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인간 '호모 사피엔스', 30만년 만에 복원된 얼굴은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의 출현 시기를 10만년 앞당긴 모로코의 인간 화석이 30만년 만에 복원됐다.
19일(현지 시각) 영국 더 선에 따르면, 브라질의 복원 전문 디자이너 시세로 모라에스는 모로코에서 발견된 최초의 호모 사피엔스 화석 '제벨 이르후드'의 상상도를 공개했다.


모라에스는 제벨 이르후드의 화석이 30만년 전 호모사피엔스 것이라고 발표한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3D 스캔을 시작했다.
이후 제벨 이르후드와 비슷한 형태의 현대인의 두개골을 단층 촬영했다. 비슷한 형태의 두개골을 바탕으로 빈 곳을 채우는 것이다. 또한 현대인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조직과 코, 기타 얼굴 구조를 예상해 덧입혔다.
회색조로 완성된 얼굴은 튼튼하고 남성적인 모습으로 그려졌다. 다만 해당 화석은 목 아래로는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성별은 여성일 수도 있다. 여기에 피부색을 입히고 색소 침착, 머리카락, 수염 등을 붙여 완성했다.

한편, 모로코 마라케시 서부 제벨 이르후드에서 발견돼 지역 이름이 붙은 이 화석은 지난 2017년, 30만년 전의 호모 사피엔스로 확인돼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전까지 학계는 에티오피아 오모 키비시(19만 5000년 전)의 화석을 근거로 '호모 사피엔스 20만년 전 동아프리카 출현설'을 정설로 여겼기 때문이다.
1960년대 처음 발견된 제벨 이르후드는 처음에는 4만년 전 네안데르탈인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90년대 과학자들이 재검사를 하면서 뼈의 연대를 10만~20만년 전으로 정정했다.
여기에서 끝난 줄 알았으나 기술이 더 발전하면서 이 화석은 네안데르탈인의 것도 아니고 20만년 전 사망한 것도 아닌 사실이 확인됐다. 28만 1000~34만 9000년 전에 죽은 호모 사피엔스의 화석이었던 것이다. 뇌는 현대인과 달랐지만 안면 구조는 현대인과 닮은, 단편적으로 진화한 형태였다.
제벨 이르후드 화석은 성인 셋, 10대 하나, 어린이 하나 등 다섯 명의 치아, 뼈, 두개골 등 조각 22개다. 주변에서는 뾰족하게 쪼갠 칼날 모양의 석기와 이를 이용해 잡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젤 등의 대형 표유류의 뼈도 발견됐다. 이에 호주 생물인류학자 콜린 그로브즈는 “지적으로 멍청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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