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매의 비행 능력을 향상시키는 공기주머니

이채린 기자 2024. 6. 2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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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네이처는 붉은꼬리매라는 이름의 맹금류가 비행하는 모습을 이번주 표지로 실었다.

섀크너 연구원은 붉은꼬리매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이 새를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찍은 사진에서 비행에 쓰이는 가슴근육 사이에 돌출된 공기주머니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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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제공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붉은꼬리매라는 이름의 맹금류가 비행하는 모습을 이번주 표지로 실었다. 맹금류는 대부분의 시간을 하늘 높이 날아다니면서 보낸다. 

엠마 섀크너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원, 앤드루 무어 미국 스토니브룩대 르네상스 의과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조류가 비행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호흡기를 이용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연구결과를 21일(현지시간) 네이처에 실었다. 

포유류와 조류의 폐는 구조적으로 다르다. 포유류의 폐는 들숨 때 공기가 기도로 들어와 폐로 들어와 날숨일 때 공기가 나간다. 폐 안에서 공기의 방향이 바뀐다. 조류의 폐 앞뒤에는 공기주머니인 '기낭'이 딸려 있다. 들숨과 날숨 때 기낭에 공기를 저장함으로써 한 방향으로만 공기가 흐르게 된다. 

섀크너 연구원은 붉은꼬리매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이 새를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찍은 사진에서 비행에 쓰이는 가슴근육 사이에 돌출된 공기주머니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공기주머니는 폐에 딸린 기낭에서 뻗어나온 작은 공기주머니로 '가슴근육 밑 게실(subpectoral diverticulum·SPD)'로 불린다. 섀크너 연구원은 SPD가 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68종의 조류를 CT로 스캔했다. 그 결과 높이 비행하지 않는 새에서는 SPD가 발견되지 않았다. 서부갈매기, 대머리독수리 등 높이 비행하는 새에서 SPD가 발견됐다. 연구팀은 붉은꼬리매와 스웨인선즈매의 비행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했다. 이를 분석했더니 SPD가 팽창하면 가슴근육에 힘이 실리게 하고 비행 중에 안정적으로 수평을 맞추며 날갯짓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CT로 스캔하고 관찰해 붉은꼬리매가 호흡과 관계없이 SPD를 스스로 수축했다가 팽창시킬 수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관계 없다고 여겨졌던 조류의 비행 능력과 호흡기 시스템의 연관성을 밝히는 결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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