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최초 초음속 전투기 ‘FA-50’···블랙이글스 훈련기서 전투기로 변신[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4. 6. 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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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급유 시스템 탑재해 항속거리 증강
주야간 식별장비 원거리 교전 능력 향상
FA-50 최대추력 8톤급 F404 엔진 장착
한국산 경공격기 FA-50은 전투기 조종사들의 고등훈련부터 경공격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는 기종이다. 사진 제공=국방일보
[서울경제]

우리 국산 군용기가 처음으로 유럽에 진출하는 사례는 ‘FA-50’ 경공격기다. 개량형 모델로 지난 2022년 폴란드와 총 48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총 12대의 1차 물량을 제공했다. 이 덕분에 국산 FA-50 경공격기가 러시아에 맞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인접국인 폴란드에서 지난해 8월 폴란드 국군의 날을 기념해 현지 첫 비행에 성공했다. 폴란드는 물론 유럽 상공에서 국산 항공기가 비행한 것은 처음이다. K방산의 저력이 재차 확인된 것이다.

나머지 36대는 폴란드 공군의 요구를 반영해 FA-50 성능개량 버전인 FA-50PL(Poland) 형상으로 2025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2028년까지 납품된다. 향후 폴란드 공군은 FA-50을 경공격, 특수전술 및 전투임무 등 다양한 임무작전에 투입해 영공방위 수호의 핵심기종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중동도 FA-50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집트는 KAI가 FA-50 수출을 위해 오랜 기간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이다. 초기 물량 36기에 관한 협상이 진행 중이며, 물량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FA-50에 관심이 높아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FA-50은 초음속 제트훈련기 T-50 계열로 전 세계에서 12번째로 자체기술로 개발한 초음속 비행기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주도로 자체 기술로서 개발한 최초의 초음속 제트훈련기 겸 공격기다. 공군에는 T-50 고등훈련기와 T-50B 공중곡예기, TA-50 전술입문훈련기, 경공격기 FA-50 등 총 140여 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경공격기 FA-50 등 140여대 보유

제작 과정에 미국 록히드마틴사와 손잡고 협력했다. 2001년 10월 기체(機體)를 완성하고 이듬해 8월 첫 공개 비행에 성공했다. 제원은 길이 13.4m, 너비 9.45m, 높이 4.91m로, 최대속도는 마하 1.5, 이륙중량은 1만 3454㎏, 실용상승고도는 1만 4783m에 달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T-50B 공중곡예기도 같은 계열이다. 성능 발전을 거듭해 이제는 FA-50 개량형 모델이 세계 최고의 5세대 전투기 FA-35를 만드는 미국 시장 진출에도 도전하고 있다. 이를 위해 KAI는 미 록히드마틴은 미국 포트워스에서 T-50 판매 협력합의서에 최종 서명하고 미국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당장 280여 대 규모인 미 공군 전술훈련기 사업과 220대 도입 예정인 미 해군 고등훈련기·전술훈련기 사업이 주공략 대상이다. 이르면 2025년 시작될 것으로 알려진 이들 사업엔 KAI가 FA-50 개량형으로 도전장을 낼 예정이다.

한발 더 나아가 KAI는 T-50 계열 항공기의 1000대 이상 판매를 추진할 계획이다. 유럽과 중동, 동남아, 남미 국가들도 훈련 기능에 국한된 T-50 보다는 공대공 전투와 폭격 등 다양한 능력을 가진 FA-50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 관계자는 “중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FA-50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유럽은 미국만큼 중요한 시장으로 유럽 수주를 바탕으로 TA-50 항공기 수출 1000대 목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FA-50기는 TA-50 전술입문기를 기반으로 전투능력을 향상시킨 경공격기다. 사진 제공=국방일보

최근에는 성능 개량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공격기로 환골탈태하고 있다. 성능 개량형 FA-50은 최대 단점인 짧은 항속거리 확장을 위해 공중급유 장치와 표적 식별, 추적 및 원거리 교전 능력을 향상시킬 주야간 표적식별장비로 정밀폭격을 유도하는 ‘스나이퍼’ 타게팅 포드, 헬멧 시현·조준장치 등 신형 항공전자장비, 신형 적외선 유도 공대공 미사일 등을 갖췄다.

특히 기존 이스라엘 엘타사제 EL/M-2032 기계식 레이더 대신 첨단 위상배열(AESA) 레이더도 3~4년내 국내 기술로 개발해 장착할 예정이다. KF-21 AESA 레이더는 1088개의 송수신 모듈을 갖고 있는데 FA-50용 AESA 레이더는 이를 축소해 700~800여개의 모듈을 장착한다. 현재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이 각각 개발에 나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공중급유와 정밀폭격 유동장비, 위상배열레이더 등 3가지 기능이 탑재되면서 FA-50은 세계 최강의 경전투기로 거듭나면서 수출 시장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능 개량으로 공격력과 생존성이 대폭 강화됐다. 기존에 없던 적 레이더 위협정보를 수신하는 레이더경보수신기(RWR)와 위협에 대해 채프와 플레어를 투발할 수 있는 디스펜서(CMDS)도 장착했다. 이 생존장비는 적 위협의 조기탐지와 분석으로 전장상황 인식능력을 강화함으로써 적 위협에 대한 무력화가 가능해 조종사와 항공기의 생존성을 향상시켰다.

야간투시경(NVG)으로 야간공격 임무수행이 가능하도록 야간투시장치(NVIS)도 추가됐다. 야간투시장치 사용으로 FA-50은 야간비행 시에도 조종사의 비행착각을 방지하는 것을 비롯해 야간작전 수행능력을 대폭 증대시켰다. 정밀유도폭탄으로는 GPS 유도무장인 합동직격탄(JDAM), 바람수정확산탄(WCMD) 등을 운용하는 게 가능하다.

오른쪽 날개와 동체 사이에 ‘프로브 앤 드로그(Probe and Drogue)’ 방식의 공중급유 시스템을 장착한 FA-50. 사진 제공=KAI

여기에 네트워크중심전에 부합하도록 링크-16 전술데이터링크를 탑재해 실시간으로 전장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엔진은 TA-50에 사용한 F404-GE-102 엔진이 그대로 사용된다. F404는 디지털 제어장치를 통해 신뢰성 및 안정성이 크게 향상된 엔진이다. 무엇보다 최대추력 8톤급의 F404 엔진을 통해 최대 마하 1.5의 속도로 비행을 할 수 있다.

장착 무기로는 공대공·공대지미사일과 일반폭탄, 기관포 등의 기본 무장을 비롯해 합동정밀직격탄(JDAM)과 지능형확산탄(SFW) 같은 정밀유도무기 등 최대 4.5톤까지 탑재할 수 있다. 최대이륙중량은 12.3톤으로 11.2톤인 F-5E/F보다 약간 무겁다. 물론19.18톤인 KF-16보다는 가볍다.

FA-50은 길이 13.14m, 날개폭 9.45m에 이른다. 높이 4.94m로 T-50과 같은 크기다. 최대 속도는 마하 1.5, 전투행동반경은 444㎞에 달하며 연료탱크 장착시 항속거리는 2592㎞로 들어난다. 총 7개의 무장 장착대를 갖고 있다. 20㎜ 기관포, 합동직격탄(JDAM)과 레이저 유도폭탄 등 정밀유도폭탄, 매버릭 공대지 미사일,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등으로 무장이 가능하다.

이처럼 FA-50 등 T-50 계열 항공기의 지속적인 성능 개량은 성공적으로 개발을 완료하고 2026년부터 실전배치 될 KF-21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AI 관계자는 “전 세계 항공산업 후발주자 가운데 고유모델 초음속기를 개발해 자국 공군에 대량으로 납품하고 해외수출까지 이뤄낸 사례는 T-50계열이 유일하다”며 “T-50계열은 KF-21 개발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한 것은 물론 향후 K전투기 해외시장 진출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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