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양육비 1억 미지급… ‘나쁜 아빠’ 2심서 형량 2배 늘어

1심 징역 3개월→2심 징역 6개월 선고
재판부 "현실적 변제 계획도 없어"
관련법 개정·시행 후 첫 실형 사례

10년간 양육비 1억원가량을 이혼한 아내에게 주지 않아 실형이 내려진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현실적인 변제 계획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인천지법 형사항소3부는 21일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4)씨에게 징역 3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1억원에 달하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고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자녀들이 정신·경제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14년 4월부터 최근까지 전처 김은진(44)씨에게 두 자녀의 양육비 9600만원을 주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법 형사8단독은 지난 3월 27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징역 3개월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이번 ‘나쁜 아빠’는 양육비 미지급자를 형사처벌하는 관련법이 2021년 개정돼 시행한 이후 첫 실형 사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후 검찰 측은 형량이 낮다며 항소했다. 인천지검은 “양육비 미지급으로 감치 재판을 받게 되자 비로소 500만원을 지급했을 뿐”이라며 “징역 3개월의 1심 판결보다 더 무거운 형이 필요하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A씨도 “형량이 너무 높다”고 항소에 나섰다.

A씨는 2022년에 법원의 감치명령을 받고도 양육비를 거의 주지 않았다. 김씨는 10년동안 포장마차를 운영하거나 공장에 다니며 두 아들을 혼자서 키웠다. 앞서 2011년생, 2013년생 두 아이의 친권과 양육권은 김씨가 갖고, 전 남편은 양육비로 월 80만원씩을 아이들이 성년이 되기 전까지 매달 말일 지급하라는 이혼 판결을 받았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