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수호 "연기, 도전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어요" [인터뷰M]
아이돌의 작품 활동엔 으레 '연기 도전'이라는 관용어가 따라붙는다. 다만 그룹 엑소의 리더 수호에게는, 연기란 도전의 영역이 아니다. "연예인으로서 업(業)의 일부일 뿐"이라는 직업관에서 그의 단단한 내면을 엿볼 수 있었다.
최근 수호는 iMBC연예와 서울 성동구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MBN 주말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극본 박철·연출 김진만)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세자가 사라졌다'는 왕세자 이건(수호)이 세자빈이 될 여인 최명윤(홍예지)에게 '보쌈'을 당하면서 벌어지는, 두 청춘 남녀의 조선판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수호는 극 중에서 보쌈으로 인해 일생일대 위기를 맞게 되는 세자 이건 역을 맡았다. 세자 이건은 탄탄대로의 삶을 살다 궁궐의 중차대한 비밀을 알게 된 후 자신의 운명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떠났다.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작품 활동을 해왔던 그였지만 20부작의 압박이 부담이 안 되지는 않았다고. 수호는 "'20부작을 정말 찍을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또 다른 느낌이더라"면서도 "다행히 드라마 반응이 좋았었다. 덕분에 팀 모두가 마지막까지 힘을 낼 수 있었다"고 웃었다.
'세자가 사라졌다'는 '눈물의 여왕' 등 쟁쟁한 히트작들 틈바구니에서도 매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사극 매니아층 사이 입소문을 타고 꾸준한 인기를 자랑했다. 수호 역시 "이번 작품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웃었다.
배우보다는 아이돌 그룹 엑소로서 더 많이 알려진 수호. 사극을 처음으로 도전한 이유도 더 많은 연령대에게 자신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란다.
수호는 "작품을 하면서 중장년층 분들도 많이 알아봐 주신다"며 "식당에 가면 세자 아니냐고 물어봐주시더라. 팬이 되셨는지는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사극이 중장년층 분들, 매니아층이 계신 장르 아닌가. 사극이 첫 도전이지만 큰 결심을 하게 된 계기가 있다. 어머님, 아버님들이 많이 알아봐 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도전한 이유도 있다"며 "아직 갈 길이 너무 멀어서 입지를 다졌다기보단, '또 다음 작품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첫 사극을 위해 기울인 노력도 설명했다. 수호는 "지방 사투리보다 더 어렵더라. 부담 갖고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평이 좋아서 다행이었다"며 "앨범이든 연기든 지금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일분일초, 나노 단위로 놓치지 않고 몰입해서 최선을 다한다. 모든 것에 있어서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대장금'부터 시작해, 최근 방영된 사극 드라마들을 거의 다 챙겨봤다고. "영화 '올빼미'부터 '옷소매 붉은 끝동', '연인', '고려거란전쟁', '열녀박씨'까지 다 봤다. 시대 변화에 따라 퓨전 사극도 많이 생기면서 변화가 느껴지더라"고 떠올렸다.
수호는 홍예지와 로맨스 연기에 고민을 거듭한 점도 덧붙여 이야기했다. "사실 잘 채웠는지는 의문의다. 애교와 유머로 그냥 넘어간 게 아닌가 싶다"면서도 "상황이 만들어 준 것 같다. '로미오와 줄리엣' 같이 안 이뤄질 것만 같은 비극이지 않나. 그런 사랑이 19부까지 이어지는데, 로맨스가 연기 중에 가장 어렵다는 걸 다시 느꼈다. 또 조선시대라서 스킨십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고 말했다.
아이돌 엑소의 리더로서 이미 깊게 자리를 잡았지만, 수호에게 연기는 제2의 집이자 고향이다. 한예종 연기과에 진학했던 수호. 김고은, 김성철, 임지연 등 걸출한 배우들이 그의 동문이다.
수호는 "아이돌 수명이 짧아서 연기를 하는 게 아니다. 20대 때부터 연기가 좋았어서, SM에 들어왔을 때부터 연기와 가수 활동을 같이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제대로 연기를 배우고 싶어 대학교에 지원했고, 운 좋게 붙었다. 가수는 나 자신을 표현하는 거고, 배우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표현하지 않나. 거기서 오는 매력이 너무 좋았다"고 떠올렸다.
그는 연기를 도전이 아닌 일 그 자체로서 받아들인다고 역설했다. 수호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연기를 도전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연예인이면, 가수로 데뷔했지만 예능을 할 수도 있는 것과 같다. 엑소 활동 중 개인 활동 시간이 많아지면서 솔로 앨범을 내고 연기를 하는 것처럼, 연기는 자연스러운 일 중에 하나"라고 강조했다.
iMBC 백승훈 |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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