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22일 ‘무기한 휴진’ 최종 결정… 쟁점은? [뉴스+]

조희연 2024. 6. 2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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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 산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22일 공식 출범한다. 올특위는 첫 행보로 의협이 선언한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나설지 최종 결정한다. 다만 전공의 단체는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올특위가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았다.

22일 의협에 따르면 올특위는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첫 회의를 개최한다. 회의에서는 전국 대학병원 등의 휴진 현황과 계획을 취합하고 향후 구체적 투쟁 계획을 논의한다.

대한의사협회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출범을 하루 앞둔 용산구 의협회관 모습. 22일 향후 투쟁 방침을 논의하는 올특위 첫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교수도 개원의도 “무기한 휴진은 무리”

올특위가 무기한 휴진을 결정할 가능성은 작게 평가된다. 개원의들은 휴진이 수익 감소로 직결돼 주저하고 있고, 교수들마저 휴진을 철회하고 있어서다.

가장 먼저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던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휴진 중단을 선언했다. 전공의 처분에 대한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휴진에 돌입한 지 5일 만이다.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강남센터 등 4곳 병원 전체 교수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 결과, 전체 응답자 948명 중 698명(73.6%)이 휴진을 중단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의 저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했다. 휴진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은 192명(20.3%)이었다.

개원의들도 무기한 휴진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의협은 18일 열린 총궐기대회에서 “의사들의 정당한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우리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가, 임 회장이 회원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무기한 휴진을 결정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의협은 결국 20일 브리핑을 열고 “휴진을 포함해 구체적 투쟁 계획은 올특위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당시 브리핑에서 “회원들에게 말씀드린다. 의협은 회원들이 원하지 않는 투쟁은 단 하나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의협은 회원 협박하거나 강요해서 투쟁할 이유가 없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의대 증원을 놓고 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지난 20일 대구 한 대학병원 진료실 앞에 전공의 부재 관련 안내가 송출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대표 모시기’ 나섰지만…실패

올특위가 출범하더라도 기존 의협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써는 전공의 복귀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인데, 전공의 단체는 올특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의협은 올특위를 출범하며 박단 위원장을 섭외하기 위해 각별히 신경 쓴 것으로 보인다. 최 대변인은 20일 의협 브리핑에서 “전공의가 더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기존에 논의한 범의료계 대책위원회(범대위)가 아닌 올특위로 했다”며 “앞으로 올특위에서 정부와의 협상 또는 투쟁 방향을 다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 위원장이 “범대위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범대위가 아닌 올특위를 새로 구상한 셈이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박 위원장의 권한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도 두드러졌다. 올특위는 3명의 공동위원장을 포함해 총 14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의협은 박 위원장에게 공동위원장 자리를 제안했고, 14명의 위원 중 4명을 전공의 몫으로 뒀다. 모든 결정은 14명의 위원이 만장일치로 의결하게 했다.

최 대변인은 “전공의들이 이런 논의 구조에 들어오지 않는 건 그동안 협의체나 위원회에서 전공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서라고 한다”며 “이번에는 전공의 특위 참여를 4명으로 해서 그들 의견 전적으로 받을 뿐 아니라 만장일치로 결정하게 했다”고 부연했다.

의협은 박 위원장과 설전을 벌인 임 회장도 올특위에서 배제했다. 최 대변인은 “임 회장은 올특위에 참여하지 않는다. 올특위에 결정권을 모두 위임하고 회장으로서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임 회장이 경찰 조사 등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이 또한 박 위원장을 참여시키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뉴스1
앞서 임 회장은 전공의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서 박 위원장이 자신을 비판했다는 기사 링크를 올리면서 “의협이 전공의 문제에 신경 끄고 손 뗄까요? 그거 바란다면 의협도 더 이상 개입하고 싶지 않습니다”는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에 박 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임현택 회장에 대해서 여러모로 유감의 입장을 표한다”며 “최근 임 회장이 한 메신저 채팅방에서 ‘(전공의 문제에서)손 뗄까요?’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전공의 문제’, ‘전면 불개입’, ‘그립’과 같은 단어 선택은 대단히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의협의 노력에도 박 위원장은 즉시 거절 의사를 표했다. 박 위원장은 의협 브리핑 직후 SNS에 올특위 참여 여부에 대해 “전일 입장문으로 갈음한다”고 적었다. 그는 전날 입장문에서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하더라도 대전협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했다”며 협의체 참여를 거절한 바 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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