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경찰서 맞아요?" 찜질방 건물, 치과 옆 임시 청사…월세는 '억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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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경찰서가 새로 생겼네."
노후화된 서울 시내 경찰서가 재건축에 들어가면서 임시 청사에 둥지를 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관내 31개 경찰서 중 임시청사를 둔 곳은 △서대문경찰서 △종로경찰서 △중부경찰서 △구로경찰서 △종암경찰서 △방배경찰서 등 총 6곳이다.
방배경찰서는 서초구 방배동의 한 건물을 임시청사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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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경찰서가 새로 생겼네."
21일 오전 서울 중구 회현역 6번 출구 앞. 높게 뻗은 AK타워에 '서울 중부경찰서' 간판이 붙었다. 해당 건물에는 치과, 정형외과 등이 함께 있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건물 옆에 세워진 순찰차를 보고 "경찰서가 어디있나" "치과 옆이 맞느냐"고 물었다.
같은날 서울 서대문구 충청로역 8번 출구 앞 삼창빌딩. 이곳에는 '서울 서대문경찰서' 간판이 있다. 과거 카페, 병원 등 각종 임대 사무실이 모인 곳이었다. 익숙했던 건물이 지난 5월부터 경찰서로 새롭게 바뀌자 시민들은 "신기하다"고 말했다.
노후화된 서울 시내 경찰서가 재건축에 들어가면서 임시 청사에 둥지를 틀고 있다. 서울 중부경찰서와 서대문경찰서는 올해 이사를 마쳤고 혜화경찰서는 조만간 입주를 앞두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관내 31개 경찰서 중 임시청사를 둔 곳은 △서대문경찰서 △종로경찰서 △중부경찰서 △구로경찰서 △종암경찰서 △방배경찰서 등 총 6곳이다.
종암경찰서는 2021년 코로나19로 폐업한 찜질방 건물에 임시 둥지를 틀었다. 종로경찰서는 2022년 7월부터 옛 SM면세점이 있었던 공평동 건물을 빌려 쓰고 있다. 구로경찰서는 지난해 신도림 테크노마트에 입주했다. 방배경찰서는 서초구 방배동의 한 건물을 임시청사로 쓰고 있다.
혜화경찰서는 오는 7월 서울 종로구 숭인동 승문빌딩을 임시청사로 사용할 예정이다. 용산경찰서는 2026년 1월 기준으로 청사 이전을 계획 중이다. 구체적인 장소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들 임시청사 7곳의 월 평균 임대료는 3억5000만원으로 조사됐다. 가장 비싼 곳은 서대문경찰서(4억5800만원)다.
이어 △중부경찰서(4억5300만원) △종로경찰서(4억4500만원) △혜화경찰서(3억1000만원) △구로경찰서(3억원) △방배경찰서(2억7000만원) △종암경찰서(2억2000만원) 순이다.
최근 경찰서가 신청사 재건축에 나선 이유는 건물 노후화 때문이다. 서울 서대문경찰서와 중부경찰서는 1982년에 준공된 이후 40년 넘게 사용됐다.
직원들은 그동안 협소한 공간에서 근무를 해야 했다. 민원인들 역시 엘리베이터가 없어 계단을 오르내렸다. 벽 곳곳에 금이 가기도 하고 냉난방, 샤워실도 열악해 시설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 관계자는 "주차장도 너무 좁아서 매번 차 빼주는 게 일이었다"며 "사격이나 체력 검증을 할 때면 멀리 있는 경찰서까지 가서 교육을 받았다"고 말했다.
임시청사는 대부분 기본 3년으로 계약을 맺는다. 공사 도중 변수가 생기면 계약이 연장될 수 있다. 종로경찰서 역시 신청사 공사 과정에서 옛집터·고분·건물터 등 다수의 유구가 발견돼 잠시 중단됐다. 현재는 문화재청 동의를 받아 4개월만에 공사를 재개했다.
일선 경찰들은 임시 청사를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예산에 맞는 건물을 찾아야 할 뿐만 아니라 직원 3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실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서대문경찰서 역시 부지를 찾는데 3년 넘게 걸렸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임대인은 자신의 건물에 경찰서가 들어오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며 "공공 업무시설로 용도 변경도 해야 해서 절차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임시청사로 이전을 해도 시민들 불편함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구로경찰서와 중부경찰서는 조사를 받으러 온 피의자가 일반 시민과 마주칠 수 없도록 경찰서 전용 엘리베이터를 따로 만들었다.
서울 시내에서 근무하는 경찰 관계자는 "네비게이션, 표지판, 지하철역 모두 위치 정보를 수정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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