’인데 밀가루와 설탕이 먼저 나오고 호밀이 뒤에 적혔다면 호밀은 설탕보다 적게 든, 무늬만 호밀빵이라는 의미다. 요즘은 ‘XX믹스’ 등의 이름으로 반가공된 원료가 적혀 있기도 해서 원료 함량을 알기 어려울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게 영양성분표다. 대부분의 가공식품에는 의무적으로 영양성분을 표기해야 한다. 다이어트 등을 지도하면서 열량 기준으로 이야기하면 잘 못 따르는 사례가 많은데, 상당수는 성분표를 잘못 본 결과다. 그러니 영양성분표 공부는 필수다.
성분표에서 제일 먼저 확인할 건 표가 전체 포장 기준인지, 100g 기준인지, 혹은 ‘1회 섭취량’ 기준인지다. ‘1회 섭취량’은 제조사에서 임의로 설정한 1인분인데, 이걸 턱없이 적게 잡아 열량이 낮은 식품인 양 착각하게 만드는 꼼수도 많았다. 과거엔 식빵 10장들이 1봉을 6회분으로 표기한, 즉 식빵 1회분이 1.7장(?)인 황당한 사례도 있었다. 고열량으로 악명 높은 한 비스킷은 1회분이 2개인 경우도 있었다. 최근에는 전체 포장 기준으로 적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1회분’ 기준으로 표기한 제품도 여전히 많다.
표는 실제 한 과자의 성분표인데, 왼쪽은 1회 분량당, 오른쪽은 전체 분량 기준이다. 총량은 90g, 1회분은 30g이니까 한 봉지를 세 번에 나눠 먹으라는 이야기다.
그럼 열량부터 보자. 가장 흔한 실수는 역시나 ‘1회 분량’에서 터진다. 위의 표도 한 봉지 열량이 150㎉라고 착각하기 십상이다. 다시 말하지만 3분의 1을 먹었을 때 기준이니까 이 과자 한 봉지는 450㎉다.
그럼 개별 영양소를 보자. 탄수화물에서는 총 탄수화물과 당류(단순당)를 표기한다. 위 표에서 탄수화물은 30g당 19g 들었고, 그중 당류가 7g, 나머지 12g은 복합당이다. 당류는 대개 단맛이 나고, 설탕이나 과당처럼 빨리 소화 흡수되고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경우가 많아 건강에 좋지 않다고 본다. 단, 우유의 유당처럼 단맛도 없고, 소화도 느린 예외도 있다.
지방에서는 총 지방량과 그 중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함량을 표기한다. 위의 표에서 1회분 30g에는 총 7g의 지방이 들어 있고, 그중 포화지방은 1.5g이다. 트랜스지방이 0인 건 거의 없다는 의미이지만 자연적으로도 미량 생길 수 있으니 완벽하게 없을 수는 없다.
단백질은 총량으로 표기하는데, 때로는 조단백질(Crude Protein)로 표기하기도 한다. 단백질 양은 질소의 양을 측정해 추산하는데, 식품에서 질소가 포함된 영양소는 대부분 단백질이라 그렇다. 그런데 단백질 말고도 질소를 함유한 경우가 일부 있다 보니 ‘단백질+질소를 포함한 영양소’를 뭉뚱그린 수치가 조단백질 양이다.
마지막으로, 영양성분표는 100% 정확할 수 없다. 대부분의 식품은 생명체의 일부분이다. 돼지도 체지방 많은 돼지가 있고, 근육질 돼지가 있는 게 당연하다. 그러니 그걸 가공한 식품도 영양소가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어 이 표도 위아래 20%의 허용 오차를 두고 있다. 그러니 ‘대략 이 정도’라는 참고자료로 쓰고, 세세한 숫자까지 연연하지는 말자.
수피 | 운동 칼럼니스트 <헬스의 정석> 시리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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