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서 인스타도 넷플도 맘껏 보라는데…어떻게 이게 돼요[금준혁의 온에어]

에어프레미아 이승민 서비스기획개발 팀장
기내 와이파이 확산세…주로 동체 위에 셋톱박스 달고 위성통신 이용

[편집자주] 하루에도 수십만명이 오가는 공항, 하루하루가 생방송입니다. 주인공은 당연히 비행기와 승객입니다. 이 수많은 '설렘'들을 무사히 실어나르기 위해 오늘도 묵묵히 항공사와 공항의 온갖 조연들이 움직입니다. 이들에게서 듣는 하늘 이야기, '온에어'입니다.

이승민 에어프레미아 서비스기획개발 팀장(에어프레미아 제공)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사람도 통신사를 통해 요금제를 선택하듯 비행기도 그래요."

와이파이(Wi-Fi)가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지만 하늘에서 인터넷은 금기였다. 비행기모드를 통해 통신을 차단했던 과거와 달리 하늘에서 사진을 찍고 바로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도 가능할 만큼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기내 와이파이, 통신사부터 요금제까지 다양해

기내 와이파이는 지상 통신 방식과 위성 통신 방식이 있지만 국경을 넘나들기 때문에 주로 위성을 쓴다. 위성 방식도 궤도 높이에 따라 정지궤도 위성을 사용하기도 하고 저궤도 위성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1만피트(3048미터)부터 와이파이를 쓸 수 있는 것이다.

항공기가 이를 수신하기 위해서는 두꺼비집처럼 하얗게 튀어나온 일종의 셋톱박스를 동체 위쪽에 설치해야 한다. 이승민 에어프레미아 서비스기획개발 팀장은 "항공기를 (처음) 주문할 때 와이파이 기능을 결정하지 않으면 (사용 중인) 항공기를 개조하고 제작사로부터 안전 승인을 받는 일련의 절차로 인해 수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요금제도 당연히 있다. 이 팀장은 "4월까지는 데이터 종량제를 썼기 때문에 용량에 제한이 있었지만 지금은 일종의 정액제를 쓰기 때문에 사용 시간에 제한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휴대전화로 비유하자면 한 달에 데이터를 100GB만 쓸 수 있는 요금제에서 무제한 요금제로 변경한 셈이다.

통신사처럼 업체도 여럿이고, 여객의 성향을 파악해 적절한 요금제를 선택하는 것이 전략이다. 비행기를 개조해야 하고 요금제에 대한 부담도 있다 보니 아직 항공사들이 선뜻 전면 무료화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에어프레미아는 국적사 중 유일하게 모든 승객에게 1시간 채팅 요금제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승민 에어프레미아 서비스기획개발 팀장과 한동경 매니저가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시뮬레이션 하고 있다(에어프레미아 제공)

◇최신 영화, 계속 업데이트 하고 싶지만

지금은 보편화된 기내 엔터테인먼트도 큰 틀에서 기내 와이파이와 비슷하다. 이 팀장은 "여러 배급사, 방송사의 콘텐츠들의 사용권을 계약을 대행하여 공급해 주는 업체들이 있다"며 "직원들, 고객을 직접 만나는 승무원 등과 내부적으로 논의해 콘텐츠를 선정한다"고 말했다.

장거리 여행객들이 늘 최신 영화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알지만 실시간으로 트렌드를 반영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 이 팀장은 "외장 하드디스크에 콘텐츠를 넣고 항공기에 연결해 업로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여객기는 정전식 터치에 고화질 기기가 있지만 구형 기체들은 그렇지 않다. 차량으로 생각하면 그냥 태블릿만 바꾸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복잡하다.

이 팀장은 "여객기 도입 시 최신 스펙으로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화면이 좌석에 부착돼 있고 설치 시 안전에 대한 인증 등 절차가 까다롭다"며 "한 번 설치하면 좌석과 한 몸이라 교체가 거의 불가능"이라고 했다.

이승민 서비스기획개발팀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에어프레미아 제공)

◇"공항에서 비행기와 일하는 것, 내 꿈이었다"

과거 잡지부터 기내 엔터테인먼트, 와이파이까지 모두 승객이 탑승부터 내릴 때까지 겪는 '고객경험'이다. 타 항공사와 차별화한 고객경험을 만드는 것이 이 팀장의 역할이다.

이 팀장은 이날 인터뷰에 앞서 모형 비행기 8대와 공항 축소 모형을 직접 들고 왔다. '항공덕후'냐는 질문에 손을 내저으면서도 "공항에서 일하고 싶은 게 꿈이었고, 비행기랑 같이 일하고 싶다는 꿈이었다"고 했다.

그는 해외 대형항공사(FSC),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를 거쳐 중간 지점의 에어프레미아에 합류했다. 호기심이 많고 도전을 즐긴다는 그에게 와이파이는 금기를 깨는 새로운 도전이다.

이 팀장은 "와이파이라는 것이 모든 항공사에 있는 게 아니다 보니 더 공부해 보고 싶은 마음"이라며 "원래 천문학에 관심이 있었고, 개방된 정보가 아니라서 해봐야만 알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rma1921kr@news1.kr